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로 뒤집힌 세계…경기회복·유가 어디로 갈까 [채인택 글로벌 인사이트]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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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로 뒤집힌 세계…경기회복·유가 어디로 갈까 [채인택 글로벌 인사이트]

글로벌 경제는 반등, 2021년 전 세계 GDP 5.6% 성장 전망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인도발 비행기 입국자들이 걸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인도발 비행기 입국자들이 걸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종들이 올해 들어 갈수록 확산 중이다. 경제적 손실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델타 변이를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른 국제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살펴본다.  
 

델타 변이 확산, 새로운 대유행 부르나  

변이의 영향을 살피려면 변이주의 특성부터 살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는 보고된 국가에 따라 영국의 알파(이하 괄호 안은 계통발생학적인 명칭 B.1.1.7) 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베타(B.1.351) 변이, 브라질의 감마(P.1), 인도의 델타(B.1.617.2) 등이 차례로 등장했다. 현재는 그중에서도 델타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위험 가능성에 따라 변이를 달리 분류한다. 평가 기준을 하나 이상 충족할 가능성이 있는 변이주는 ‘주목해야 할 변이(Variant Of Interest; VOI)’ 또는 ‘조사 중인 변이(Variants Under Investigation; VUI)’로 분류한다. 조사와 검정을 마치고 위험 요소가 보이는 변이주는 ‘우려되는 변이(VariantOfConcern; VOC)’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7월 초 현재까지 ‘우려 변이(VOC)’로는 알파·베타·감마·델타의 네 종류가 나왔다. 이들은 감염력·증상에서 기존 종류와 다르다. 감염력에서 알파와 베타는 기존보다 50% 이상, 감마는 감염력이 더 강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델타는 초기 감염력이 기존보다 20%정도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가 연구에서 알파보다 55%가 더 강한 전파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 시 증상은 모두 기존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잉글랜드 보건청(PHE)은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와 비교해 인체 세포 침투율이 50~60% 높다. 이를 연구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웬디 바클레이 교수는 “델타 변이는 감염된 사람 체내의 코로나바이러스 개체수를 늘리며 이에 따라 더 많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고 설명했다.
 
미국 백악관의 최고 의료고문이자 국립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델타 변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 변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에 들어가는 통로로 사용하는 스파이크(돌기) 부분의 단백질 유전자 염기서열에서 돌연변이가 생긴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가운데 가장 전염력이 강하다.”
 
인도에서는 하루 평균 4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AP=연합뉴스]

인도에서는 하루 평균 4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AP=연합뉴스]

다행스러운 것은 기존 백신이 대부분의 변이에도 여전히 효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은 7월 1일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하면 델타 변이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EU가 승인한 4종류의 백신은 모두 접종을 완료하면 유럽에서 번지고 있는 전체 유형의 변이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U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모더나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백신 등이다.
 
잉글랜드 보건청(PHE)의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모두 1차 접종 뒤에는 델타 변이 예방 효과가 33% 수준이었지만 2차 접종을 했더니 화이자는 87.9%, 아스트라제네카는 59.8%고 각각 효과가 상승했다. 지금 인류가 믿을 것은 백신뿐인 셈이다.
 
델타 변이는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전염률이 높은 것은 물론 감염자의 입원율을 높이는 등 병원성도 강한 것으로 지적된다. 다만, 백신을 맞은 사람은 델타 변이를 비롯한 어떤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입원율과 사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미 위험성이 확인돼 ‘우려 변이(VOC)’로 지명된 알파·베타·감마·델타 네 가지뿐 아니라 조사 중인 관심 변이주(VOI)도 여럿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3월 5일 미국에서 보고된 입실론(생물 계통학적 분류 B.1.427 또는 B.1.429), 3월 17일 브라질에서 발견된 제타(P.2), 3월 17일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확인된 에타(B.1.525), 3월 24일 필리핀에서 분리된 세타(P.3), 3월 4일 미국에서 확인된 요타(B.1.526)·카파(B.1.617.1) 등이 있다.  
 
