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기자의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다시 보기(3) 수익형 부동산 수익률의 함정] ‘OO% 수익률 광고’는 숫자에 불과하다
대출금에 따라 수익률 오락가락 … 공실·세금·중개수수료 등 마이너스 요인도 감안해야
신문이나 잡지·인터넷 등에는 ‘돈이 될 것 같은’ 부동산 관련 광고가 넘쳐난다. 어떤 광고는 실제로 재테크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광고도 유심히 봐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포장만 그럴 듯한 광고가 상당수다. 과대·과장·거짓은 아니더라도 그 뒤엔 무시무시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예도 많다. 이런 광고를 액면 그대로 믿었다간 시쳇말로 ‘폭망(심하게 망했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할 수도 있다.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수익형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수익이다.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느냐, 즉 투자수익률이 몇 %나 되느냐가 수익형 부동산에선 투자의 척도다. ‘투자금액 대비 연 6%’라는 식의 분양 홍보 문구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연 6%’가 바로 투자수익률이다. 투자수익률은 간단하게는 1년치 수입을 투자금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예컨대 A 오피스텔 한 채를 1억원을 주고 분양받아 월 60만원에 임대한다면 이 오피스텔의 연 수익률은 1년치 월세 수입(720만원)을 1억원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한 7.2%다. 이 같은 수익률은 그러나 세금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 계산한 것이므로 시장에선 흔히 ‘명목(名目)수익률’이라고 부른다. 어떻게 불리든 상가·오피스텔·호텔·펜션 등 각종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척도인 만큼, 상가 등을 분양하는 회사들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것도 바로 이 수익률이다.
그런데 수익률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형편없이 적을 수 있다. 수익률 자체가 숫자일 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조작(?)도 가능하다. 수익률을 맹신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다. 보통 상가·오피스텔·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 분양 회사들은 수익률을 연 6% 정도에 맞춰 분양한다.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1.2~1.4%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 6%는 명목수익률이라고 하더라도 꽤 높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상업용부동산컨설팅 회사인 인사이트그룹의 이기태 대표는 “공급 과잉이라고 하는 오피스텔이 여전히 잘 팔리는 것은 임대수익률이 연평균 5%에 이르기 때문”이라며 “시중 유동자금이 은행을 떠나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에 몰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가끔은 연 6%의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나 연 15%, 연 17%의 수익률을 내세우는 곳도 적지 않다. 정말 이 수치가 가능하다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더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거짓말은 아니다. 숫자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A 오피스텔을 예를 들면, 분양가 1억원 중 60%인 6000만원을 연 3.5%로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대출을 받았으니 실제 투자자의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4000만원뿐이다. 실투자금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1년간의 월세 수입(720만원)에서 1년간 대출 이자(210만원)을 뺀 금액을 4000만원으로 나눈 연 12.75%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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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눈속임 얼마든지 가능
대출을 60% 받았을 뿐인데 수익률은 두 배에 근접할 정도로 급등한다. 이렇게 수익률이 쑥 오르는 원리는 간단하다. 나눗셈에서 분모 값이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출을 90%까지 받아 분모(실투자금)가 1000만원으로 떨어지면 대출이자(연 315만원)를 고려하더라도 수익률은 연 40.5%로 치솟게 된다. 숫자로 얼마든지 눈속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예가 많다”며 “분양 회사에서 내세우는 수익률은 계산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므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 오피스텔은 그러나 어떻게 계산하든 수익률 자체가 괜찮은 편이므로 숫자로 눈속임을 했다고 해도 투자자에겐 이득이다. 문제는 대출을 받는 경우를 가정해 계산한 수익률 자체가 낮을 때다. 분양 회사가 말하는 연 6%의 수익률은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일 가능성이 크다. 상가·오피스텔 계약자가 분양가의 50~60%는 대출을 받을 것이라고 미리 가정하고 계산해 놓은 수치다. 그렇다면 분양가 1억원짜리 B 오피스텔의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연 6%라면 임대수입은 얼마나 될까. 분양 회사들은 임대료로 매달 40만원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할 것이다. 투자자가 연 3.5%의 금리로 분양가의 60%인 6000만 원을 대출 받는 조건을 가정했다면 말이다. 주변 임대 시세가 40만원이고, 실제로 40만원에 월세를 놓는다고 해도 매달 17만원가량을 대출 이자로 내야 하니 실제 투자자의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매달 23만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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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필요한 만큼의 현금 나오도록 투자 계획 짜야
23만원이라도 다 가져가면 다행이다. 연 6%라는 수익률은 명목수익률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23만원도 다 가져가지 못한다. 세금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부대비용 등을 고려한 실제 투자수익률은 명목수익률에 한참 못 미친다. 우선 공실(空室)을 고려해야 한다. 세입자가 1~2년 단위로 바뀐다면 이전 세입자가 나가고, 새 세입자가 입주할 때까지 공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세입자가 임대료를 연체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보통 시장에선 이런 상황을 고려해 임대료의 10% 정도를 제한다. 여기에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중개수수료·취득세·종합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고려해 다시 총 수익의 20%를 제한다. B 오피스텔의 경우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면 투자자가 매달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23만 원이 아니라 절반 수준인 12만원에 그친다. 만약 대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거나, 대출 원리금을 균등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수입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분양 회사가 말하는 수익률을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된다. 전문가들은 계약 전 반드시 사업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적정 임대료를 설정하고, 공실률을 감안해 수익률을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사업지 주변 임대 상황이나 공실률 등은 지역 중개업소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이 몰려 있는 서울 문정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회사들이 월 임대료를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가끔 계약되는 가장 비싼 월세”라며 “회사가 100만원을 얘기한다면 평균 임대 시세는 80만~90만원 선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수익률이 아닌 월세 총액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존의 투자 방법이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겠다는 식이었다면, 매달 얼마를 벌기 위해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식이다. 가령 은퇴를 앞둔 중년층이 은퇴 후 생활비 등으로 매월 500만원 정도의 현금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월세 100만원짜리 오피스텔 5~6채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은퇴한 경우나 은퇴를 앞뒀다면 실제 투자수익률이 연 1~2%대라고 해도 매달 필요한 만큼의 현금이 나올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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