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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매출 '10조원' 돌파에도 주가 하락...이유는?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세…한 달 새 8%↓
외국인·투자신탁·보험 등이 주식 팔아
D램 가격 내리면서 수요 개선은 미지수

 
 
SK하이닉스가 3년 만에 최고 실적을 냈다. 2분기 매출은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2018년 4분기 이후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28일 현재 주가는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주의 상승 동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하반기 반도체 공급이 완화될 것이란 분석과 수요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충돌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세…삼성전자도 '흔들'

28일 SK하이닉스는 주가가 전일 대비 1.72%(2000원) 하락해 1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고점 부담에 소폭 하락하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기업의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전일 대비 1.86% 밀렸다. 국내 증시에서는 오전 장중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매물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0조32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9% 올랐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액이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메모리 시장의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영업이익 또한 2조6946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영업이익 2조7505억원을 다소 밑돌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38.3% 상승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 발표 당일인 27일 SK하이닉스는 주가가 전일 대비 0.85% 밀려 1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주일 새 2.11%, 한 달 새 7.94% 하락한 수준이다. 주가가 지난 3월 15만원을 돌파한 이후 4개월째 내림세다. 올해 상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맞아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하다.
 
주식 호황기를 맞아 '국민주'가 된 삼성전자도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27일 기준 전일 대비 0.38%(300원) 내려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주가가 9만원을 넘어서면서 '10만 전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8만원 아래로 주가가 밀려난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날 주가가 전일 대비 0.49% 밀리면서 시장에 의아함을 안겼다.
 

외국인이 반도체주 팔아치웠다…순매도 1, 2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치운 투자자는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28일 오전 장중 SK하이닉스 주식을 799억원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식을 1633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지난 5일간 시장에 내놓은 종목 1, 2위도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순매도 규모는 삼성전자가 5602억원, SK하이닉스가 2027억원이다.
 
투자신탁과 보험도 반도체 주식 팔기에 여념 없었다. 투자신탁이 28일 오전 장중 팔아치운 SK하이닉스 주식 규모는 30억3600만원, 보험이 순매도한 규모는 17억원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오전에 순매도한 SK하이닉스 주식만 816억6160만원이다.
 

반도체 가격 더 오를지 미지수…공급과 수요는 견조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증권가에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메모리 시장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장은 반도체 가격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실적 개선을 이끈 D램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적이 좋아도 성장성이 둔화하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D램 PC향 범용제품(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이번 달 들어 지난달 대비 7% 내렸다. 4GB 제품도 고정거래가격이 5% 하락했다. PC와 서버용 D램 수요가 다소 둔화하면서 가격 인상 폭에 영향을 미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D램 가격 상승세는 4분기부터 둔화하고 내년 1분기부터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최근 D램 업체가 공급물량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제품 공급이 늘었고, 세트 업체가 재고를 축적해 연말부터 수요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SK하이닉스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하락한 이유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의 D램 업황에 대한 우려가 실적 발표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는 D램 사업부가 비수기에 접어드는 점을 고려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3조원에서 11조8000억원으로 낮춘다"고 했다.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해야 하는 점도 하반기 실적 부담이다.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기대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제품에 대한 수요 전망은 확실하지 않은데 부담해야 할 비용이 확실하게 늘어난다면 반도체에 대한 가치를 높이긴 어렵다"며 "주가가 반등하려면 내년 수요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모은 인턴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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