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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위협할 다크호스는] 화웨이·오포·비보 가성비 앞세워 약진

[삼성·애플 위협할 다크호스는] 화웨이·오포·비보 가성비 앞세워 약진

中 제조사, 세계 점유율 20%... 구글 설계·제작한 픽셀 시리즈도 주목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인 화웨이가 만든 P9(왼쪽)과 중저가 제품의 강자 오포의 R9, R9플러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있지만 이들을 위협하는 세력의 성장 속도도 만만치 않다. 이 세력의 선두에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 업체가 있다. 이들은 높아진 사양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자국 시장을 점령한 데 이어 신흥국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지난 3분기 기준 3억4900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생산량인 3억1700만대보다 10.4%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업체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 기업과 비(非) 중국 기업 간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1위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직전 분기에 비해 0.2%포인트 감소한 22.3%를 기록했다. 그 뒤를 따르는 애플 역시 직전 분기보다 2.1%포인트 줄어든 1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중국 기업들의 약진은 뚜렷하다. 화웨이·오포·비보·레노버·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전체 점유율의 20%를 넘어섰다.
 BBK그룹, 중국서 화웨이 따돌려
이들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 5개사의 3분기 생산량은 전분기보다 16% 늘어난 1억680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 증가율을 6%포인트가량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처음 연간 스마트폰 출고량 1억대를 달성했던 화웨이는 올해는 3분기 만에 이미 출고량 1억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애플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위를 지키고 있는 화웨이는 상반기 774억 위안(약 13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41%나 성장했다. 이 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25% 늘어난 6056만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12%에 달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신흥강자인 BBK그룹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이고 있다. BBK그룹의 자회사인 오포와 비보는 각각 세계 시장에서 6.1%, 5.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 3분기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애플·삼성전자 등을 밀어내고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 1위에 올라선 주인공도 바로 BBK그룹의 자회사 오포다. BBK그룹은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오포와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인 비보를 함께 운영하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가 시장점유율 16.6%로 1위, 비보가 16.2%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들 형제 기업이 자국에서 화웨이(15%)를 처음으로 앞선 것이다.

오포의 대표 모델인 ‘R9’은 4기가 램과 64기가 내장메모리, 옥타코어 프로세서와 1600만 화소 카메라 등 고가 부품을 대거 적용했지만 가격은 40만원대에 불과하다. R9는 중국에서 3개월 만에 700만대 이상 팔리며 인기 스마트폰으로 자리 잡았다. 비보는 6기가 램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과 비슷한 곡면 ‘엣지’ 디자인을 적용한 ‘X플레이5’를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X플레이5의 가격은 6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오포와 비보가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차지하는 사이 삼성전자·애플 등 해외 제조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며 중국 내의 점유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까지 오포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율은 83%, 비보의 증가율은 114%다.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오포와 비보는 화웨이와 샤오미의 아성도 무너뜨리고 있다.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던 샤오미는 자국 내 유통망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며 최근 판매가 급감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던 화웨이는 최근 내수시장 수요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비해 오포와 비보는 우선 중국 내수시장에 주력하며 유통점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광고로 인지도를 높여갔다. 비보는 한 때 한국의 배우 송중기를 자사의 모델로 세우기도 했다. 오포와 비포의 이미지를 가격은 저렴하면서 제품은 고급스러운,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훌륭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런 전략은 중국 내에서 제대로 먹혀들어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포와 비보가 가성비를 앞세워 독주 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중국 시장 공략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강점은 가격이 아닌 브랜드 경쟁력이었기 때문이다. 가격과 브랜드 만족도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자국 브랜드가 있다면 중국 소비자가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해외 제품을 선택할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렌드포스는 화웨이의 올해 스마트폰 생산 전망치를 1억1900만대에서 1억2300만대로 3.4% 높였다. 오포와 비보의 생산량 합산 전망치도 1억4400만대에서 1억4700만대로 2.1%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각축전을 바라보는 비(非) 중국 기업들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구글이 직접 제작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의 픽셀 시리즈는 인도 등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으로 이미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세계 시장에서는 아직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앞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구글이 출시한 스마트폰 ‘픽셀’과 ‘픽셀 XL’로 내년 세계 시장에서 38억 달러(약 4조4669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예상 판매량은 500만~600만 대다.

픽셀은 사실상 첫 번째 ‘구글폰’이다. 구글이 그간 선보였던 ‘넥서스’가 하드웨어 역량을 갖춘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면 픽셀은 구글이 직접 설계·제작하고 대만 업체인 HTC는 주문자생산(OEM) 형식으로 생산만 담당했다. 이는 애플 아이폰의 제작 방식과 유사한 것이다. 사양 역시 프리미엄급이다. 픽셀은 5인치, 픽셀 XL은 5.5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운영체제(OS)는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7.1 ‘누가’를 적용했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21을 탑재했고 4GB 램을 적용했다. 픽셀에는 구글의 독점 서비스도 들어 있다. 구글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했다. 픽셀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원본은 구글의 사진·동영상 저장 서비스 ‘구글 포토’를 이용해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다.
 노키아 브랜드 스마트폰 내년 상반기 선보여
한 때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사였던 노키아는 내년 상반기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신작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진다.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윈도 기반 스마트폰인 ‘루미아’를 출시했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2014년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MS에 매각하고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했던 노키아는 최근 HMD글로벌과 10년 간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HMD글로벌은 노키아와 MS의 휴대전화 사업부문 출신들이 주요 임원으로 포진한 스마트폰 개발·판매 업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개발에 착수한 HMD글로벌은 내년 상반기부터 노키아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은 폭스콘이 담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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