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스파(aespa)가 출연한 농심 신라면 광고가 공개 한 달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 회를 넘기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존 식품 광고의 틀을 벗어난 뮤직비디오 형식과 K팝 팬덤의 확산력이 맞물리며 ‘광고 이상의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공개된 에스파 신라면 글로벌 광고 영상은 이날 기준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3600만 회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농심이 제작한 신라면 광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광고의 흥행 배경으로는 신라면이 쌓아온 브랜드 파워와 에스파의 글로벌 영향력이 결합된 점이 꼽힌다. 신라면은 1991년 국내 라면 시장 1위에 오른 이후 40년 가까이 대표 브랜드 자리를 지켜왔고, 에스파는 북미·유럽·아시아 전역에 탄탄한 글로벌 팬층을 보유한 K팝 대표 그룹이다. 농심이 신라면 브랜드에 글로벌 앰배서더를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에스파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광고는 형식 면에서도 기존 식품 광고와 차별화됐다. 제품 설명 중심의 전통적 구성 대신 음악과 퍼포먼스를 전면에 내세운 뮤직비디오 형식을 채택했다. 배경음악으로는 영국 팝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히트곡을 재해석한 곡이 사용됐고, 라면 봉지를 여는 동작과 물을 붓는 장면을 안무처럼 표현한 이른바 ‘신라면 댄스’가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댓글에는 “이게 광고가 아니라 뮤직비디오 같다”, “음원이 따로 나와도 될 퀄리티”, “라면 광고가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나”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카리나 의상이 연어 같기도 하고 소고기 마블링 같기도 하다”는 세세한 관찰형 댓글까지 등장하며 팬들의 참여형 반응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캠페인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광고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동남아 등 주요 수출국을 중심으로 송출되고 있으며, 짧은 분량으로 편집된 쇼츠 영상과 SNS 확산까지 감안하면 실제 노출 규모는 공식 집계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광고 흥행과 함께 제품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에스파 멤버들의 이미지를 담은 ‘신라면 에스파 스페셜 패키지’를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과 호주 등지에 순차 출시했으며, 멀티팩과 낱봉 디자인에 멤버별 이미지를 적용하고 사진과 손글씨가 담긴 포토카드를 동봉해 팬덤 소비를 겨냥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농심의 IP(지식재산권) 협업 전략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신호로 보고 있다. 농심은 앞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등 콘텐츠 결합형 마케팅을 강화해왔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신라면이 식품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팬층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신라면의 이미지를 세계 시장에서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광고 효과는 주가에도 반영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 주가는 전일 대비 2% 이상 상승하며 광고 흥행에 따른 브랜드 기대감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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