이들 VOI에 대해선 WHO와 현지 연구기관 등에서 전파 속도나 감염자의 증상 등에서 차이를 조사 중이다.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된 것들이거나 WHO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진화 실무그룹(SARS-CoV-2 Virus Evolution Working Group)에서 VOI로 분류한 것이라 안심할 수는 없다.  
 
글로벌 통계사이트인 월도미터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전 세계에 새로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는 조짐이 보인다. 지난 4월 인도와 브라질에서 다량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하루 최고 82만 명 이상의 확진자와 1만 5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앞서 글로벌 백신 보급이 아직 초기였던 1월 초엔 하루 최고 72만 이상의 확진자와 1만 4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1월과 4월의 대유행은 백신 접종의 확산으로 6월 말 확진자가 하루 최고 35만 명대까지 줄었지만 7월 들어 다시 늘어 7월 6일엔 직전 1주일간 평균이 39만 이상으로 늘었다. 백신 접종이 확대됐음에도 전파력이 강한 변이주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그나마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증가 속도가 아직 급격하지 않은 것은 지난 4월 가공할 확산세를 보였던 인도가 어느 정도 진정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지난 3월 말 초고속 확산이 시작돼 5월 초엔 하루 최대 확진자 발생이 41만 명이 넘을 정도로 초고속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겪었다. 재앙 수준의 코로나 확산이 계속돼 의료용 산소가 동이 나고 의료체계가 마비될 상황에 부닥쳤다. 그러자 인도는 특단의 방역 대책을 동원했다.  
 
심지어 자국 내에서도 일부 지역 간 이동을 제한했을 정도로 강력하게 대응한 결과 하루 확진자가 급속도로 줄었다. 그 결과 5월 말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 수준으로, 6월 초 10만 명 이하로 각각 떨어졌다. 현재는 하루 4만명대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다행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7일 델타 변이주가 전 세계 104개국으로 확산했다고 밝히고, 감시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델타 변이주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새로운 확산에 따라 전 세계가 비상에 걸렸다.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호주에선 봉쇄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기, 1973년 이후 최대 성장률 전망

하루 확진자 발생이 6월 하순 1만 명대로 급증한 인도네시아에선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지난 6일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3만 명을 넘어섰다. 델타 변이의 급속한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 발생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델타 변이의 새로운 확산이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원년 당시처럼 글로벌 경제를 얼어붙게 할 가능성은 얼마나 있는가?
 
글로벌 경제는 올해 지난해의 침체를 딛고 반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WB)이 6월 8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5.6%나 됐다.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내놨던 전망치보다 4.1%보다 1.5%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이대로라면 글로벌 경제는 1973년의 6.6% 이후 최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움츠렸던 경제가 본격 회복되면서 반등 성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은 6.8%, 유로 지역은 4.2%, 일본은 2.9%의 성장률이 전망됐다. 이들 선진국의 평균 성장률은 5.4%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은 1월 전망 때보다 3.3%포인트가 높아졌다. 1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3월 11일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인 ‘2021 미국 구조 계획법’ 서명이 성장률 상향 조정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천문학적인 재정 투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와 보건 분야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국이 회복 속도를 본격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된 것이 결정적인 호재가 됐다. 이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의 회복을 이끄는 견인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개도국의 올해 성장률은 6.0%로 전망됐다. 그 가운데 중국이 8.5%, 인도가 8.3%의 성장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모두 세계 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웃돈다. 브라질은 4.5%, 러시아는 3.9%, 남아프리카공화국은 3.5%, 사우디아라비아는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은 모두 세계 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밑돈다.
 
이날 WB는 지난해 전 세계 GDP 성장률을 -3.5%로 추정했다. 이 수치도 지난 1월에 내놨던 전망치인 -4.3%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혹독한 경기 침체를 겪었던 전 세계의 경제 성적표다.
 
문제는 경기 회복에서 국가별·지역별 격차가 크다는 사실이다. WB는 선진국의 90%정도는 2022년까지 1인당 GDP가 팬더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흥국·개발도상국의 3분의 1정도만 1인당 GDP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팬더믹 이후 전 세계는 심각한 국가별·지역별 경제 격차를 겪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불균등한 배분과 더불어 새로운 국제 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크다.  
 
