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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낮아진 삼성전자·현대차·LG화학 매수적기 [이종우 증시 맥짚기]

코스피 2900선 깨진후 반등할때엔 대형주가 시장 이끌어
주가 오른 대형주는 피하고, 매수 후엔 투자기간 짧게 잡아야

 
 
코스피가 2900 밑으로 내려왔다 반등할 때 대형주가 시장을 끌고 가는 역할을 맡는다.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오래가지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오미크론 우려감에 2800대로 떨어졌다가 빠르게 2900선을 되찾았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지난해 9월에 영국에서 그리고 10월과 11월에 인도와 브라질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주가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9월에는 바이러스 발견된 직후 해당 국가는 물론 전세계 주식시장이 5% 넘게 떨어졌다. 10월에는 하락 폭이 줄더니, 11월에는 반응이 없었다. 변이 바이러스 발생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시장에 익숙해지기 때문이지만, 주식시장이 처해 있던 상황이 달랐던 게 다른 반응을 끌어낸 요인이었다. 
 
9월과 10월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급락했던 주식시장이 1차 반등을 끝내고 휴식에 들어가 있던 시기다. 주가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던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기 때문에 시장이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11월은 주가가 휴식을 끝내고 2차 상승에 들어갔던 때다. 두 달 동안 코스피가 1000포인트나 오를 정도로 강한 상승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이 변종 바이러스에 신경 쓰지 않았다.  
 
오미크론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현재 시장이 어느 정도 힘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다. 경기 둔화나 기업실적 악화, 긴축 강화처럼 시장의 근본을 흔드는 요인이 아닌 한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한계가 있음이 입증됐다. 시장이 일시적인 악재를 이겨낼 만큼의 힘은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주가 변동성 커져

 
오미크론보다 더 관심을 끈 곳은 미국 주식시장이다.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지만 변동성이 커진 부분도 부담이 됐다. 최근 나스닥지수가 하루 동안 1% 넘게 오르고 내리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고가에서 최저가까지 4% 넘게 변동하는 날도 있다. 10월 말까지 소폭이지만 계속 오르던 것과 다른 모양으로 주가가 높은 상태에서 이렇게 변동성이 커지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주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가격이 높아지면 매수 쪽에서는 추격 매수가 맞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매도도 높은 가격으로 부담을 느낀다. 모두가 자신이 없는 상태여서 주가가 한쪽으로 기울 경우 급격한 쏠림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 주가 변동성이 이렇게 커진 후에 하락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데에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할이 컸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이고, 금리 인상도 앞당기자는 얘기가 나왔다. 내년 상반기에 테이퍼링 완료,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믿고 있는 주식시장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변화다.  
 
미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20% 가까이 됐을 때 투자자들은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상품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공장이 정상으로 돌아가면 약해지겠지만 집은 다르다. 구조적인 문제여서 제어가 힘든데, 불안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 한계에 도달한 후에 허겁지겁 금리를 올리고 돈을 회수하지 않을까?’ 그 우려가 현실이 되자 투자자들이 공포를 느끼게 됐다.  
 
내년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 주식시장을 괴롭힐 것이다. 미국의 단기 금리인 2년물 국채수익률이 0.6%를 넘었다. 지난 9월 0.2%에서 석 달 만에 세 배가 된 건데, 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는 판단이 단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는 과거보다 대단히 빠른 속도다. 2015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 단기금리는 테이퍼링 시작부터 첫 번째 금리 인상이 있을 때까지 2년 동안 1.6배 오르는 데 그쳤다. 지금은 테이퍼링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단기금리가 석 달 만에 2.7배가 됐다. 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올릴 거라고 시장이 전망하고 있기 때문인데, 유동성과 저금리가 주식시장을 끌고 가는 핵심 동력임을 감안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대형주 중심의 매매 전략이 유효

 
지난 9월 이후 코스피는 다른 나라 시장보다 약세였다. 미국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코스피는 2900선을 유지하는데 급급할 정도였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저점에서 지난 11월 말까지 코스피가 195% 올랐다. 대만 200%를 제외하면 미국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189%, 일본 니케이225 168%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코스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게 당연하다. 수급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 역할을 했다. 
 
지난해 7월에 개인투자자의 매매비중이 80%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과거 50%였던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말까지 67%로 높아졌다. 11월 말에 해당 비율이 40%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가 큰 역할을 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그 비중이 줄면서 반대로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조그만 수급 변동에도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가 합쳐 5000억원 정도만 순매수해도 주가가 1% 이상 오르고, 반대 경우에는 떨어질 정도다. 다행히 12월에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수를 계속하면서 주가가 올랐지만,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  
 
코스피가 2900 밑으로 내려왔다 반등할 때 대형주가 시장을 끌고 가는 역할을 맡았다. 이렇게 대형주가 전면에 등장한 건 주가가 낮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대차와 LG화학 주가가 고점에서 30% 가까이 떨어졌다. 삼성전자도 20% 정도 내려왔다. 시가총액이 큰 주식치고 20% 이상 떨어지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덕분에 대형주는 코스피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더는 내려갈 공간이 없는 상태가 됐다. 
 
이런 안도감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주가가 더는 내려가지 않으니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본 것이다. 내년 전망이 좋지 않은 점도 대형주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했다. 많은 연구기관에서 내년 경제와 기업실적이 올해보다 좋지 않을 거로 보고 있다. 경기가 정점을 지날 경우 상당한 둔화가 올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 데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믿을 만한 기업에 투자하는 게 가장 좋은 투자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형주를 매수하더라도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면 안 된다. 대형주는 시가총액이 크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코스피에 영향을 준다. 주가 부담이 커져 곧바로 매수를 위축시킬 수 있다. 대형주간 종목 변동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가격이 올라간 대형주는 피하는 게 좋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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