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분산 투자로 전환, 상장지수펀드(ETF) 인기 이어갈까?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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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분산 투자로 전환, 상장지수펀드(ETF) 인기 이어갈까?

[2022 경제대예측 - 투자 가이드③] yes 6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주식시장에선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인기를 끌었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로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들도 늘어난 수요에 발맞춰 ‘테마형 액티브 ETF’ 상품을 연일 쏟아냈다. 이러한 흐름은 2022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고, 은행권 퇴직연금 ETF 투자 규모의 성장도 예상된다. 투자 유망 테마로는 친환경과 바이오, 메타버스 등이 거론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12월 10일 기준)은 70조6000억원이다. 2020년(52조원)보다 37% 늘었고, 5년 전(25조원)과 비교하면 183% 성장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조9889억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약 1302억만 달러·154조원)과 중국(82억만 달러, 한화 약 9조원)에 이은 전 세계 3위 수준이다. ETF는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돼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고, 펀드 대비 낮은 운용보수와 큰 분산투자 효과가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1년 사이 증시 변동성 확대로 간접·분산투자 선호 심리가 부상하면서 ETF 시장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크게 쏠렸다.  
 
현재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ETF는 529개다. 이 가운데 국내외 주식에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ETF(국내주식 288개, 해외주식 110개)가 총 398개로 전체의 75.2%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채권과 선물,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 주식형 ETF의 2021년(1월 1일~12월 13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4%로 코스피 지수(1.94%)의 수익률을 3.06%포인트 상회했다.  
 

국내 ETF 시장 70조원…일평균 거래대금 세계 3위

국내 주식형 ETF 중 2021년에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디어컨텐츠’다. 수익률이 62.80%로 전체 평균(4%)을 훌쩍 웃돌았다. 해당 ETF는 플랫폼 사업 진출, 주요 아티스트 해외투어 재개 등으로 주가가 오른 대형 엔터 4사(JYP·SM·HYBE·YG)에 자산의 38.67%를 투자하고 있다. 두 번째로 성적이 좋았던 ETF는 KB자산운용의 ‘KBSTAR게임테마’다. 2021년 수익률이 61.46%에 달한다. 주요 투자처인 위메이드(14.49%)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적용 게임(미르4 글로벌) 출시로 2021년 한 해 동안 주가가 732% 폭등했다.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여파로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 산업(46.55%)’ETF도 수익률이 좋았다.  
 
반면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ETF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020년에 큰 수혜를 입었지만, 2021년 들어 백신 접종이 가속화하며 신약 개발 기대감이 줄어든 탓이다. 진단키트 수요 감소로 관련 기업 주가가 내리막을 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익률 최하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로 2021년 수익률이 -32.31%에 그쳤다. 해당 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코스닥 150 생명기술 지수’를 추종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자산의 17.40%를 투자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해외로도 ETF 투자 시야를 넓혀가고 있다. 2021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110개 ETF엔 7조원 이상의 돈이 새로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ETF에 들어온 자금(6조2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평균 수익률은 29.47%로 국내 주식 ETF 평균(4%)보다 약 7배 높았다.  
 
다만 해외 주식 ETF 성과는 국가별로 갈렸다. 수익률 상위 종목엔 미국 지수 추종 ETF가 포진했다. 1위는 한국투자자산운용의 ‘KINDEX미국S&P500’로 2021년 수익률이 37.47%다. 해당 ETF는 미국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 500개로 구성된 S&P500지수를 추종하는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6.40%), 애플(5.94%), 아마존닷컴(3.87%), 알파벳A(2.23%), 테슬라(2.15%)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3.19%), 퀼컴(3.16%), 자일링스(3.16%), 엔비디아(3.02%) 등 미국 나스닥 상장 반도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미국나스닥테크’도 37.25%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수익률 하위 종목은 중국 기술주를 담고 있는 ETF가 많았다. 특히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대형 기술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 추종 ETF들이 평균 17~18%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차이나항셍테크(-18.15%)’, KB자산운용의 ‘KBSTAR차이나항셍테크(-17.95%)’ 등이 대표적이다. 샤오미, 알리바바, 바이두 등 항셍테크 주요 기술주들은 2021년 중국 정부의 플랫폼, 게임 등에 대한 각종 규제로 큰 영향을 받았다.
 