6월 발표 당시 WB의 데이비드 맬패스 총재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들이 있지만, 이번 팬데믹은 전 세계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게 빈곤과 불평등을 계속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무역량은 2020년 전년도 대비 8.3%가 줄었지만, 올해는 8.3%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유가는 2020년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전년도 대비 32.8%가 떨어졌지만, 올해는 50.3%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유가, 고공행진 하는 이유

미국 텍사스주 인근의 원유 시추기[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인근의 원유 시추기[AP=연합뉴스]

그런데 문제는 국제유가다. 델타 바이러스 확산이 글로벌 이동성에 영향을 줄 경우 수요가 줄어 유가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유가는 의외의 변수로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 역시 방역과도 일부 관련이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미국 에너지관리청(EIA) 통계로 2020년 원유 생산량 3위(하루 926만 배럴)의 사우디아라비아와 7위(하루 313만 배럴)인 아랍에미리트(UAE) 간의 정치적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랫동안 밀접한 동맹 관계였다. 종파(이슬람 수니파 정권과 시아파 후티 반군)와 권력 분쟁의 성격이 동시에 있는 예멘 내전이 2015년 시작되자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에 호응해 바레인·이집트 등과 수니파 연합군을 결성해 1만 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시아파 종주국이자 반사우디아라비아 세력의 핵심이랄 수 있는 이란이 시아파인 후티 반군을 지원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면서 세력 확산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멘 내전에서 100명이 넘는 전사자를 낸 UAE는 2019년 예멘에서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해 2020년 7월까지 대부분을 빼냈다. 예멘 내전이 쉽게 끝날 전망이 없고 인도적인 참사가 벌어져 국제적 이미지도 좋지 않아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로선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양국은 UAE가 지난해 8월 13일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하면서 균열이 심화하기 시작했다. UAE는 이스라엘과 갈등해온 중동·이슬람 국가 중에서 이집트와 요르단에 이어 세 번째로, 걸프 지역 국가 중에선 첫째로 이스라엘과 수교했다.
 
UAE로서는 이를 통해 이스라엘의 과학·기술·보안 능력, 그리고 유대인의 자본력 등을 활용해 국가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을 펼친 셈이다. UAE는 이미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물류허브와 관광 국가로서 자리 잡고 있다.
 
양국의 국가 전략의 충돌도 한몫했을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5000억 달러를 들여 대규모 친환경 미래형 도시인 네옴을 자국 북서부에 건설해 중동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계획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사회를 보다 개방적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누가 봐도 UAE의 발전 모델을 따라 한 프로젝트다. 메카를 방문하는 무슬림(이슬람신자) 순례객 때문에 전 세계와 항공로를 연결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야심적으로 국가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중동권의 허브 국가로 발전해온 UAE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월 3일 코로나19방역을 이유로 UAE에 대한 출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심지어 14일 이내에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도 사우디 입국을 막았다. 사람의 자유로운 이동이 경제활동의 주요 요소인 UAE로선 국경을 맞댄 사우디의 조치가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는 UAE의 두바이나 아부다비에 중동 거점을 마련한 다국적 기업에 이를 자국으로 옮기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불만은 지난 7월 5일 드디어 폭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 나라로 이뤄진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를 비롯한 10개 비회원 산유국을 합친 OPEC 플러스(OPEC+)의 회의가 파행한 것이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회의에서 석유 증산안을 내놓으려고 했지만 UAE의 반대로 회의를 열지도 못했다. OPEC+는 이 때문에 증산 합의는커녕 8월 쿼터를 정하지도 못했다. 국제 유가 전문사이트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OPEC+가 원유생산량을 현 상태로 동결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는 실제로 올해 초부터 꾸준히 오름세다. 두바이유의 경우 1월 4일 배럴당 49.81달러로 출발했지만 3월 2일 배럴당 60달러를 넘었으며 6월 4일엔 70달러도 돌파했다. 7월 7일엔 배럴당 72.93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팬데믹이 백신 덕분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석유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중동 지역에서 정치·경제적 주도권을 두고 펼치는 경쟁과 자존심 대결도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 필자는 현재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다. 논설위원·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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