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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M&A 시장에 나온 한샘 … IMM PE 인수에 적극적

2년 전 사모투자사와 매각 논의하다 금액 차이로 결렬
“시장· 매출 좋을 때 기업가치 제대로 평가 받자” 판단한 듯
매각 협상 소식에 주가 14일 장중 14만9000원까지 오르기도

한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 간판. [연합뉴스]
 
국내 종합 가구·인테리어 기업 한샘이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한샘은 2년여 전에도 매각을 추진하다 가격 협상에 실패한 적이 있다. 이번이 두 번째 매각 작업이다. 이번엔 안팎의 상황이 달라져 한샘도 적극적인 모양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샘 인수전에 사모투자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과 한앤컴퍼니 등을 비롯해 LG 가전부문, SK 쇼핑부문 등이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특히 IMM PE가 적극적인 인수 의향을 한샘 측에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샘은 14~15일 최고경영진 회의를 통해 인수 의향을 드러낸 업체들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협상 대상 우선순위를 정할 예정이다. 매각 논의는 주관사 없이 진행되고 있어 양측이 원하는 직거래금액의 간격이 좁혀질 경우 빠르면 이번 주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샘의 주주 구성은 한샘의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지분(15.45%), 특수관계자(14.74%), 테톤캐피탈파트너스(8.43%), 국민연금(6.92%), 기타 (54.46%)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이번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자가 갖고 있는 지분 약 30.19%다.  
 
한샘의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 [중앙포토]
 

매출 회복 덕에 매각 논의 최고 1조7000억원대 추산

한샘 매각 금액에 대한 논의는 거래 대상 주식 환산 기준 약 1조3000억~1조7000억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협상 소식이 알려지며 한샘 주가는 14일 장중 14만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종가는 14만6500원). 한샘 측은 주당 25만원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  
 
IMM PE는 온라인 인테리어 가구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오하임아이엔티의 대주주로 알려져 있다. 오하임아이엔티는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시장 규제 등의 여파로 증시에서 인테리어·리모델링 테마가 주목을 받을 때마다 거론되는 기업들 중 한 곳이다.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고 주택 이동이 줄면서 집에 대한 유지보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시장의 변화를 고려해 IMM PE나 대기업 등이 인테리어 시장의 선두 주자인 한샘을 인수하는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샘 역시 이 같은 수요 변화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2조674억6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매출(1조6983억7200만원) 대비 21.7% 성장한 것이며, 3년 만에 2조원대 매출로 복귀한 기록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2019년 557억7200만원에서 지난해 931억7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427억1500만원에서 668억4100만원으로 각각 급증했다. 그 덕에 부채비율을 96.1%에서 95.6%로, 차입금의존도를 5.6%에서 5.4%로 각각 낮췄다. 
 
한샘은 2년 전에도 매각을 시도했었다. 당시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칼라일 등 거대 사모투자전문사(PEF)와 매각 의견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결국 금액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한샘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 [연합뉴스]
 

“기업가치 제대로 평가 받을 적기로 판단한 듯”

한샘은 2015년 당시 주택 거래량과 리모델링 수요의 급증에 힘입어 인테리어 대표 종목으로 꼽혀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심지어 그 해 8월 한샘의 시가총액(시총)이 7조4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대형주인 LG전자 시총(당시 약 7조2170억원)을 앞지르는 이변까지 낳았다. 
 
이후 한샘의 기업가치는 부침을 겪었다.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한샘 시가총액은 2017년 약 4조1300억원에서 2018년 약 2조9300억원, 2019년 약 2조6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테리어 붐이 일면서 주가가 올라 지난해 약 2조4700억원, 올해 약 2조7600억원(13일 종가 기준)으로 반등했다.  
 
한샘은 지난 30년 가까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한발자국 물러난 뒤 1994~2019년엔 최양하 대표이사가, 이어 강승수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엔 안흥국 사장이 이끌어가고 있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자의 지분 약 30%를 모두 넘기게 되면 사실상 기업경영권을 넘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매각이 성사되면 한샘의 주인은 창사 51년여 만에 다른 새 주인으로 바뀌게 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조 명예회장이 한샘의 매출과 시총이 증가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이 때가 가업 승계와 기업 경영 등 회사 안팎의 여러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특히 한샘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적기로 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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