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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 만든다’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 만든다’

중국 미술가 아이웨이웨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쌓기에 반대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미국 뉴욕에서 진행중국 미술가 아이웨이웨이는 “다음 프로젝트로 미국에서 경계와 담장의 개념을 조명하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접경 지대에 ‘크고 아름다운’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데 대한 반발에서다.

아이웨이웨이가 뉴욕에서 진행 중인 공공미술 프로젝트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의 일부. / 사진제공·AI WEIWEI STUDIO
아이웨이웨이는 오는 10월까지 뉴욕에 울타리 형태의 설치작품 수십 개를 세울 계획이다. 사람들을 갈라놓고 경계를 표시하는 장벽에 초첨을 맞추는 전시의 일부다. 전시를 주관하는 퍼블릭 아트 펀드(PAF)는 웹사이트에 이 프로젝트의 취지를 발표했다.

아이웨이웨이의 설치작품 제목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담장 고치기’(담장의 유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라는 시의 마지막 행에서 따왔다. 맨해튼과 브루클린, 퀸즈 등 뉴욕 곳곳에 설치돼 10월 12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전시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자신과 가족의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미국을 찾는 사람들의 첫 번째 도착항으로서 뉴욕의 역사를 강조하는 이 프로젝트를 환영했다. PAF의 성명서에 따르면 더블라지오 시장은 “아이웨이웨이의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이런저런 장벽이 사람들을 갈라놓으려고 할지라도 우리는 더 넓은 지역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내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자기표현의 자유와 힘을 주제로 한 이 대규모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특히 현재와 같은 정치적 상황에서는 우리 모두를 위한 완벽한 상징이 될 수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유럽 난민 위기에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수천 개의 구명조끼를 이용해 설치작품을 제작했다. / 사진제공·PINTEREST.COM
이 다중현장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아이웨이웨이의 미술품 중에서 가장 야심차고 규모가 큰 작품이 될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금속 와이어로 된 보안 담장을 이민과 난민에 관한 세계적 논쟁의 핵심인 ‘분열’의 물리적이고 은유적인 상징으로 만들고자 한다.

“나도 1980년대에 뉴욕에서 10년 동안 이민자로 살았다”고 아이웨이웨이는 말했다. “이민 위기는 오랫동안 내 미술활동의 중심이 됐다. ‘담장’은 ‘경계’ ‘보안’ ‘이웃’ 등의 단어들과 연관돼 현재 세계의 정치적 환경을 규정하는 도구로 쓰여 왔다. 하지만 중요한 건 비록 장벽이 사람들을 갈라놓을지라도 우리 모두는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 비해 특권을 누리지만 그 특권에는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책임이 따른다.”

아이웨이웨이는 이민과 피난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 제작을 위해 그리스 레스보스 섬도 방문했다.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넌 난민 수천 명이 수용된 곳이다. 아이웨이웨이가 가장 최근에 만든 설치작품은 얼굴 없는 난민 인형 258개를 태운 70m 길이의 구명보트로 현재 체코 프라하의 내셔널 갤러리에서 전시 중이다. 그는 또 난민 위기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터키 해변에서 시체로 발견된 세 살짜리 시리아 난민 소년 알란 쿠르디의 비극적인 사진을 몸소 재현하기도 했다. 또 레스보스 섬에서 난민들의 구명조끼 수천 개를 가져와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베를린에서 설치작품으로 전시했다.

중국 정부의 인권침해를 격렬히 비난하는 아이웨이웨이는 2011년 중국 당국에 체포돼 81일 간 구금돼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 소피아 로토 퍼시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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