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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정은 부동산 거래처럼 취미 아니다

국제협정은 부동산 거래처럼 취미 아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미국의 협정 준수 ‘불인증’ 선언에 재협상은 없다고 강조
▎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외관상 전혀 닮지 않았다. 국적과 종교, 머리 스타일이 다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인 막말을 서슴지 않고 공격적이다. 심지어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미국에서 교육 받은 외교관 자리프 장관은 조용히 독서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말할 때 단어를 매우 신중하게 선택한다. 그러나 자리프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트위터를 즐겨 사용하며 열정적인 협상가이기도 하다. 그는 이전에 “미소 뒤에 모든 감정을 숨기는 것이 외교관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의 가장 유명한 국제 협정을 체결하는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그 대가로 미국·중국·프랑스·러시아·독일·영국이 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협정이다. 이 협정은 20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2015년 7월 마침내 체결됐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숱했지만 자리프 장관은 관련 당사국 대표들과 적극적으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협정이 성사되면서 자리프 장관은 국제적인 저명인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금 그 협정이 위험에 처했다. 자칭 ‘협상의 대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란 핵협정을 두고 “사상 최악의 합의이며 가장 일방적인 거래 중 하나”라고 폄하했다. 지난 10월 13일엔 결국 이란 핵협정 준수 ‘불인증’ 카드를 뽑아들었다. 그러면서 핵협정을 재인증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포괄적 이란 전략’을 발표했다. 이제 미국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든지 의회가 60일 안에 대이란 제재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의회가 이란 제재를 재개할 경우 이란은 핵협정을 철회할 수 있다. 미국 언론은 “의회가 새로운 제재를 가한다면 협정은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말 뉴스위크는 자리프 장관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재협상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봤다. 그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중 누가 더 나은 협상가인지 묻자 잠시 뜸을 들인 뒤 “아마도 그가 나보다 나은 듯하다”고 말했다.



핵협정을 재협상하지 않겠다고 공식 언급했는데 그럴 경우 이란과 미국이 서로 충돌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린 누구와도 충돌할 생각이 없다. 다른 쪽에서 우리와 충돌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그럴 경우 그건 국제사회와 충돌한다는 의미다. 핵협정의 모든 측면은 거듭된 재협상을 통해 완전히 합의됐다. 협상에 참가했던 대표라면 잘 알 것이다. 재협상은 판도라 상자를 다시 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는 그 뚜껑을 닫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뛰어난 협상가임을 자부한다. 당신도 협상의 대가로 불린다. 혹시 트럼프 대통령의 책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읽은 적 있는가? 그 책을 보면 그는 협상을 취미처럼 즐기는 듯하다. 그런 점이 이란 핵협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난 그 책을 쓴 사람은 잘 알지만 그 책을 읽지는 않았다. 앞으로 읽어볼 생각이다. 부동산 거래를 위한 협상은 재미있고 취미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국제협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다른 사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교훈을 뼈 아픈 경험을 통해 힘들게 얻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수전 모다레스, 아들라 마수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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