2022년에도 ETF 투자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메타버스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 시장의 관심이 높은 신사업 테마 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데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도 본격화돼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21년에만 테마형 주식형 액티브 ETF가 21종목이나 상장했다”며 “ETF 시장에 처음 진입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도 첫 종목으로 주식형 액티브 ETF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액티브 테마형 상품이 ETF 성장 주도 

주식형 액티브 ETF는 일반적인 ETF처럼 단순 지수(코스피 200 등) 추종에 그치지 않고,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목표로 펀드매니저가 운용에 적극 참여하는 상품이다. 당국이 제한한 ‘상관계수 0.7’ 규정에 따라 펀드 자산의 70%는 추종지수가 담고 있는 종목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펀드매니저가 선별한 종목에 투자한다. 주식시장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는 ETF의 장점에 적극적인 운용 전략으로 수익을 높이는 액티브 펀드의 장점이 더해져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샀다.  
 
일례로 2021년 5월 25일 동시 상장한 4개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엔 출시 첫날에만 95억원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퓨처모빌리티액티브’ ETF 등 4종은 당일 개인 순매수 EFT 순위 5~8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수익률도 낮지 않다.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은 최근 6개월간 평균 17%의 수익률(2021년 12월 10일 기준)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94.48%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향후 액티브 상품을 중심으로 ETF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ETF는 메타버스, ESG,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 장기적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중장기 투자 대안으로 액티브 ETF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액티브 ETF로 투자 자금이 모이면서 기존에 ETF가 없었던 운용사들도 액티브 ETF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액티브 ETF와 기초지수의 상관계수를 현행 0.7에서 그 밑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액티브 ETF 운용 자율성을 좀 더 보장해 해당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상관계수 인하 시점은 2022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액티브 ETF 운용 성과엔 펀드매니저의 종목 분석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상관계수가 인하되면 펀드매니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수 초과 수익률 추구에 나설 수 있고, 장기적으론 액티브 ETF 상품 출시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2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 자금이 저축에서 투자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향후 ETF 시장을 키울만한 요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2조9613억원이던 연금 ETF 투자 규모는 같은 해 2분기 4조5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2배가량 뛰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19년 이후 연금계좌의 소득공제 및 과세이연, ETF의 투자 편의 및 분산투자 등의 장점을 활용한 연금 ETF 투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최근 주요 시중은행 연금계좌에서 ETF 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연금 ETF 투자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2022년엔 어떤 ETF에 투자해야 할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ESG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테마가 ETF 투자 트렌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현에 나서고 있어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2년에는 유럽의 그린딜, 미국의 친환경 정책 관련 자금이 본격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탄소중립과 친환경 테마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SG·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테마 주목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에너지대란도 친환경 테마 ETF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2년 하반기 공급망 긴장이 완화된 이후에야 에너지 가격 상승이 꺾일 것”이라며 “2022년 에너지 가격은 2021년보다 80%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은 2021년 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4월 최저가(배럴당 23.38달러)를 기록한 두바이유 가격은 2021년 12월 80달러까지 치솟았고, 같은 달 호주 뉴캐슬탄 가격은 1t(톤)당 240.73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은 역설적으로 클린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높일 전망”이라며 “향후 빈번할 화석연료 가격 급등은 신재생에너지(원전 포함)으로의 전환을 더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유망 ETF로는 ‘FnGuide K-신재생에너지 플러스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를 꼽았다. 12월 15일 기준 포트폴리오엔 풍력타워 제조기업 씨에스윈드(8.21%), 해상풍력발전 구조물 제조기업 삼강엠앤티(7.94%) 등이 담겨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3.07%다.
 
2021년에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던 코스닥바이오 테마 ETF도 눈여겨봐야 할 분야다. 공 연구원은 “2021년에 부진한 주가를 보였던 코스닥 바이오 테마의 가격 메리트가 높다”며 “2022년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 영업이익이 미국과 서유럽, 일본의 성장률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망 ETF로는 2021년 수익률 최하위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를 꼽았다. 그는 “위드코로나 등으로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면 주요 투자처인 건강관리 기업들의 임상 시험 활동이 재개될 것이고, 이들이 코스닥 강세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년 증시를 주도한 ‘메가트렌드’ 메타버스 테마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향후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의 기술 개발 상황 및 상용화 가능성이 해당 테마 ETF의 추가 상승 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또한 “국내 메타버스 ETF는 SM과 HYBE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비중과 위메이드 펄어비스 등 게임 산업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미국 메타버스 ETF는 엔비디아나 애플의 비중이 높다”며 “국내가 콘텐트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미국에선 좀 더 제반 기술이나 하드웨어에 주목하는 점을 고려해 투자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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