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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셜미디어 달구는 ‘돈자랑 도전!’

중국 소셜미디어 달구는 ‘돈자랑 도전!’

넘어진 체하며 명품 쏟아 부 과시하는 SNS 열풍 … 사업 홍보나 직업에 대한 자부심 드러내
‘돈자랑 도전!’ 참가자들은 고급 승용차에서 나오다가 넘어지는 상황을 연출한 뒤 가방 속에서 쏟아진 명품으로 부를 과시한다. / 사진:YOUTUBE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돈자랑 도전!’의 일환으로 자신의 가장 비싼 소유품들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SNS 열풍이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웨이보에는 2018년 10월 말 2주 동안 100만 건 이상의 ‘돈자랑 도전!’ 포스트가 올랐다. 이 열풍은 그해 7월 러시아 출신 모델 나타샤 폴리가 전용기에서 내리다가 트랩에서 넘어진 듯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고급 승용차에서 나오다가 넘어지는 상황을 연출한 뒤 가방 속에서 쏟아진 자신의 명품을 자랑하며 부를 과시한다. #fallingstars 또는 #fallingstars2018 등의 해시태그로 2018년 10만 건 이상이 인스타그램에 게재됐다.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는 중국 등 여러 나라의 젊은 SNS 인플루언서들이 이 새로운 유행에 열정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부를 과시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에서 이 현상은 중산층의 늘어나는 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들은 중국이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약진한 수십 년 동안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누렸다. 그러나 이런 성장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에서 너무나 극명한 부의 불균형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5억 명가량이 하루 5.50달러(약 6160원) 미만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중국의 운 좋은 소수에겐 상황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금 중국은 억만장자(순자산 10억 달러 이상)가 476명으로 미국(585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한편 일부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자신의 사업을 홍보할 목적으로 이 유행을 활용한다. 그들은 자신의 패션 라벨을 붙인 의류나 피트니스 기구, 화장품이 어지럽게 흩어진 가운데 넘어져 있는 자신의 사진을 올린다.

또 부자가 아닌 중국인은 ‘돈자랑 도전!’을 냉소적으로 패러디한 사진을 올린다. 간식거리나 서류 뭉치 같은 일상적인 물건을 늘어 놓고 넘어져 있는 사진들이다. 노동자와 학생들도 나름대로 이 유행을 변형시켜 망치와 드라이버 등 각종 공구나 책, 식품을 늘어놓고 넘어진 상태로 포즈를 취한다. CNN 방송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도 노동자들이 자신의 직업에 긍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치켜세우며 이 유행에 합류했다.

중국 비상사태관리부는 이 도전에 참여한 소방관들의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을 올렸다. ‘이것이 인민의 진정한 긍정적 에너지다. ... 요즘 젊은이들이 돈과 권력 추구에 빠지는 현상을 보는 것은 너무 가슴 아프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를 지지할 때만이 우리 조국에 희망이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웨이보에 그런 사진들을 선별해 게재하며 이런 설명을 붙였다. ‘젊은 세대가 자신을 두려움 없이 표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다. ... 그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랑과 헌신에 자부심을 갖는다. 모두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최대 자산이다.’

그러나 모두가 규칙을 따르진 않는다. 중국의 한 여성은 건널목에서 차를 세우고 명품을 쏟아 흩어놓는 채 넘어져 있는 사진을 찍다가 불법주차와 교통방해로 벌금을 물었다. 그녀의 사진엔 댓글이 1000건 이상 달렸다. 그중 일부는 위험한 행동을 비난하는 글이었다.

- 데이비드 브레넌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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