[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어디로] 청약시장 양극화 더욱 심화될 듯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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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어디로] 청약시장 양극화 더욱 심화될 듯

[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어디로] 청약시장 양극화 더욱 심화될 듯

▎사진:중앙포토

▎사진:중앙포토

추석이 지나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명절이 예년보다 빨라 건설사들이 추석 이후로 분양 일정을 미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5일 정부가 분양물량을 줄여 가계부채를 잡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분양시장에서는 이게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급이 줄면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가치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되면서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이 늘어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부동산시장 열기는 여름 폭염만큼이나 뜨거웠다. 분양시장에서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북적댔다. 덕분에 주택 거래도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전국 누적 주택 매매거래량은 56만3237건이다.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하긴 했지만 수요가 넘치면서 주택가격은 상승세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8월 아파트와 단독, 연립을 포함한 주택 매매가격 전국 평균 가격은 3억30만원이다. 평균 주택가격이 3억원을 돌파한 건 국민은행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실수요자 주택 구입은:
추석 이후에도 집값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꾸준하고, 수도권 지역은 저금리로 인한 투자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대형보다는 중소형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온도 차이가 날 전망이다. 서울·수도권, 부산과 세종시 등은 조금 더 상승하고 기타 지방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셋값의 상승세는 다소 꺾일 가능성이 크다. 입주물량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부동산정보회사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이후 전국의 입주 물량은 9만6813가구로 올 1~8월까지 입주 물량(18만3828가구)의 절반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기도 내 신도시의 물량이 3분의 1에 이른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화성·시흥·용인의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5927가구에서 2018년에는 4만7404가구로 늘어난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이들 지역 중 서울 출퇴근이 쉽지 않은 평택·시흥·안성·오산 등은 외부 수요가 적고 내부 수요가 많지 않다”며 “앞으로 공급 과잉에 따른 후유증으로 전세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8월 가계부채 대책이 부동산시장의 열기를 식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에선 거꾸로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리서치센터장은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새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희소가치가 오히려 높아지게 됐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지방, 같은 지역에서도 아파트 단지별로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서울 재건축·재개발 지역이나 우량 신도시에서 분양되는 물량은 여전히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미분양 관리 지역을 확대하고, 보증심사와 보증건수 축소 등을 하겠다고 한 만큼 미분양 아파트 지역에서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는 계획과 다소 어긋날 수 있다.

그렇다면 추석 이후에 집을 사도 괜찮을까. 박원갑 위원은 “집값의 60~70% 정도 자기자본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한 채정도 구매하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며 “다만 올 들어 집값이 많이 올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접근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17만여 가구 쏟아져: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에 분양 예정 물량은 17만2275가구다. 상반기(26만9058가구) 공급물량의 65% 수준이다. 이 중 서울에서 강남권 재건축과 강북권 재개발을 중심으로 2만6395가구,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6만8618가구가 나온다. 분양 물량은 수도권이 서울의 두 배 이상 많다. 경기·인천에선 동탄2신도시·다산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6만5000여 가구가 분양된다. 지방에서는 부산·대구·혁신도시 등지가 눈길을 끈다. 양지영 센터장은 “분양 시장은 올 가을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아파트 분양 평균 경쟁률은 12.8대 1다. 서울은 19.9대 1에 달한다. 가계대출 대책 후에도 분양 열기는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31일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1구역에서 공급하는 ‘래미안 장위 1’ 청약경쟁률은 65대 1로 강북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도 3.24대 1이었다. 주택 공급 감소 전망에 전세난에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와 투자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경쟁률이 높아졌다.

