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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합병’ 발 뗀 셀트리온, ‘사업회사 합병’도 달릴까

쉽지 않은 상장사 3사 합병…주가 따라 이해관계 갈려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 1공장 모습. [사진 셀트리온]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 1공장 모습. [사진 셀트리온]

 
셀트리온그룹이 ‘지주회사 통합'에 나서면서 지난해 예고한 지배구조 개편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회사 합병이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의 관심은 셀트리온 그룹이 언제쯤 사업회사 합병에 나설지에 집중되고 있다.
 

'쉬운' 지주회사 합병, '어려운' 사업회사 합병

셀트리온 그룹은 지난달 27일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셀트리온스킨큐어 3사를 합병해 통합 지주회사를 만든다고 밝혔다.
 
통합 지주회사 출범은 지난해 이미 예정된 사안이었다. 셀트리온 그룹은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위한 선행단계로 지주회사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서정진 명예회장이 가진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일부를 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만들었다.
 
지주회사 합병은 1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세법상 적격 합병요건인 ‘합병 전 1년 이상 사업영위’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셀트리온그룹은 1년이 지나자 지체없이 합병을 추진해 오는 11월 1일을 통합지주사의 합병기일로 잡았다.
 
지주회사 합병은 무난히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분 대부분을 서 명예회장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95.51%(특수관계인 합산 97.71%),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100%, 셀트리온스킨큐어 68.93%(특수관계인 합산 81.33%)의 지분을 가졌다. 세 회사의 합병 비율은 약 1:0.5159:0.0254다. 
 
지주회사 합병 과정에서 예정에 없던 셀트리온스킨큐어가 합병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셀트리온스킨큐어 반대주주의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부담이 존재한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합병 주식매수대금을 500억원 수준으로 설정한 상태다. 증권가에선 지주사 합병 대상 회사 3사 모두 비상장 회사인만큼 과도한 주식매수 청구로 인한 합병 무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지주회사 통합은 사업회사 3사 합병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셀트리온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사업회사 합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이 개발‧생산한 의약품을 공급받아 해외와 국내에 각각 유통하는 회사다. 이런 구조는 셀트리온그룹에 ‘일감 몰아주기’라는 꼬리표를 지속적으로 붙여왔다. ESG 지표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3사 합병 구조는 기관 투자를 이끌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그룹사 합병 발표는 이미 예정된 것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경영 투명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지주사 합병보다 사업회사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업회사 3사 합병이 언제쯤 진행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3사가 모두 상장사이다 보니 여러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특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비율이 관건이다. 이번 지주사 합병이 마무리되면 통합지주사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을 각각 22.14%, 25.69% 보유하게 된다. 통합지주사가 합병 대상에 갖는 지분율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변수는 서 회장 개인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1.32%다. 서 회장이 가진 셀트리온 지분은 없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높고, 셀트리온 주가가 낮을 때 합병해야 통합사업회사의 지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출범으로 3사 합병 추진을 공식화한 뒤 현재까지는 셀트리온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 상승 폭이 컸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합병 추진을 선언한 이후 각 회사의 주가 상승 폭이 상이했기 때문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비율은 어떻게 산정이 되더라도 한쪽 주주의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사업회사 합병 시점과 관련해 셀트리온그룹 측은 “지주사 합병을 먼저 진행하면서 사업회사 합병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며 “주주들이 원해 추진하는 만큼 최대한 속도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회사 주가 추이에 합병 시점 달려

결국 합병 시점은 각 회사의 주가 추이와 관련할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모든 사업회사의 주가가 저평가된 시점에 합병을 추진하는 게 합병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합병 추진을 알린 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유지돼야 과도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 시너지로 인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진다면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에 대한 가결 가능성도 커진다.
 
이밖에 통합 지주회사가 강화된 자회사 지분 요건을 갖추는 과정에서 합병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이에 따라 올해 11월 설립될 합병 지주사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지주회사가 사업회사의 지분을 늘려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 과정에서 합병이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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