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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ESG②] '너도나도' 모바일 온리?…은행권 '디지털 포용' 눈길

모바일·인터넷뱅킹에 큰 글씨 제공 서비스, 느림말 ARS 등 제공
점포 활용해 금융소외 계층 위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운영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은행 지점을 고령층 고객이 들어가고 있다. [중앙포토]
 
은행권의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고도화하고 있다. ‘모바일 온리(only)’ 전략을 펴는 금융사가 등장하는 등 고객 편리성을 도모하기 위해 모바일과 인터넷을 이용한 비대면 금융서비스들이 대면금융을 대체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의 점포 통폐합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년층 고객의 대면 서비스 이용 비율이 여전히 높아 디지털금융으로의 급속한 변화가 ‘금융 사각지대’를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각 은행들은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포용’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은행권의 공익적 활동의 일환이다.  
 

디지털금융 교육 및 앱 개편 통해 금융소외계층 돕기

각 시중은행들은 디지털금융이 보편화하면서 디지털을 이용하기 어려워하는 고객들이 발생한다고 판단, 양 계층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디지털금융을 교육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나섰다. SC제일은행은 지난 5월부터 스타강사 김미경 대표가 운영하는 MKYU(MK & YOU University)와 손잡고 ‘디지털 튜터’ 양성 지원 사업을 진행, 디지털 사회에 직면하는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튜터는 디지털금융 이용이 어려운 고객들을 대상으로 일상 금융생활에 필요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 활용법을 안내하는 새로운 직업이다.
 
SC제일은행은 MKYU와 함께 디지털금융 관련 콘텐츠를 제작할 뿐 아니라, 관련 교육 및 현장 실습을 진행해 경력 단절 여성을 중심으로 한 3050세대 여성들이 디지털튜터로 성장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조형기 SC제일은행 퍼스널뱅킹·디지털사업부장(상무보)는 “디지털금융에 익숙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는 동시에 노년층도 모바일뱅킹 앱을 좀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영업점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전 영업점에 고령자 및 장애인 전담창구를 두고 고령층 고객의 점포 이용을 돕고 있다. 디지털금융을 이용하기 힘든 고객들에게 원하는 서비스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원하는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장애인 고객에게도 담당 직원이 장애 유형별로 응대 요령을 숙지해 원활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령층을 위해서도 인터넷과 스마트 뱅킹 시 조회와 이체 등 주요 서비스를 큰 글씨와 쉽고 단순한 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비대면채널에서 ‘어르신 전용전화’를 통해 65세 이상 고객에게 전담상담원을 우선 연결하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자금 이체 등 이용빈도가 높은 16개 항목에 대해선 주요 메뉴와 업무를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거래할 수 있도록 ARS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각 점포에 고령층 맞춤 응대 요령이 담긴 메뉴얼을 제작해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전문 금융상담월을 배치한 어르신용 전화를 통해 고령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였다. 어르신전용 전화에서는 ARS 전용코드표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ARS느림말 서비스도 구축해놨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콜센터 전용 우대금리 상품 ‘손님케어적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콜센터로 전화해 신규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디지털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을 주 대상으로 하는 상품으로 만들어졌다. 또 지난 3월에는 노인 돌봄 서비스 중개 플랫폼 기업인 케어닥과 ‘실버케어 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간병비 수납 및 정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실버케어 시장 관련 맞춤형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 등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고령층 고객이 디지털금융에 익숙할 수 있도록 지점과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통장, 인감, 비밀번호 입력 없이 예금 지급이 가능한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운영하며 지점에 오는 고령층에 디지털금융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은행 앱과 인터넷뱅킹의 메뉴를 단순화하고 큰 글씨를 제공하는 ‘골드라이프뱅킹’도 별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고령층을 위한 조회, 이체, 입출금 서비스 메뉴 등을 특화하고 큰 글씨체로 변경이 가능한 신한S뱅크 미니를 운영 중이다. 또 노령층 고객을 위해 모바일 뱅킹 금융서비스 활용법 안내 동영상 제작해 디지털금융 소외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및 인터넷뱅킹 내 큰 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이를 메인화면을 제공, 노령층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아울러 각 지역에서 행복채움금융교실을 통해 비대면 금융서비스교육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농협은행은 지역사회 내에 금융소외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정보를 전달하고 금융재테크 노하우 등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60~70대 고령층, 인터넷뱅킹 이용 10% 미만  

은행들의 고령자 등 금융소외계층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일부 계층의 디지털 소외 현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일평균)을 통한 자금이체 및 대출신청 서비스 이용 건수는 총 1333만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95% 증가했지만, 고령자와 장애인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의 모바일뱅킹 이용 비율은 13.7%에 그쳤고 인터넷뱅킹 이용도 60대가 14%, 70대 이상은 4.3%에 불과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이용이 더 늘었지만 여전히 지점을 찾는 고령층 등의 고객들이 있다”며 “은행 입장에선 50~60대 고객을 위한 점포 운영,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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