신규 분양을 받는다면 어느 지역이 좋을까. 서울에서는 강북 군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수도권에선 인천·김포 등 서부권에서 분양하는 단지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센터장은 “수도권 서부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다소 불편한 점 때문에 수요자들의 주거 선호도가 떨어졌지만 최근 교통·생활인프라·배후수요 등 주거환경을 크게 개선시키는 개발 호재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묻지마식 청약은 금물이다. 일부 지역은 최근 몇 년간 분양 물량이 쏟아진 탓에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에서 2015~2016년 사이 입주 물량은 28만여 가구다. 내년부터 2018년까지 75만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더 나올 예정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팀장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면 가격 상승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일부 단지는 입주 시점에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위원은 “대규모 단지나 재개발 지역은 수요자가 직접 가서 교통이나 교육 같은 기반·편의시설 등을 잘 살펴야 한다”며 “인근 단지의 시세와 비교한 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재건축·재개발:
하반기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한동안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서울 내 별다른 택지지구가 없는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노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추석 이후 전국에는 적지 않은 재건축·재개발 주택이 공급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에서 2만4170가구의 재건축 단지가 분양될 예정이다. 서울 안에서만 1만3296가구다. 같은 기간 분양 예정인 서울 재개발 아파트는 총 16개 단지, 1만3909가구다. 본격적인 가을 분양철이 시작되는 9월에만 올해 중 가장 많은 1만9324가구의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쏟아진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잠시 주춤하던 개포동 재건축은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의 분양 승인 이후 일대 단지들의 거래량이 늘고 매매가가 올랐다. 압구정·대치·반포 일대 ‘재건축 대어’ 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9월 9일 재건축사업 설계 담당 업체 선정을 앞둔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7월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들어서만 2억원, 저점인 2013년 7억~8억원대 실거래 가격과 비교하면 3년 새 4억원가량 올랐다. 또 서울시는 10월 발표 예정인 압구정에 이어 ‘반포·서초·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지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총 98개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의 큰 틀 아래 좀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간 지지부진하던 일대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발 재건축 열기는 강동·양천·노원구로도 번지고 있다.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인 둔촌주공 아파트는 매매가 10억원이 가시권이다. 이주가 한창인 고덕주공 단지들도 수개월 새 1억원 이상 값이 뛰는 등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 밖에 목동·노원구 등지에서도 강남발 재건축 훈풍과 저금리 기조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함영진 팀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상승하자 덜 오른 재건축 단지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개발 분양대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단지는 성북구 장위 뉴타운 1, 5구역을 재정비해 분양하는 ‘래미안 장위’다. 이 밖에 막 첫 발을 떼는 뉴타운 내 초기 분양 단지도 눈길을 끈다. 양지영 실장은 “전세난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 속에서 전세 수요자가 가격 메리트가 있는 강북권 재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지난해부터 대규모 공급이 이어진데다 고분양가 논란과 8·25 가계부채 대책으로 재건축·재개발의 투자효과가 적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위원은 “재건축은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추가 규제 발표나 금리 상황에 따라 상승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형 부동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는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인 오피스텔은 저금리 속에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3.3㎡당 791만원이다. 지난해 말(785만원)보다 6만원 올랐다. 서울은 3.3㎡당 1004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저금리에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에는 전세를 대체할 상품으로 주거용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은 전·월세난 탓에 아파트 대체 주거지로 찾는 수요가 늘면서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오피스텔 연평균 수익률은 전국 5.51%다. 2% 수준의 은행 예금금리보다는 훨씬 높다. 함영진 센터장은 “오피스텔 자체 매력보다는 저금리로 인해 갈 곳을 잃은 투자자금이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흘러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급 과잉 우려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최근 4년(2013년~2016년) 간 연평균 3만9000실이다. 직전 4년(2009년~2012년 연평균 1만894실)보다 4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 중 60~7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에 따라 임대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2002년 8.11%에서 올해 5.5%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엔 수도권에서 모두 6000여실의 오피스텔이 공급된다.

또한 오피스텔(주거용)에도 중도금 대출보증 건수 2건, 보증 한도 6억원 제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매매 여건도 나빠졌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보증 건수·금액이 제한되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한도가 차면 오피스텔 보증을 받지 못한다. 특히 오피스텔 여러 채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려는 투자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단 저금리 속에서 안정적인 월세를 받을 수 있는 기대감에 투자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분양 호조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6월 한국주택토지공사(LH) 단지 내 상가가 전국 9곳·64점포가 분양됐다. 예정 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이 평균 181%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청약 성적이 좋았거나 성공적으로 분양이 끝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투자자의 관심이 컸다. 이러한 상가는 이미 입지와 상품성이 검증됐고 계약도 빠르게 이뤄져 주거 단지의 고정 배후수요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석 이후 수익형 부동산이 입지나 선호도에 따라 양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섹션 오피스나 스트리트형 상가 등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상품도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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