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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만 달린다고? 마카롱·반반·아이엠도 있어요

카카오 독점 구조에 택시업계 불만 적지 않아
창의성 무기로 승객 니즈 파고드는 스타트업들

 
 
카오모빌리티의 독점 체제로 굳어진 택시 시장에서 여러 스타트업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진은 진모빌리티의 아이엠택시.[연합뉴스]
꽃담황토색 일색의 택시 행렬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신 노란색 띠 두 줄을 두른 택시를 마주하는 일이 잦아졌다. 라이언, 어피치 등 카카오의 인기 캐릭터가 뒷좌석 손잡이에서 손을 흔들며 고객을 반긴다. 이 택시의 이름은 ‘카카오T블루’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가맹택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1만6000대였던 카카오T블루를 올해 1분기 2만1000대로 확장했다. 연내 3만대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를 순조롭게 늘릴 수 있는 배경엔 호출 플랫폼이 있다. 이 회사는 일반 택시 호출 플랫폼 가운데 압도적인 점유율(80%)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매개로 카카오T는 앱 가입자 2800만명을 가진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카카오T블루가 다른 가맹택시보다 카카오T 플랫폼과의 접근성이 좋다 보니, 택시 수가 부쩍 늘 수밖에 없다.
 
이렇게만 보면 택시 시장이 순순히 카카오의 독점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이 시장에선 반전을 꿈꾸는 세력도 있다. 창의성을 무기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그 주인공이다. 
 
대표적으로 마카롱택시가 있다. 민트, 핑크 등 파스텔톤의 컬러로 눈에 띄는 이 택시는 스타트업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가맹택시다.  
 
마카롱택시는 차별화 전략으로 ‘예약 서비스’ 모델을 내세웠다.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면 그때 맞춰서 배차가 이뤄진다. 이 밖에도 택시 이용 목적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갖췄다. 친환경 전기택시, 자전거 거치 택시, 반려동물 동승 서비스 등이다. 대기업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소비자의 불편함을 잘 포착한 사례다.  
 
서울 도로 위를 달리는 신형 카니발에 ‘아이엠’을 새겨 넣은 택시도 눈에 띈다. 서울시 택시법인 9개와 IT 기업이 협력해 설립한 진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아이엠택시’다. 지난해 설립돼 자체 앱 아이엠을 기반으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니발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얼핏 불법 낙인이 찍힌 VCNC의 ‘타다 베이직’이 떠오르지만, 진모빌리티는 택시 면허와 차고지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국토교통부에 플랫폼 중개사업자로 등록하기도 했다. 진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서울 전역에서 350대 안팎의 아이엠택시가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법적인 동승 호출 택시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쌓은 ‘반반택시’의 행보도 흥미롭다. 반반택시는 2019년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대상으로 지정돼 심야시간대(오후 10시~새벽 4시) 이동구간이 비슷하면서 동승을 원하는 승객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동승 호출 고객 수요가 줄었지만, 가맹택시인 ‘반반택시 그린’을 출범하고 일반 호출 서비스를 강화해 새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반반택시 그린은 현재 1000대 규모로 운행 중이다.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코나투스의 김기동 대표는 “일반 호출의 경우, 올해 5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400%가 증가했다”면서 “백신 접종 확대로 동승 호출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고 서비스 지역을 넓히면 반반택시 역시 질적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스타트업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는 목소리도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타다금지법 시행 이후 새 스타트업의 양적 성장이 반갑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택시 종류와 서비스가 어떻든 고객이 택시를 이용할 땐 결국 호출 앱을 사용하는데, 이 시장을 카카오가 꽉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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