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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영업이익률 1위인데" 반토막 난 HMM 주가, 반등 가능성은?

HMM 올해 영업이익 6조 이상 달성 유력
최대 실적에도 두 번의 CB 주식전환으로 주가 ↓
“과도한 주가 하락” 지적도… 내년 전망은?

 
 
사진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화물을 선적하는 HMM 그단스크호. [사진 HMM]
 
HMM이 해운시장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올해 영업이익만 7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가는 반년 새 반토막이 났다. 증권가 역시 HMM 목표 주가를 내려 잡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高 운임 덕에 3분기 영업이익 2조7000억원 달성  

HMM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4조164억원, 영업이익은 719.6% 증가한 2조2708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선보였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를 훨씬 상회하는 호실적은 컨테이너선 운임 폭등과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해운동맹 가입 후 지속적인 원가 부담 완화 효과를 고려하면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분석했다.  
 
HMM의 ‘어닝서프라이즈’는 정점을 찍은 해운 운임이 큰 몫을 했다. 실제로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중순까지 최고치는 2010년 7월 1583.18포인트였다. 그러다 지난해 9월부터 유례없는 상승을 시작해 지난달 초 4647.60으로 역대 최고 운임을 기록했다. 이후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4500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호실적에 힘입어 HMM은 코스피 시장에서 3분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에 올랐다. HMM은 57%의 3분기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올해 3분기(7~9월)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0.74%라는 점에서 HMM의 성과는 대단하다.  
 
실적은 분기마다 역사를 쓰고 있지만, 주가는 정반대로 가는 모습이다. 지난 5월, 최고가(5만1100원)을 기록하며 흠슬라(HMM+테슬라)로 불렸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22일 HMM은 전 거래일 대비 150원(0.59%) 오른 2만5750원에 장을 마쳤다. 연고점 대비 50%가량 빠진 상황이다.
 

궤도 오르자 버팀목 산은·해진공 주식 전환…개미는 울상  

HMM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데는 파업 위기 등의 요인도 있었지만, 영구 전환사채(CB)에 대해 주식 전환 청구권 행사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6월 KDB산업은행은 만기도래한 3000억원 규모의 CB를 주식으로 바꿨다.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CB의 전환단가가 5000원인데, 현재 HMM의 시장 가치는 4만4000원 정도”라며 “이익 기회가 있는데 그 기회를 포기하면 배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6월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산업은행]
 
산은에 이어 지난달 26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보유 중인 HMM의 CB 6000억원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산은과 해진공의 CB 주식전환 결정으로 HMM 지분율은 산은이 20.7%, 해진공이 19.96%로 재편됐다.  
 
정부 기관의 주식전환 결정에 당장 소액주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신종자본증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면 신주발행에 따라 기존주주들은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HMM의 전환 청구 대상 주식 수는 8364만7009주다.  
 
신영증권은 늘어난 주식 수로 주식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을 반영해 HMM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진공이 채권을 상환받는 대신 전환 청구권을 행사함에 따라 HMM의 주식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목표 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내렸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HMM은 서둘러 주주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환원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배당 여부는 불투명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HMM 누적결손금은 4조1391억원에 달한다. HMM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5조3347억원, 영업이익 2조4082억원을 냈다. 연말 실적까지 나와 봐야 배당 가능 여부가 결정되리라는 것이 HMM의 입장이다.  
 
HMM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대실적에도 해진공의 영구채 주식전환,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둔화, 공급 병목현상 해소시 운임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주가가 6개월간 약 40% 하락했다”며 “유럽의 머스크(Maersk, 11월 3일 신고가), 하팍로이드(Hapaq Lloyd, 고점 대비 약 5% 하락)에 비해 과도한 하락”이라고 봤다.  
 
양 연구원은 2022년 HMM 실적 전망도 어둡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2년 추정 보유 현금만 약 13조원으로 현 시가총액(4조8900만주 기준) 이상이며 4분기 영업이익 2조4000억원, 2022년 7조1000억원을 전망한다”고 바라본 것이다.  

 

미국 항만 적체 풀려도 운임 하락 가능성 작아

처리를 기다리는 컨테이너들이 빼곡히 들어찬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터미널. [EPA=연합뉴스]
 
일단 상황은 나쁘지 않다. 4분기가 해상 컨테이너 운송의 계절적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미국 항만 적체가 계속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24시간 하역 작업 지시에도 컨테이너를 내릴 공간이 부족하고 화물차 기사 수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미주를 포함한 전 노선의 운임은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운임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 가능성은 작다.  
 
여기에 내년에는 올해 대비 높은 장기계약(SC) 운임 수준이 예상돼 큰 폭의 이익 감소 가능성은 작다. 현재 2M 등 글로벌 선사의 운임 협상에서 올해 대비 50% 이상 상승한 운임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22년 컨테이너 물동량 성장률은 3.8%(클락슨)로, 올해 6.1%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4분기 이후 항만 적체 해소, 운항 횟수 증가에 따른 실질 선복량 증가로 운임 하락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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