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편의점 가보니…“커머스 기능 X, 게임 느낌만 O”
CU, 메타버스 편의점 1호점 이어 2호점 오픈
GS리테일은 싸이월드제트와 메타버스 업무 협약
현실과 연계된 커머스 기능은 아직까지 구현 못해
“3D 속초 홍게 라면도 있고, 포카리스웨트도 있네!”
가상현실로 꾸며진 메타버스 편의점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8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메타버스 편의점 ‘CU제페토한강점’을 내놓더니 지난 14일에는 2호점인 ‘CU제페토교실매점’을 추가로 문을 열었다. CU 측에 따르면 메타버스 편의점 1호점 관련 SNS 게시물은 2900여개에 다다르고 이 가상현실 편의점을 찾은 방문자의 총 조회수는 270만회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 앞 편의점이 아닌, 스마트폰 화면 속 메타버스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는 무엇을 보고 어떤 제품을 소비하고 있을까. 아바타를 만들고 14일에 오픈 한 메타버스CU편의점 2호점을 찾았다.
가상 편의점 세계로 떨어지는 듯한 낙하 화면(로딩 화면)이 몇 초간 보이더니, 책상과 의자가 깔린 교실 모습이 등장했다. 한강공원이 배경이었던 1호점과 달리, 2호점은 학교 교실이 배경이다.
교실에서 아바타들은 서로 대화(채팅)를 나누고, 함께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며 영상 또는 사진을 찍는다. 교실 문을 나와 옆 계단을 내려가면 학교 안 매점 형태로 꾸며진 CU편의점을 들어갈 수 있다. 편의점 앞에는 CU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초록, 보라색상의 의자와 테이블을 볼 수 있다.
편의점 안에는 셀프 계산대와 “안녕하세요. CU입니다!”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편의점 직원이 있다. 제품으로는 신라면, 짜파구리, 너구리, 하리보 젤리, 고소한 고구마형 과자, 포카리스웨트 등 실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진열돼 있다. CU편의점만의 히트 상품인 쫀득한 마카롱과 속초홍게라면도 볼 수 있다. 반면 가상 편의점에만 있고, 실제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제품도 찾을 수 있다. 매장 끝쪽에는 현재 CU가 추진 중인 스마트 자판기가 설치돼 있다.
편의점이지만 살 수 있는 상품은 ‘아바타 옷’
CU관계자는 “메타버스 편의점 1호점에서 판매된 패션 아이템은 22만여개를 기록할 만큼 참여자 반응이 좋았다”며 “아직 편의점 식품을 구입하고 현실 편의점과 직접 이어지는 커머스 기능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커머스 기능까지 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 7월 싸이월드제트와 온오프라인과 메타버스 업무 협약을 맺었다. GS리테일은 싸이월드제트와 협약을 통해 먼저 11월 말부터 싸이월드 내 쇼핑 채널에 GS리테일 상점을 단독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GS25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싸이월드 쇼핑 채널 협약 건은 메타버스 형태는 아니다”라며 “온라인으로 편의점 GS25, 슈퍼마켓 GS더프레시, 홈쇼핑 GS샵 상품을 간편하게 구입하고 지인에게 선물하는 등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차후 메타버스 형태의 편의점을 기획하고, 화면 속 메타버스 편의점과 현실 편의점이 직접 연계되는 채널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GS리테일은 27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통해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 ‘영마케터’ 발대식과 회의를 진행하는 등 메타버스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편의점 업계의 ‘10대 소비층 사로잡기’ 일환으로 펼쳐지는 메타버스 기술이 아직까지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가상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실제 편의점 상품이 집으로 배달되는 등의 기능이 더해져야 한다”며 “현재 메타버스 편의점은 소셜 만남 배경 외에는 아무런 기능이 없기 때문에 그저 브랜드 노출을 위한 마케팅 전략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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