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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은행권 수수료이익…수익성 다변화는 '머나먼 길'

국내은행 3분기 비이자이익 지난해 동기 比 33%↓
5대 은행 수수료이익, 2020년부터 감소 지속
업계 "금리변동·대출규제 등 영향에 불안정한 수익 구조"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은행의 수익 구조가 갈수록 대출 이자에만 의존하는 형태로 굳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줄곧 저금리·저성장에 대비해 수수료이익을 늘리는 등 은행의 수익 구조 다변화가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은행업계가 사모펀드 부실 판매 사태 등을 거치면서 비이자이익을 꺼리고 손쉬운 이자이익 창출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5대 은행 수수료이익 감소 중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1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순익 급증은 대출 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국내 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은 1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감소했다. 국내 은행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3%(6000억원) 줄었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수수료이익을 보면 2019년까지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다 2020년부터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수수료이익은 비이자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5대 은행의 수수료이익은 2020년 말 총 4조93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970억원) 줄었다. 2019년엔 전년보다 3.2%(1590억원) 증가했고, 2018년엔 4.8% 증가했다.  
 

펀드 상품 판매 위축 등에 은행권 수익 구조 '불안정' 확대

지난 6월 2일 오후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와 금융정의연대,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대위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분쟁조정 재조정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의 합리적인 분쟁조정 및 배상비율 산정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도 지난해 대비 수수료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까지 진통이 이어지고 있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를 거치면서 은행권이 수수료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 판매에 소극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은 DLF 사태 때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들어 당시 손태승 우리은행장(현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게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불복한 당시 손 행장과 함 부회장은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행정 징계 효력 취소 소송을 냈다. 올해 9월에 와서야 손 회장은 행정소성 1심에서 승소했고, 금감원이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황이다. 
 
법조계와 은행업계는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감원이 내부통제 미비의 책임을 과도하게 적용한 사례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업계에선 상품 판매 승인을 내린 금감원은 책임을 지지 않고 은행에만 잘못을 묻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펀드 판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생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수료이익 감소로 은행이 이자이익에 편중된 취약한 수익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권 수수료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보고서(제로금리 시대의 은행업 리스크와 대응과제)를 내놓고 "국내은행의 수익구조는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반면 비이자이익 비중이 낮아 금리변동과 대출규제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불안정한 특징을 보인다"며 "이익증가율이 비용증가율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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