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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블소2 7시간 직접 해보니…리니지2M 무협버전 vs 한국형 무협 RPG

전체적인 사냥 방식 ‘리니지2M’과 비슷해…원작의 콤보 액션 느끼기 어려워
무기 변경에 따른 스킬 변화는 참신해…스토리에도 많은 공 들여
과금에 대한 유저 불만 여전히 높아, 향후 개선 필요

 
 
 
블소2 이미지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2’가 최근 유저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론 이 화제성에는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가 모두 포함돼 있다. 이에 기자가 직접 블소2를 7시간가량 체험해 봤다.
 
블소2는 지난 2012년 출시된 PC 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의 정식 차기작이다. 전작의 스토리와 특징을 계승하고 블소2만의 독창적인 아트 스타일과 발전된 자유 액션을 모바일 환경에 맞춰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형 무협 RPG 선보인 원작 ‘블소’

블소2에 대해 말하기 전, 원작인 블소에 대한 얘기를 빼놓긴 어렵다. 보통 RPG의 배경은 서양 판타지 세계관인 경우가 많다. 흔히 생각하는 RPG의 모습은 기사가 검을 휘두르고 엘프가 활을 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에 반기를 든 게임이 바로 엔씨가 선보인 무협 RPG 블소다.
 
물론 블소 이전에도 무협을 표방한 RPG들은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 서양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RPG에서 단순히 배경과 캐릭터만 무협풍으로 바꾸는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블소는 세계관 및 직업, 스킬 시스템 등을 새롭게 창조했다. 물론 기존 중국 무협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기존 게임들과 비교해서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특히 블소만의 스킬 시스템은 그 어떤 온라인게임보다 진보된 형태를 보였다. 보통 온라인게임에서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선, 스킬 단축키를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등록, 이를 클릭해 스킬을 사용한다.
 
반면 블소는 같은 버튼을 클릭해도 순차적으로 스킬이 나가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같은 단축키를 눌러도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스킬이 바뀌는 것이다. 가령 적이 지상에 있을 때 일반 공격 스킬이 나간다면, 적이 공중에 떠 있을 때는 공중 콤보에 맞는 스킬로 바뀌는 방식이다. 이런 특징들로 인해 블소의 전투는 실제 무협 영화 속 전투 장면을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려하다.  
 
그렇다면 이번에 출시된 블소2에서는 원작의 화려한 콤보와 짜릿한 손맛을 제대로 구현했을까. 일단 지금까지의 감상은 ‘아니오’로 귀결된다. 물론 다른 모바일게임과 비교해 액션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은 분명하다.  
 
블소2 무기 이미지 [사진 엔씨소프트]

원작 느낌 제대로 살리지 못해…무기 변경 시스템은 ‘참신’

우선 원작의 직업 개념에서 한 단계 진화해 무기 변경에 따라 스킬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한 요소다. 블소2에는 ‘검’, ‘도끼’, ‘권갑’, ‘기공패’, ‘활’, ‘법종’  등 6종의 무기 타입이 있다. 무기마다 서로 다른 무공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무기마다 다른 ‘특화 무공’과 점프, 구르기 등 ‘경공’은 반드시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요소로 지금까지 모바일 MMORPG 장르에서 경험하지 못한 전투 조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무기에 따라 세팅을 바꿀 필요는 있지만 여러 직업을 동시에 키워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게 된 셈이다. 상황에 따라 무기를 바꿔가며 변칙적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필드 몬스터를 잡을 때는 사거리가 긴 활을 이용하고, ‘막기’가 필요한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는 검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원작의 콤보 액션과 스피디한 전투를 기대했던 유저라면 이번 블소2 전투 방식에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체적인 UI나 전투 패턴이 ‘리니지2M’과 상당히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블소2를 ‘리니지2M 무협 버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아울러 블소2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블레이드&소울’은 무기에 ‘소울’을 불어넣는 개념으로, 강력한 혼이 무기에 실리는 동양의 판타지를 제대로 구현한 시스템이다. 일정 확률로 소울이 등장해 화려한 이펙트와 함께 강력한 추가 데미지를 선보인다.  
 
문제는 해당 시스템이 리니지2M의 ‘변신’과 비슷하다고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리니지2M의 ‘인형’은 ‘수호령’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소울과 수호령은 ‘뽑기 시스템’으로 출시돼 많은 유저의 질타를 받는 상황이다.
 
물론 블소2가 원작의 묘미를 아예 살리지 못한 것은 아니다. 원작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경공’은 블소2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이동 수단으로 쓰인다. 경공을 얻는 과정도 탐험이라는 요소와 잘 버무려 표현했다. 아울러 퀘스트 동선과 스토리 등도 다른 모바일게임과 비교해 많은 공을 들였다. 원작이 애절한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던 만큼, 블소2에서도 스토리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블소2 이미지 [사진 엔씨소프트]

스토리에도 많은 공 들여…과금에 대한 유저 불만은 여전해

블소2는 원작 이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다만 단순히 전작 다음 시대의 이야기로 접근한 것이 아닌 세계의 근원이 되는 영웅들의 서사로부터 시작해, 블소2 시대에 이르기까지 원작과 그 미래를 관통하는 세계 전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에서 풀어내지 못했던 블소 세계의 시작과 원작에서 가보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이 새롭게 열리게 된다.
 
전체적인 그래픽도 무협 이미지를 고풍스럽게 잘 살렸다고 생각된다. 광고 영상과 실제 인게임 이미지가 너무 다르다는 의견도 많은 것이 사실이나, PC 플레이 기준으로 전체적인 그래픽과 최적화는 나쁘지 않다.
 
현재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과금 시스템을 살펴보자. 일단 장비 뽑기와 스킬 뽑기 등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엔씨 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중소과금 유저들이 즐기기에 큰 무리가 없다. 출시와 함께 도입된 ‘배틀패스’도 초반에는 ‘영기’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으면 거래소 거래가 가능한 ‘비각인’ 아이템을 얻을 수 없어 해당 과금을 강제한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엔씨는 27일 이를 개선했다. 이제는 영기가 없어도 모든 유저가 사냥을 통해 비각인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총평하자면, 블소2는 현재 ‘리니지2M 무협버전’과 ‘한국형 무협 RPG’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원작 블소의 중간쯤에 해당한다고 여겨진다. 향후 패치 방향에 따라 이는 점차 한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물론 상당수 유저는 원작에 충실한 게임을 바랄 것이다. 단순히 리니지2M에 블소 스킨을 씌운 게임이라면, 차라리 리니지2M을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엔씨가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블소2를 좋은 방향으로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블소2 이미지 [사진 엔씨소프트]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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