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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의 1년 천하?

제프 베조스의 1년 천하?

10월 하순 아마존의 실적 악화로 주가 급락하면서 세계 최고 부자 자리 빌 게이츠에게 잠시 내줬지만 주가 회복하면 곧 탈환할 듯
지난 10월 하순 3분기 아마존 주가가 7% 급락하면서 제프 베조스 CEO의 순자산이 ‘불과’ 1039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 사진:JOHN LOCHER-AP/YONHAP
기업의 실적악화 발표가 정말 큰 차이를 낳는다. 지난 10월 24일 3분기 실적악화로 아마존 주가가 7% 급락하면서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 창업자 겸 CEO의 순자산이 ‘불과’ 1039억 달러로 줄어들면서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잠시 내줬다. 경제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1057억 달러의 순자산으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게이츠는 무려 24년 동안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키다가 지난해 베조스 CEO에게 권좌를 물려줬다. 베조스 CEO가 천하를 호령한 기간이 아주 짧았지만 아마존 주가가 24일의 하락폭을 만회하고 제자리를 찾는 11월 초쯤엔 필시 1위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 24일 오후 아마존은 3분기 26%의 순이익 감소를 발표했다. 2017년 이후 처음 기록한 순이익 감소다. 장후 시간외거래에서도 하락이 계속되면서 동부표준시(EDT)로 오후 4시 장 마감 후 20분 사이 주가가 9% 빠져 1624달러로 주저앉았다. 아마존 주가는 그 뒤 주당 1657달러로 살짝 반등했다.

베조스 CEO가 역사상 최대 이혼조정의 일환으로 전 부인 매켄지에게 재산 중 4분의 1을 넘겨주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으리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이혼을 발표했다. 매켄지는 현재 아마존 주식 중 4%를 소유한다. 지난 7월 기준으로 1970만 주에 해당한다. 그녀 지분의 당시 시세는 383억 달러였다. 이런 막대한 금액에 힘입어 매켄지는 세계 500대 부자 랭킹인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22위 부자에 올랐다.

이혼 후 4월 기준으로 매켄지는 356억 달러 규모의 아마존 주식을 손에 넣은 반면 베조스 CEO에게는 1074억 달러어치가 남았다. 매켄지는 이혼 합의금을 받은 덕분에 로레알의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에, 월마트의 앨리스 월튼, 초콜릿 회사 마스의 제클린 마스에 이어 세계 4위의 여성 부호가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매켄지는 아마존 유통주식의 약 4%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그에 따라 그녀는 전남편과 워런 버핏의 뱅가드 펀드에 이어 3위의 아마존 대주주가 된다.

빌 게이츠는 2014년 이후 MS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유급 이사로 남아 있다. 그는 자신의 MS 지분을 대부분 매각하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세계 최대 사설 자선재단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의장이다. 게이츠는 1987년 12억5000만 달러의 순자산으로 사상 처음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에 올랐다(오늘날의 수백억 대 기준에는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베조스는 아마존 상장 바로 1년 뒤인 1998년 포브스 400대 미국인 부호 리스트에 처음 올랐다. 당시 그의 순자산은 16억 달러였다.

- 아서 빌라산타 아이비타임즈 기자
 [박스기사] 게이츠는 어떻게 1위 부자 됐나 - 1057억 달러의 추정자산으로 워런 버핏 등을 제치고 부동의 2위 자리 지킨다
빌 게이츠 MS 공동창업자는 1995~2017년 사이 4년을 제외하고 매년 세계 최고 부자로 랭크됐다. / 사진:REUTERS/YONHAP
경제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는 1995~2017년 사이 4년을 제외하고 매년 세계 최고 부자로 랭크됐다. 끊임없이 변하는 슈퍼리치의 세계 동향을 계속 따라잡지 않는 사람에게는 세계 최고 부자들을 생각할 때 여전히 게이츠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일 가능성이 크다. 근년 들어선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 추월당했지만 게이츠는 1057억 달러의 추정자산으로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과 사업가 카를로스 슬림 등을 제치고 부동의 2위를 지킨다.

게이츠와 그의 회사에 관해 대략 아는 사람은 많겠지만 그는 독특한 경로를 밟아 세계 최고의 실력자 대열에 올랐다. 1955년 시애틀에서 변호사인 윌리엄 게이츠 시니어와 저명한 여성 사업가 메리 맥스웰 게이츠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 게이츠는 13세 때 처음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경험했다. 레이크사이드 스쿨 8학년(중학교 2학년) 때 그의 모친이 자선바자 수익금으로 그의 학교에 텔레타이프 콘솔을 기증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타임셰어 컴퓨터(컴퓨팅 자원의 공동 사용)에 전화선을 통해 연결하는 단말기다. 게이츠는 이 컴퓨터로 수업 중 몰래 초보적인 틱택토 프로그램(세목 놓기 게임)을 작성하면서 코딩을 배웠다.

게이츠는 레이크사이드를 다닐 동안 훗날 MS를 공동 창업한 폴 앨런을 만났다. 그는 앨런과 함께 MITS사의 신형 앨테어 8800 컴퓨터용으로 BASIC의 한 버전을 제안하는 데 성공한 뒤 하버드대학을 중퇴했다. 1975년 대학을 중퇴한 게이츠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로 건너가 앨런과 함께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소프트를 신설했다. 나중에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MS는 수년간에 걸쳐 IBM·델·컴팩 등의 핵심 소프트웨어 제공사로 자리 잡으면서 홈 컴퓨팅 붐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그들은 MS-DOS로 시작해 궁극적으로 1985년 윈도 1.0으로 진화한 운영체제로 이름을 날렸다. MS는 대표적으로 MS 워드와 MS 엑셀을 통합해 패키지로 묶은 MS 오피스로 1990년 이후 수익이 급증하게 된다.

MS는 1986년 3월 13일 주당 21달러에 기업공개를 실시했다. 게이츠는 1987년 처음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가 리스트에 올랐다. 그리고 1995년 세계 최고 부자 연례 리스트에서 처음 정상을 차지했다. 2017년까지 2007~2009년과 2014년에만 그 자리를 내줬다. 게이츠는 2000년 MS CEO에서 물러나면서 스티브 볼머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2014년 회장직에서도 물러나 지금은 사티아 나델라 현 사장에 대한 기술고문 역할만 맡는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MS의 시가 총액은 1조960억 달러다.

게이츠는 자신의 혁신적인 회사 외에는 자선 사업에 많은 시간을 집중해 왔다. 2000년 부인과 함께 세계 기아와 녹색 에너지 같은 문제의 개선을 표방하는 자선단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게이츠는 자칭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그는 호주 TV 프로그램 Q&A에서 “내성적인 사람이 상당히 우수한 실적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리한 사람이라면 내성적인 성격의 장점을 어떻게 활용할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 토마스 키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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