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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우린 휴먼 터치!"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대면금융 실험장

“누구나 와서 즐기다 가는 은행 점포”
고객-직원 분리된 공간 전부 사라져
은행 점포를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내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 [이용우 기자]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 [이용우 기자]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경쟁력을 갖췄지만, 은행의 대면 경쟁력은 따라올 수 없다. 신한은행은 디지로그(digilog) 브랜치를 통해 대면 점포의 혁신을 실험하고 있다.”
 
지나는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이곳이 은행인가” 갸웃거린다. 간판에 신한은행이 적혀있지만, 통유리로 보이는 내부는 ‘애플스토어’를 연상케 한다. 이런 광경은 지난 12일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가 문을 연 이후 흔하게 발견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기존 은행 점포는 내부가 보이지 않게 디자인됐지만 디지로그 브랜치는 그 부분부터 다르게 접근했다”며 “개방감을 높이고 들어온 고객 누구나 금융을 직접 체험하고 갈 수 있는 ‘휴먼터치’ 점포로 실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 직원이 고민해 만들어낸 점포 혁신

20일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시청역 인근에 문을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를 방문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일렬로 줄지어 있던 창구와 직원들이 보이지 않고 거대한 원형 테이블과 전자 매장처럼 직원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기존 점포에서 획일적 구조로 인해 고객과 직원과의 거리감이 유지됐다면, 디지로그 브랜치는 그 기본 구조부터 깨고 간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로그 브랜치의 구조 설계 모두 은행원들이 고민해서 착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없애고 특별한 금융 업무가 없어도 편하게 들어와 ‘놀다 갈 수 있는 점포’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디지로그 브랜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다. 서소문(리테일), 남동중앙금융센터(기업), 신한PWM목동센터(WM) 3곳이 오픈했고 오는 9월 한양대학교 디지로그 브랜치(기관)도 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0년간 영업점 거래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각 지점의 최적화된 맞춤형 브랜치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 1층 전경 [이용우 기자]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 1층 전경 [이용우 기자]

 
대형 원형 테이블 형태에 설치된 CX Zone을 한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대형 원형 테이블 형태에 설치된 CX Zone을 한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상당창구는 타인이 본인의 상담 내용을 들을 수 없도록 설계됐다. 유리는 고객이 원하는 경우 곧바로 불투명 유리로 전환하는 신기술로 만들어졌다.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이용우 기자]

상당창구는 타인이 본인의 상담 내용을 들을 수 없도록 설계됐다. 유리는 고객이 원하는 경우 곧바로 불투명 유리로 전환하는 신기술로 만들어졌다.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이용우 기자]

ATM 이용, 상품 조회·가입 등 고객 보호에 신경 써 설계  

1층에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예·적금, 대출, 카드 발급, 금융상담 등 개인 고객을 위한 공간이다. 다른 점은 모든 것이 은행이 아닌 고객을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대형 원형 테이블 형태의 CX존(Zone)이다. 고객은 이 테이블 위에 펼쳐진 디지털 화면을 터치스크린을 손가락으로 조종하듯 움직여 작동할 수 있다. 디지털 화면에는 연령별 맞춤형 금융 정보와 상품 조회가 가능하다. 주변 상점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를 활용해 16가지 성향별 금융 데이터를 보여주는 SFTI(Shinhan Financial Type Indicator)가 대표적인 콘텐츠다.  
 
신한은행은 ATM 설치에서도 차별화를 노렸다. 일렬로 배치하던 것을 원형 구조로 ATM 간 거리를 뒀다. 고객이 자신의 금융 업무를 옆 사람을 의식하며 진행한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셀프뱅킹존’이다. 예·적금 통장 개설 및 대출 신청 또한 개인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금융 서비스를 고객은 1평 남짓의 디지털 데스크 안에서 진행하지만 그곳에는 담당 직원이 없다. 고객은 자신의 원하는 금융 업무를 선택하고 스크린 화면을 통해 해당 업무와 관련한 전문 직원을 만날 수 있다.  
 
디지털 데스크 안에는 담당 직원이 없다. 고객은 자신의 원하는 금융 업무를 선택하고 스크린 화면을 통해 해당 업무와 관련한 전문 직원을 만날 수 있다. [이용우 기자]

디지털 데스크 안에는 담당 직원이 없다. 고객은 자신의 원하는 금융 업무를 선택하고 스크린 화면을 통해 해당 업무와 관련한 전문 직원을 만날 수 있다. [이용우 기자]

 
신한은행은 직원들의 업무 공간도 딱딱한 분위기보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록 디자인했다. [이용우 기자]

신한은행은 직원들의 업무 공간도 딱딱한 분위기보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록 디자인했다. [이용우 기자]

 
상담 업무는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상당 창구도 옆자리 고객이 본인의 상담 내용을 들을 수 있어 불편하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개별 상담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상담 공간 안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고객의 상담 이해력을 높였다. 이뿐 아니라 투명 유리가 부담스러울 경우 곧바로 불투명 유리로 전환하는 신기술을 도입해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배려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신경 써 만들었다. 미술관을 연상하도록 신진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2층은 기업 고객들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신한은행은 고객만 아니라 지점 직원들의 업무 공간도 신경 썼다. 자유로운 업무 동선만 아니라 휴식 공간과 업무 공간을 가까이에 두고 직원들이 보다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꾸몄다. 특히 지점장 자리를 전면 유리 공간으로 만들어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직원이나 고객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대면 영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혁신인가에 대한 내부 고민이 있었다”며 “금융의 혁신은 휴먼 터치를 통해 가능하고, 그 실험의 장으로 디지로그 브랜치가 만들어졌다. 인터넷은행과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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