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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겸양이 아쉬운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원칙 지키는 ‘정도(正道)’가 첫째 덕목일 수도
우리가 살아가는 박진감 넘치고 살벌한 세계에서 온당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명확히 논의하고 실천하기 시작해야 한다.
구글에 따르면 1800년 ‘decency’라는 단어가 영어책에 등장한 비율이 오늘날보다 6배 높았다(여기서는 문맥에 따라 decency를 ‘적절·온당·적당·합당’ 등으로 옮겼다). 이 단어가 구시대적인 개념이기는커녕 오늘날의 뻔뻔함과 자기탐닉의 소셜 미디어 세계에서도 변함없이 시의적절하며 필요하다고 본다.

20세기 초에 한 비즈니스 스쿨에선 ‘합당한 방법으로 적당히 이익을 올리는’ 법의 교육을 모토로 삼았다. 이 문구는 오랫동안 나의 시금석이었으며 글로벌 비즈니스 스쿨의 학장을 맡은 뒤로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이 맥락에선 ‘decent’는 적절함, ‘충분’하거나 ‘지나치지 않은’ 양의 이익을 의미한다. 적당히 이익을 취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구식의 낡아빠진 용어 ‘decently’는 적절한 행동과 부적절한 행동을 구분하도록 돕는 암묵적인 도덕 규범을 가리킨다.

적절함과 합당한 행동을 가리키는 이 2가지 의미는 또한 ‘good’이라는 단어의 특성도 지닌다. 브랜딩 컨설턴트들은 필시 낡고 모호하고 따분하고 특색 없다고 당장 퇴짜를 놓을 단어들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박진감 넘치고 살벌한 세계에서 온당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명확히 논의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당한 리더의 첫째 요소는 적절함과 유효성이다. 조직의 업무를 성취하는 데 요구되는 요소다.

과거 오랫동안 특정한 유형의 ‘뛰어난’ 지도자, 위대해 보이는 인물을 우상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더 최근의 조사를 보면 다양한 성격, 따라서 리더십 스타일이 존재한다. 최소한 정·재계의 모든 지도자가 비전과 전략을 개발하고, 이런 개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집중력을 발휘해 업무를 완수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성과를 올리는 과정에서 정도를 걷도록 해야 한다. 절제된 정도 리더십 이론은 겸양이 아쉬운 요즘 시대에 적절한 듯하다.

지도자에게 마찬가지로 중요한 둘째 요소는 합당한 행동이다. 합당함에 관한 토론이 무심결에 도덕성·보수주의, 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논쟁으로 빠져들 위험은 있지만 그래도 감수할 만한 위험이다.

귀납적 접근법을 취할 경우 몇몇 사례 연구에서 출발할 수 있다. 온당한 지도자라면 목적을 달성하려고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그에 관해 자랑하겠는가? 온당한 지도자라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협박과 공갈을 당연시하겠는가? 사람들의 민족성이나 인종에 근거해 다른 사람들을 비방하고 증오를 장려하거나 용인하겠는가?

안타깝게도 오늘날 이 같은 사례연구 소재가 도처에 널려 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어떤 배경이 있겠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선 대부분 이런 행동을 합당하다고 간주하지는 않을 것이다.

귀납적인 접근법을 취한다면 어떤 원칙이 합당한 리더십을 이루겠는가? 내가 도덕 철학자는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그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합당함을 어떻게 정의하고 논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나는 옥스퍼드대학 출신(그리고 아담 스미스가 수학한 베일리얼 칼리지의 연구원)으로서 스미스의 ‘다른’ 기념비적인 작품인 ‘도덕감정론’을 참고할 만하다고 본다.

스미스는 합당함에 관해 광범위하게 논하지는 않았지만 자기절제에 관한 챕터에서 그 문제를 언급했다. 합당함은 “편리함·쾌락·박수 그리고 그 밖의 다수 이기적인 만족감에 대한 편중”에 맞서 자신을 통제하도록 돕는 힘 중 하나라고 스미스는 썼다. 트위터 팔로어 확보가 ‘박수’를 의미하는 요즘의 환경에서 합당함은 갈수록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듯하다.

용어는 중요하다. 어쩌면 ‘합당한 리더십’을 명명하고 규정짓고 논의함으로써 더 효과적이고 원칙 중심의 리더십을 향해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 피터 터파노



[ 필자는 2011년 사이드 비즈니스 스쿨 재정학 교수 겸 피터 무어스 학장으로 선임됐다. 옥스퍼드대학 베일리얼 칼리지의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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