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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기 청자 접시 432억원에 낙찰

11세기 청자 접시 432억원에 낙찰

북송 시대의 붓 씻던 그릇으로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 중국 도자기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해
약 1000년 전 북송 황실에서 사용된 도자기 접시를 살펴보는 니콜라스 차우 소더비 아시아 부회장. / 사진:AP-NEWSIS
지난 10월 3일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중국 예술품 경매에서 약 1000년 전 사용된 작은 접시가 3770만달러(약 432억원)에 팔렸다. 소더비에 따르면 이 접시는 경매시장에 나온 중국 도자기로서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붓을 씻는 데 쓰는 지름 13㎝짜리 작은 접시로 은은한 청록색을 띠고 있으며 960~1127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절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5대 가마 중의 한 곳인 ‘루 관요’에서 구워졌다고 한다. ‘관요’는 궁중이나 관청에서 쓰는 도기를 굽는 가마를 말한다. 소더비 측에 따르면 북송 황실에서 사용된 도자기 가운데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단 4점 중 하나다.

소더비 측은 “‘루 관요’ 도자기는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중국 철학의 상징이며 중국 미학의 은유다. 한마디로 중국 문화의 아이콘이다. 작고 수수한 이 도자기들은 중국 도기 예술의 전형이다. 더 중요한 점은 그런 도자기가 의미심장한 내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예술품 수집의 백미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도 그렇고 지금도 사실상 입수하기가 불가능하다.”

이 도자기들은 11세기에 약 20년 동안만 제작됐기 때문에 더욱 희귀하다. 고대 중국 문명이 시작됐고 여러 고대 수도가 위치했던 허난성 중부에서 구워졌다. 청록색에 유약 처리가 된 이 도자기들은 얼음처럼 미세한 금이 간 무늬로 잘 알려졌다. 그러나 색채와 갈라진 무늬는 각 작품마다 다르다.

영국 신문 가디언에 따르면 2014년 경매에 나온 1400년대 중반 명나라 시대 술잔이 3605만달러(약 413억원)에 낙찰돼 이전까지 최고가 기록이었다. 그 술잔은 하얀 색 바탕에 수탉과 암탉이 병아리를 돌보고 있는 모습이 채색돼 있다.

북송 시대의 ‘루 관요’ 접시는 1020만달러로 경매를 시작해 약 20여분 만에 3770만달러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전화로 경매에 참여한 한 익명의 투자자가 낙찰받았다. 니콜라스 차우 소더비 아시아 부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인 구매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격도 치솟고 있다.”

중국의 송 왕조는 북송과 남송 시대로 나뉜다. 920년에 세워졌지만 12세기 초에 중국 남부를 합병했다가 1279년 몽골에 의해 멸망했다. 송 왕조는 지폐 사용, 대도시, 미술품(특히 도자기)으로 유명했다.

- 엘레나 글로워츠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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