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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 전북은행과 손잡고 P2P 대출 상품 선보여

[화제의 인물 |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 전북은행과 손잡고 P2P 대출 상품 선보여

대부업 대출로 기록되는 다른 P2P 상품과 차별화... 출시 6개월만에 75억원 대출
P2P(개인간) 대출은 대출중개업체가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거래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활성화돼 올해 11월 말 현재 누적 대출액이 3976억원일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중·저신용자에게 연 10%대의 중금리대출을 해 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대출을 받는 입장에선 대부업체에서 대출금을 받는 것으로 기록된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직 국내에는 P2P 대출 관련법이 없어 대부분의 P2P 대출업체가 불법을 피하기 위해 자회사로 대부업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중은행과의 첫 협업을 통해 이런 아쉬움을 해결한 회사가 있다. 올해 6월부터 전북은행과 손잡고 은행통합형 P2P 대출인 ‘피플펀드론’을 내놓은 피플펀드(www.peoplefund.co.kr)다. 국내 P2P 업계에서 은행과 이른바 ‘콜라보 모델’을 내놓은 건 피플펀드 한 곳 뿐이다. ‘세상에 없던 모바일 은행대출’을 모토로 내건 이 업체는 서비스 개시 6개월만에 누적 대출액 75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거둔 중심에는 김대윤(35) 대표가 있다.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 출신인 그는 2015년 피플펀드를 창업한 뒤 은행과의 파트너십 시스템을 연구해 사업화에 성공했다.



피플펀드 대출이 다른 P2P 대출과 어떻게 다른가.


“피플펀드 대출은 은행 대출금으로 기록된다. 대출을 집행하는 곳이 전북은행이기 때문에 은행연합회 전산망에 은행권 개인 대출로 올라간다. 피플펀드와 전북은행은 철저히 역할을 분담한다. 피플펀드는 대출자 모집과 심사, 투자자 모집을 담당한다. 전북은행은 피플펀드로부터 받은 대출자·투자자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대출자에게 대출금을 보낸다. 대출자의 연체 관리·추심은 물론 투자 원리금을 투자자에게 상환하는 역할도 전북은행이 한다. 반면 대다수의 다른 P2P 업체들은 대출자·투자자 모집, 투자금 수신과 대출금 송금, 투자원리금 상환을 모두 직접 한다. 또한 대출자는 P2P업체의 대부업자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기록된다. 대부업 대출은 다른 금융권에 대출내역이 공유될 경우 신용평점이 하락할 수 있다.”



피플펀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나.


“꼭 그렇진 않지만 아무래도 다른 P2P 대출보다는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작아진다. 은행이든 대부업이든 대출은 기본적으로 신용평점 감점 요인이다. 다만 은행 대출의 경우 대부업 대출보다 신용평점이 덜 깎인다. 더구나 기존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사 등 2금융권 대출자가 피플펀드 대출로 갈아타면(대환대출) 신용등급이 상승할 수 있다. 신용평가사는 2금융권 대출자가 은행권 대출로 대환대출을 하면 신용도가 좋아진 것으로 판단해 신용평점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점은.


“투자 안정성이다. 은행에서 투자금을 관리하기 때문에 자금 유용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 또 은행대출이기 때문에 대출자의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우량하다. 그만큼 연체율이나 부도율이 작아진다는 얘기다. 은행이 연체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는 것도 투자자에게 유리한 점이다. 은행대출 연체 정보는 은행연합회를 통해 다른 금융회사에 공유되기 때문에 대출자의 금융 거래가 막힌다. 대출자 입장에선 금융 거래를 재개하려면 연체금을 갚아야 한다. 반면 대부업 대출은 은행연합회 정보에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연체해도 다른 금융거래에 영향이 없다. 대부업 대출의 연체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지금까지 성과는 어떤가.


“올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개월만인 11월 누적대출액 50억원을 달성했다. 대출금은 시간이 갈수록 더 빨리 늘고 있다. 12월 들어 25억원의 대출이 더 나가면서 12월 중순까지 누적대출액은 75억원이다. 대출금리는 연 4.94~18.3%로, 평균금리은 연 9% 정도다. 투자자에겐 투자금의 1%(1년 투자 기준)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수수료는 피플펀드와 전북은행이 반반씩 나눈다. 사업 초기부터 수익모델을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일단 고객 확보를 위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기존 P2P 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이다.”

개인적인 이력이 궁금하다.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아버지가 한일은행(현 우리은행) 홍콩지점에 근무했기 때문에 홍콩에서 초·중학교를 다녔다. 자연스럽게 어릴 적부터 금융을 접한데다 국제 금융지인 홍콩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금융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 졸업 후에는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를 한 뒤 소프트뱅크벤처스로 옮겨 벤처투자 심사역으로 일했다.”



선망의 직장에 다녔는데 왜 창업을 결심했나.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할 때다. 2010년 국내 저축은행 도산 사태가 일어나면서 저축은행 매각 실사 업무에 참여했다. 저축은행이 연 25%가 넘는 고금리 대출 영업을 했는데 부실률은 7%로 대출금리에 비하면 높은 편이 아니었다. 저축은행이 과도한 금리를 받고 있었다는 얘기다. 대출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정한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금융서비스가 국내에 부족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은 순간이었다.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로 이직해 스타트업(초기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며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미국의 P2P 업체 렌딩클럽의 성공 소식을 접한 뒤 피플펀드 창업을 결심했고, 지난해 2월 법인을 설립했다.



은행과의 협업 모델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대부업 자회사를 설립하는 기존 P2P 업체보다 안정된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창업 후 이미 P2P 대출이 활성화한 미국·중국·영국의 사례를 연구했다. 미국 유타주의 작은 지역은행인 ‘웹뱅크’를 눈여겨보게 됐다. 이 곳은 덩치는 작지만 여러 P2P 대출업체의 채권을 취급하고 있었다. P2P 대출업체가 투자자와 대출자를 모으고, 대출자의 대출 여부를 심사하면 웹뱅크가 대출 실행과 투자 원리금 상환을 맡았다. 이런 방식을 국내에 맞게 정착시켜 한국형 P2P 대출을 만들면 투자자와 대출자에게 모두 이득이 될 거라 생각해 연구 끝에 지금의 피플펀드 투자 모델을 완성했다.”



여러 은행 중 전북은행과 협업한 이유는.


JB금융지주(전북·광주은행 지주회사)가 주최한 핀테크 경진대회에서 피플펀드 모델을 선보여 비즈니스모델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JB금융 경영진에게 P2P 대출과 은행이 협업했을 때 가질 수 있는 강점을 설명했다, 이는 전북은행이 추구하는 플랫폼 형태의 ‘오픈형 금융그룹’과 부합했다. 대회 이후 전북은행과 함께 1년여에 걸쳐 상품 출시를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과 금융감독원의 약관심사를 거쳐 정관을 정교하게 만든 다음 ‘피플펀드론’을 내놓을 수 있었다.”



향후 계획은.


“개인대출뿐만 아니라 부동산·소상공인 대출, 부실채권 매입자금 대출, 경매 낙찰자금 대출 등 다양한 대출로 영역을 넓히려고 한다. 기존 금융회사의 보수적인 대출체계로 급전이 필요한데도 대출을 쉽게 받지 못했던 금융소비자에게 합리적인 대출상품을 제공하고 싶다. 개인투자자에게도 그간 전문투자자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부실채권 매입이나 경매 낙찰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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