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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계획에서 인플레 무시했다간…

노후자금 계획에서 인플레 무시했다간…

30년 뒤 50만5365달러의 가치는 요즘의 대략 20만8204달러에 상당한다
주식과 채권에의 분산투자는 확정수익 자산의 안정성과 주식의 높은 수익률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 사진:MARK LENNIHAN-AP/YONHAP
사람들은 노후자금 계획을 세울 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지난 30년 동안 연간 인플레율은 평균적으로 약 3%였다. 다른 방식으로는 자본을 키우려고 그렇게 노심초사하면서도 인플레에는 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인플레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서서히 끌어올린다. 그것을 무시할 경우 우리의 자본은 같은 속도로 불어나지 않는다. 2019년과 2020년의 평균 상승률로 인플레가 발생할 경우 2021년에는 똑같은 재화와 용역을 구입하는 비용이 지금보다 6% 더 늘어난다. 요즘 1000달러에 살 수 있는 제품이 2021년에는 대략 1061달러로 오른다. 많지 않은 듯하지만 이는 2년간의 물가상승만 감안한 금액이다. 30년 뒤에는 누적 인플레로 2122달러를 웃돌게 된다.

인플레의 영향은 일상적인 쇼핑과 비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후자금 저축에도 크게 3가지 방식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1. 인플레는 투자와 저축의 가치를 잠식한다
노후 대비로 투자와 저축에 자금을 배분하는 중년층이라면 인플레로 인해 장기적으로 그 가치가 사실상 체감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예컨대 30년 동안 연간 5000달러를 저축했다면 주식시장의 평균인 연평균 7%의 수익률을 가정할 때 무려 50만5365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 상당히 인상적인 투자 수익이다.

그러나 인플레를 감안하면 그 금액만큼 가치가 많이 나가지 않는다. 미래의 50만5365달러 가치는 현재 가치로 대략 20만8204달러에 상당한다. 손에 쥐는 금액은 변함 없지만 인플레 때문에 구매력은 지금보다 떨어진다. 다시 말해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인플레 때문에 꾸준히 상승하므로 자금계획을 미래의 가격표에 맞춰야 한다.
 2. 사회보장 연금 생활비 조정이 인플레율에 못 미친다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인플레 때문에 꾸준히 상승하므로 자금계획을 미래의 가격표에 맞춰야 한다. / 사진:KAMIL KRZACZYNSKI-REUTERS/YONHAP
사회보장 제도는 많은 고령자의 주요 자금줄이지만 사회보장 수당도 인플레의 영향을 받는다. 사회보장 수당에 주기적으로 생활비조정(COLA)이 적용되는 이유 중 하나가 인플레다. 실제로 미국 사회보장국(SSA)은 최근 2019년 조정률을 2.8%로 정해 7년래 가장 높은 COLA를 책정했다.

COLA가 도움을 주지만 SSA가 이용하는 기준이 특히 고령자에 대해서는 실제 인플레율을 과소평가한다고 많은 전문가는 말한다. SSA는 ‘근로자소비자물가지수(CPI-W)’를 조사해 해마다 물가변화를 측정한다. 그 뒤 COLA가 필요한지, 그렇다면 얼마나 조정해야 하는지 결정한다.

그러나 CPI-W는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된 특정 분야의 비중을 과소평가한다. 예컨대 헬스케어 비용은 다른 분야보다 상승폭이 훨씬 가팔랐다. 비영리단체 고령자연맹(Senior Citizens League)에 따르면 처방약 가격은 2000~2018년 188% 상승했다. 가중치가 그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탓에 같은 기간 동안 COLA가 꾸준히 인상됐는데도 불구하고 사회보장 수당의 구매력은 오히려 34% 감소했다. 따라서 사회보장은 노후생활 관리에 유용한 수단이지만 인플레율에 따라 상승하리라 기대하지 말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3. 투자 대상을 선택할 때 인플레 감안해야 한다.
인플레율은 꾸준히 상승하는데 사회보장 수당은 그에 못 미친다는 점을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투자 대상을 선택할 때 인플레를 염두에 두는 편이 현명하다. 채권 수익률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인플레율보다 훨씬 낮을 수 있다. 예컨대 지난 10년 간 둘 다 때때로 2%를 밑돌았다. 인플레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인 셈이다.

주식은 수익률이 인플레를 능가하는 극소수 투자 자산 중 하나다. 미국 주식은 장기적으로 평균 7%의 수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식에는 시세하락 위험이 없지 않다. 투자자는 채권과 CD 같은 확정수익 자산에 분산투자하라는 조언을 종종 듣는다. 확정수익 자산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낮고 시장침체에 대한 보호막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주식과 고정수입 자산에의 분산투자는 확정수익 자산의 안정성을 누리는 한편 인플레율을 능가하는 주식의 높은 수익률에 편승하는 한 방법이다. 한 가지 좋은 어림셈법은 110에서 자신의 나이만큼 빼는 방법이다. 그 숫자의 비율만큼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고정수익 자산에 넣는다. 30세라면 주식에 80%, 고정수익 자산에 20%를 투자하는 식이다. 이런 배분 원칙을 적용하면 투자자산에 미치는 인플레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들은 주가상승으로 수익을 챙기면서도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고정수익으로 살아가는 고령자는 시세하락의 충격을 방어하면서 시세상승의 혜택을 볼 수 있다.

- 리타 윌리엄스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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