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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달라진 해외직구족②] 서학 개미, 테슬라에서 아마존으로 갈아탔다

7월 이후 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 7800억원 사들여
실적호조에 연초 이후 알파벳 주가 58.6% 올라

 
 
7월부터 지난 9일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플랫폼 기업이 점령했다. 이 기간 동안 서학 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으로 약 2882억원(2억5065만 달러)을 순매수했다. 이어 온라인 광고·콘텐트 플랫폼 기업인 알파벳(약 1623억원), 마이크로소프트(약 1203억원), 페이스북(약 1163억원) 등의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플랫폼 관련기업에만 78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이전까지 전기차, 스마트폰, 반도체 등 각종 기술주를 사들이던 서학 개미가 지난달부터는 플랫폼 기업으로 눈을 돌렸다. 올 상반기까지 순매수 상위 5개 기업인 테슬라(전기차), 애플(전자제품), TSMC(반도체), 팔란티어(빅데이터), 처칠캐피탈IV(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는 7월 이후 상위 50위 밖으로 밀려났다.
 

테슬라, 팔란티어 7월 이후 수익률 마이너스 

 
이들 기업의 인기가 시들해진 건 부진한 주가 때문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수익률은 719%에 달하지만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수익률은 –2.71%다.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입장이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을 통한 차량 대금 결제를 중단하는 등 변덕스러운 태도가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 9월부터 추진 중인 전기차 배터리 개발·양산의 지연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팔란티어는 매출을 늘고 있지만 영업은 여전히 적자다. 주 고객이 대부분 정부 기관이라 사업영역 확장이 제한된 탓이다. 팔란티어 주가도 같은 기간 동안 7% 넘게 떨어졌다. 
 
연초 이후 미국 플랫폼 기업 주가 상승률 [이코노미스트]
 
반대로 플랫폼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됐다. 온라인 플랫폼 수요 증가, 경제회복으로 인해 광고 매출 증가로 실적도 좋다. 알파벳의 2분기 매출액은 약 71조원(618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6% 상승했다.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504억5000만 달러)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분기 매출액 약 53조원(46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지능형 클라우드 매출과 상업용 클라우드 부문매출이 각각 30% 넘게 늘어난 덕분이다. 알파벳 주가는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58.6%,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기간 32.4% 오르는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대면소비 늘어 플랫폼 기업 매출 줄어들 수도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지만 리스크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최근 페이스북의 반(反)독점 논란을 계기로 미국이 대형 IT기업에 대해 규제에 나서면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을 인수해 업계에서 독점했다며 페이스북에 지난 2019년, 2020년에 각각 50억 달러(약 5조 7800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이후 미국 의회 내에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면 플랫폼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 제약을 받을 수 있어 관련 기업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코로나 19 특수가 끝나가는 문제도 있다. 미국 CNBC는 지난 6일 “미국 내 백신 접종률이 늘면서 온라인 쇼핑 대신 여행, 외식 등 대면 소비가 늘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의 ‘팬데믹 붐’이 끝나는 신호가 감지된다”고 보도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 19로 받았던 수혜 효과가 줄어들며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상반기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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