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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사고로 본 2차 감염] 가벼운 상처라고 방치하면 큰 병 생겨요

[반려견 사고로 본 2차 감염] 가벼운 상처라고 방치하면 큰 병 생겨요

면역 체계 약할 때 유해한 미생물 침투하기 쉬워 … 치료 복잡해지고 기간도 길어져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월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반려견 안전관리 T/F’ 1차 회의에서 애견연맹·애견협회·동물보호단체 등과 반려견 안전관리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최근 건강한 50대 여성이 개에게 물린 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염증 반응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일상에서도 작은 상처나 감염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2차 감염’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다. 2차 감염은 작은 상처나 감염병 치료 중에 다른 세균과 바이러스가 침투해 추가로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상태라면 우리 몸의 방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이를 차단한다. 문제는 1차 질환으로 면역 체계가 약해져 있을 때 생긴다. 유해한 미생물이 쉽게 체내에 침투한다. 평소 몸속에서 잘 서식하던 균이 공격하기도 한다. 호흡기와 상처난 피부, 생식기가 일상에서 2차 감염에 취약한 대표적인 부위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서유빈 교수는 “2차 감염의 증상은 처음 생긴 상처의 주변뿐 아니라 전혀 다른 부위나 몸 전체에도 나타날 수 있다”며 “2차 감염이 생기면 1차 질환과 별도의 치료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가 복잡해지고 기간도 길어져 환자의 고통이 커진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2차 감염은 폐렴
주변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2차 감염은 폐렴이다. 1차로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다른 세균이 호흡기에 침투해 폐렴이 생기는 경우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감기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호흡기의 점막 전체에 면역력이 떨어지고 인후두·기관지의 상피세포 일부가 벗겨지면서 세균이 잘 붙는 환경으로 변한다”며 “입이나 코에 있던 균이 넘어가 폐에서 2차 감염을 일으켜 세균성 폐렴이 된다”고 말했다.

면역이 약한 환자나 노인은 처음부터 폐렴이 생기기도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감기로 시작해 2차 감염으로 폐렴을 앓는다. 이 교수는 “콧물·기침이 나오다가 갑자기 열이 나고 가래의 양이 많아지면서 노랗게 변하면 폐렴을 의심할 수 있다”며 “폐렴은 암, 심뇌혈관 질환에 이어 한국인의 사망 원인 4위일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라 방치하거나 치료를 미뤄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1차 질환인 감기부터 잘 치료해야 한다. 감기에 걸렸다면 항상 마스크를 쓰고 찬 공기를 쐬는 것을 피한다. 겨울이 오기 전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 주사를 맞아 폐렴의 주요 원인균을 미리 차단하는 게 좋다.

호흡기를 통한 2차 감염은 면역이 약한 영·유아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집단 생활을 하는 5~7세 어린이에서 발병률이 높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특히 위험하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콧물과 기침으로 전염된다. 우리아이들병원 임현욱 원장은 “마이코플라즈마는 폐에 침투해 폐렴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염증이 전신을 돌면서 피부 습진의 일종인 다형홍반이나 관절염·췌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며 “드물게 폐쇄성모세기관지염 같은 만성 폐질환으로 발전해 장기간 치료를 받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기침이 심한 아이가 38도 이상 고열에 시달리면서 잠을 잘 못 자고 숨 쉬기를 힘들어하면 폐렴이 의심되는 만큼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아토피나 지루성 피부염 같은 만성 피부 질환이 있다면 2차 감염으로 농가진을 조심해야 한다. 농가진은 이미 상처가 있는 피부에 다른 균이 침투해 생기는 화농성 감염 질환이다. 포도상구균처럼 평소 우리 피부에 살고 있는 균이나 녹농균 같은 외부 균이 침투해 생긴다. 농가진이 생기면 큰 수포가 나타나고 고름이 터지면서 감염 부위가 점점 커진다. 다리의 작은 상처에서 시작해 얼굴로 옮겨가기도 한다. 심한 경우 한 달 이상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면역이 약한 영·유아에게서 많이 생기지만 면역이 약한 성인도 종종 걸리는 질환이다.

무좀이나 모기에 물려 생긴 상처를 통해 균이 들어오면 연조직염(봉와직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2차 감염이 일어나면 처음에는 해당 부위가 빨갛게 붓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임 원장은 “연조직염을 가려움증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감염균이 혈액에 퍼지면 온 몸이 빨갛게 붓고 열이 나는 패혈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피부와 점막을 통한 2차 감염을 막으려면 작은 상처라도 초기부터 철저히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아토피 피부염이 있다면 잦은 목욕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찰과상·자상 등 피부에 상처가 났다면 소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피부가 빨갛게 붓고 열감이 느껴지면 2차 감염 위험신호다. 즉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만성 피부 질환 있다면 농가진 조심해야
사진:ⓒgetty images bank
생식기 주변도 2차 감염이 일어나기 쉬운 부위다. 여성이라면 평소 질 부위의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과 세균성 질염을 조심해야 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질 등 생식기 부위에 물집이 생긴다. 감염이 심해지면 수포가 터지면서 궤양으로 발전한다. 이곳으로 세균이 침투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정유진 교수는 “헤르페스 감염으로 생긴 궤양에 2차 감염이 일어나면 항문 주변까지 고름이 번지기도 한다"며 “아파서 걷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인공 항문 시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치명적인 사례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헤르페스 감염이 발견되면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면서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함께 복용한다. 증상이 가라앉더라도 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감염 부위를 깨끗이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세균성 질염은 여성들이 감기처럼 흔히 겪는 질병이다. 질염에 걸리면 염증 주변이 가렵고 질 분비물이 많아지지만 50~70%는 증상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이미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으로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 전신의 면역이 약해져 질염에 더 잘 걸린다. 정 교수는 “클라미디아·트리코모나스 같은 균이 질을 통해 자궁 경부와 내막을 타고 올라가면 골반에 염증이 생기는 골반염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난소·난관에 고름이 생기거나 장 같은 주변 장기와 유착돼 난임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질염은 경구 항생제나 질에 넣는 좌약형 항생제로 치료한다. 평소 여성의 생식기를 통한 2차 감염을 예방하려면 질의 산도(PH)를 무너뜨릴 수 있는 지나친 질 세척을 피하고 자극이 적은 세정제를 사용한다. 남성도 면역이 약해진 상태에서 클라미디아나 대장균에 요도가 감염된 후 이를 치료하지 않으면 부고환염·전립선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요도와 회음부가 가렵거나 불쾌감이 드는 등 증상이 생기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을 받아 2차 감염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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