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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못 따라가는 기업, 평균 수명 ‘12년’…대기업-스타트업 맞손

무협 “디지털 DNA 장착한 스타트업과 협업 필요”
투자‧육성‧인수합병 등 기업 벤처링 필요
삼성·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 발빠르게 대응

 
 
삼성전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 하기 위해 사내 벤처기업가를 육성하는 C랩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우수 사내벤처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수 있도록 스핀오프 제도도 실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C랩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AI 솔루션 스타트업 '옴니어스'의 전재영 대표가 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람의 평균 수명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과는 반대로 기업의 평균 수명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뒤면 기업 평균 수명 12년으로 준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일 발표한 ‘기업 벤처링 트렌드와 시사점’ 보고서는 2027년 기준 기업의 평균 수명이 12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약 70년 전인 1958년 기준 기업의 평균 수명이 ‘61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속화 하는 산업 생태계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새로 등장하는 스타트업이 디지털 DNA를 장착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존 기업이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기업 벤처링을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전환에 특화한 스타트업에서 혁신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 벤처링은 크게 세 단계 순서로 진행된다. 스타트업 관찰, 파트너십, 지분 참여 순이다. 관찰 단계에서 기업은 초기 스타트업이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벤처 고객'이 될 수 있다. 유망 스타트업을 조기에 유치하면서 기술 이전을 통해 사업 역량을 확대할 수 있다.  
 
파트너십 단계에서는 기업형 벤처 빌더·인큐베이터·액셀러레이터 등 전문기관을 활용해 신사업 개발에 적합한 스타트업을 직접 육성한다. 발굴한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창업팀 구성하게 돕고 비즈니스 개발과 같은 경영 전반에 참여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과 같은 투자를 통해 지분이나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법도 있다. 기업이 직접 연구개발에 뛰어들기보다 CVC 활용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서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이 보유한 CVC의 지난 1~9월 투자집행액은 7765억원으로 올해 처음 연간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11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1'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은 육성‧제휴, 카카오는 스타트업 인수  

우리 기업들도 기업 벤처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삼성전자의 C랩이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2012년 12월에 도입한 이후 2015년부터 우수 사내벤처를 뽑아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수 있도록 스핀오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C랩에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최대 1억원의 사업지원금을 제공하고 삼성전자와의 협력기회를 주는 것은 물론 국내외 판로 개척 등도 돕는다. 대표적인 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셈이다.  
 
카카오는 2일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그립컴퍼니(그립)’의 지분 50%가량을 1800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2018년 김한나 대표가 창업한 그립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져있다. 판매자가 스마트폰으로 판매 방송을 하면 구매자가 판매자와 실시간 채팅하며 물건을 살 수 있다. 현재 등록된 판매자 수는 1만명을 웃돈다. 카카오는 그립 인수를 통해 커머스 분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립은 SNS 성격의 라이브커머스로 MZ세대에 다가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세계적인 정보통신(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과 한국 MS는 디지털 조선소로 전환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MS의 첨단 IT 솔루션과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저비용·고효율 조선소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부터 설계·구매·생산 등 조선소 전(全) 영역에 걸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 혁신을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MS의 기술력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배진한 삼성중공업 경영지원실장(CFO)는 “조선소의 모든 정보를 첨단 IT 기술로 처리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궁극적 목표”라며 “이는 초격차 친환경 기술과 함께 삼성중공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할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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