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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에 폭우까지…‘오세훈표’ 도심 주택 공급대책 휘청휘청

‘허위 유포’ 혐의로 서울시청 압수수색 당해
재건축 규제 완화 시도, 정부 안전진단에 막혀
지원사격 했던 SH공사 사장 후보 줄줄이 낙마
9월 민간재개발 후보지 공모, 물 건너갈지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시장실을 나와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시장실을 나와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악재가 겹치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하던 ‘스피드 주택공급’ 공약은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간재개발 후보지 공모를 통해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서울시의회를 동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주택공급에 손발이 돼 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자리는 후보자 낙마 후 여전히 공석이다. 설상가상 지난달 31일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의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시청은 경찰로부터 압수 수색까지 당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이제 현실화해야” 호소 

지난달 31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 중구 서울시청 도시교통실, 도시계획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4월 보궐선거 토론회에서 오 시장이 ‘파이시티 사건’에 대해 “제 임기 중에 인허가했던 상황은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 고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은 서울 양재동 일대 약 3만평 대지 위에 백화점·업무시설·물류시설 등 복합유통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에서 비롯됐다. 원래 화물터미널이었던 부지를 용도 변경하면서 각종 로비·청탁 의혹이 불거졌다. 오 시장의 최측근이자 당시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이었던 강철원 서울시 민생특별보좌관도 시행사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오 시장은 압수 수색에 대해 즉각 “과거 기억에 의존한 답변이었을 뿐이지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며, 경찰의 수사는 과장 포장수사”라고 반발했다.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선거범죄의 공소시효는 원칙적으로 해당 선거일 후 6개월까지다. 공소시효가 다가오면서 경찰 수사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압수 수색까지 단행한 것은 오 시장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서소문2청사에서 시 도시계획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서소문2청사에서 시 도시계획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 큰 난관은 후보 시절 규제 완화로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오 시장의 공약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오 시장은 한강변 단지에 적용되는 ‘15층 층고제한’과 여의도 역세권 인근 단지 50층 이상 층고제한 등 재건축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재건축 사업이 정부의 안전진단에 번번이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3월 고시를 통해 주거환경(40%→15%)보다 구조 안정성(20%→50%)을 중점에 둔 방식으로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했다. 붕괴 우려 등 구조적 결함이 크지 않다면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만 양천구 목동 목동11단지(3월),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6월), 노원구 공릉동 태릉 우성(7월) 등이 안전진단 절차에서 고배를 마셨다. 
 
오 시장은 이런 이유로 지난달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재건축을 통한 향후 5년 이후의 주택공급도 결국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주택시장 안정화에 시와 국토부가 인식을 같이하는 만큼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는 이제 현실화해야 한다”고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吳 히든카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통과될까

오 시장의 주택 정책 실현의 손발을 돼야 할 SH공사 사장 선임도 그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지 못하다. 앞서 오 시장이 지명한 김현아 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는 여권의 다주택 맹공에 자진사퇴했다. 
 
여기에 오 시장의 추천으로 사장직에 응모한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최종 후보군에 들지도 못했다. 
 
번번이 오 시장의 선택이 물거품이 되는 형국이다. 현재 SH 임원추천위원회는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과 정유승 전 SH 도시재생본부장을 서울시에 추천한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월 2재개발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월 2재개발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1일 지난 5월 발표한 ‘재개발 활성화 6대 규제완화 방안’ 가운데 민간 재개발 후보지 공모를 이달 말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6대 방안은 ▶재개발 구역 지정의 진입장벽이었던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공공기획 도입으로 정비구역 지정기간 단축(5년→2년) ▶주민동의율 민주적 절차 강화·확인단계 간소화 ▶재개발 해제구역 중 노후지역 신규구역 지정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 완화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 공모 등이다.
 
이 가운데 서울시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와 공공기획 도입, 주민 동의절차 간소화 등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회 의견청취 절차를 준비 중이다. 
 
해당 변경안은 오는 8일 상임위인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서 안건 검토를 통과해야 10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시의회를 통과하면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서울시는 시의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심사보류’ 의견 가능성도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달 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시의회 심의를 받아야 추진할 수 있고 예산 문제, 제도적 과정이 있다”며 “주택 공급 문제가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보류되면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 여부를 결정한다. 당연히 9월 중 민간재개발 후보지 공모는 물 건너가게 된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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