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커진 가상자산 시대…비트코인 ‘투기’→‘투자’로 진화 중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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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커진 가상자산 시대…비트코인 ‘투기’→‘투자’로 진화 중

[2022 경제대예측 - 투자 가이드①] yes 6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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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말, 여러 사람의 입에 암호화폐(가상자산) ‘비트코인’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개당 가격이 2000만 원대를 넘어서며 폭등하자 사람들의 관심도 치솟았다. 하지만 가격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1차 열풍은 그렇게 사그라들었다.
 
그로부터 3년 후, 비트코인 2차 열풍이 시작됐다. 한 두 달만에 상승세가 고꾸라진 1차 열풍 때와 달랐다. 3000만원, 5000만원을 넘어선 비트코인 가격은 2021년 10월 8000만원까지 돌파했다. 해외 투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에서 최대 5억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1차 열풍 때만 해도 비트코인 구매자는 투기꾼으로 몰렸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JP모건 같은 글로벌 투자회사 보고서에 비트코인 관련 내용이 게재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도 비트코인은 포함돼 있다. 21세기 새로운 투자자산인 ‘디지털 금’이라는 명칭까지 생겼다. 물론 앞으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이제 비트코인 구매가 투기보다는 점점 투자행위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글로벌 큰 손들의 생각을 바꾸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로이터=연합뉴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로이터=연합뉴스]

 
전세계의 가상화폐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2021년 12월13일 기준, 전세계 446개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 종류는 1만5534개, 시가총액은 2조2426억 달러(약 2600조원)다. 국내 코스피 시총(약 2200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약 1년 전, 전세계 가상화폐의 종류가 6000개, 시총이 3300억달러(390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증가세다.  
 
1만여개의 가상화폐 중 비트코인 시총은 9246억 달러(1090조원)로 전체 41%를 차지한다. 비트코인 시세 변동은 가상화폐 시장의 전체 시세를 좌우하기도 한다. 이에 대부분의 코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세 변동에 민감하다.  
 
2009년 등장한 비트코인은 별다른 시세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2017년 말, 2000만원을 돌파하며 치솟기 시작했다. 이후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2020년 말 급등해 2021년 12월13일 기준, 6000만원 언저리에서 횡보 중이다. 같은 기간 금 값 상승률은 55%지만 비트코인은 300%에 달한다. 

 
2020년 말부터 2021년 12월까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유명인사들도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 뜨겁다. 실제로 2017년 기관투자가들의 가상화폐 거래 비중은 10%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60%대로 치솟았다.  
 
투자 거물들은 비트코인에 다소 부정적이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등 월스트리트 인사 상당수는 비트코인을 혐오한다. 특히 최근 찰리 멍거 버크셔헤서웨이 부회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존재하지 말았어야 한다. 현재 자본시장의 거품은 정보기술(IT) 업계의 거품보다 심각하다. 시장이 미쳤다”고 분노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빚 좋은 개살구다. 바보들의 금이다. 가치가 없다. 비트코인 사려고 돈을 빌리는 사람은 바보”라며 인터뷰 때마다 발언 수위를 높여왔다. 하지만 정작 JP모건은 가상화폐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9년에는 가상자산의 일종인 ‘JPM코인’ 개발 계획을 공개했고 2020년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조직을 신설했다. 올해 들어서는 투자 보고서에 비트코인을 다루기도 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바보들의 금’이건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것’이건 상관이 없다. 시세가 오르고 이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사람이 생기고 있다. 고객이 관심을 보이니 JP모건 같은 대형 투자회사들이 비트코인을 다룬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도 투자시장을 전망하는 ‘2022 테마리포트’에서 “기존 금융산업 입장에서 화폐 성격이 강한 가상자산은 무시하고 견제해야 할 대상이었다”며 “하지만 탈중앙화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이 부각되자, 이제는 투자해야 할 대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인정했는지 안 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며 “더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앞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더욱 쏠릴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롤러코스터 타는 코인 시세, 여전히 낮은 신뢰도

하지만 여전히 비트코인 시세는 변동성이 큰 편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비하면 등락폭이 크다.  
 
2021년 4월 8000만원을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불과 두달 만에 가격이 4000만원으로 절반이 증발했다. 이 기간 10% 이상 등락폭만 4번을 기록했다.
 
이 시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윗 한줄’로 비트코인 가격을 쥐락펴락하던 때다. 글로벌 경제상황이 아닌 일회성 이슈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며 비트코인은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신뢰도를 얻지 못했다.  
 
이에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국내 자산가들은 코인 투자를 꺼린다.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가 지난달 발간한 ‘2021 한국 부자 보고서’(금융자산 10억원 이상 400명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70%는 ‘가상화폐 투자 의향’을 묻는 질문에 ‘투자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의 절반가량은 ‘투자 손실 위험이 크다’는 점을 기피 이유로 지적했다.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부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신뢰할 수 없어서’(42.3%)를, 금융자산 30억원 미만 부자는 ‘가상화폐에 대해 잘 몰라서’(33.5%)를 각각 꼽았다.
 
반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로 대변되는 2030세대 사이에서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은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 중이다. 2021년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맡겨 전국 20·30대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인식을 조사한 결과, 가상화폐에 실제 투자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40.5%였다. 2030세대 10명 중 4명은 가상화폐 투자 경험이 있는 셈이다.
 
가상화폐가 투자자산으로 여겨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최근에는 국내 거래소들이 실명계좌 인증 등을 마치면서 투자 안전성이 확보되는 추세다. 코인시장을 두고 ‘서부개척시대 같다’던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2021년 10월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것은 관련 상품 규제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코인 투자 소득에 과세(2023년부터)가 시작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 안전성 강화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정부가 과세 의지를 밝힌 만큼 유예기간 동안 투자 안전망 확보에 더 열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지만 가상화폐가 하나의 투자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차라리 과세가 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2022년에도 가상화폐 시장은 2021년처럼 달아오를까.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시장 전망은 아무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확실한 것은 2022년에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시장”이라고 말했다. 시세 예측이나 향후 시장 전망은 어렵지만 당분간은 이 시장이 존재하며 흘러갈 수 있다는 얘기다.
 

2022년 가상자산 투자? 메타버스·NFT 주목

이런 측면에서 2022년 가상화폐 시장에서 주목받을 코인을 예측해볼 수는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메타버스(Meta+Universe)와 접목한 테마 가상화폐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튜브채널에서 가상화폐 분석가로 유명한 니콜라스 머튼 애널리스트는 “메타버스 테마의 알트코인들이 내년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메타버스 관련 코인인 엔진코인·디센트럴랜드·샌드·액시인피니티·레드폭스랩스 등의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업비트 NFT 드롭스를 통해 작가 장콸의 작품인 미라지 캣3(Mirage cat 3/왼쪽)의 경매가 진행됐고 최종 2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 업비트]

업비트 NFT 드롭스를 통해 작가 장콸의 작품인 미라지 캣3(Mirage cat 3/왼쪽)의 경매가 진행됐고 최종 2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 업비트]

 
최근 주목받는 가상자산으로는 대체불가토큰(NFT)를 꼽을 수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향후 NFT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시장공략을 위해 NFT마켓도 오픈했다.  
 
이후 업비트에서는 첫 번째 NFT경매가 이뤄졌고 작가 ‘장콸’의 ‘미라지 캣3’(Mirage cat3)은 최종 3.5비트코인(당시 기준 약 2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그의 기존 실물 작품들이 300만~400만원대에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낙찰가다. 웹3.0 시대에서의 정보는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 웹 3.0은 업계에서 논의되는 다음 버전의 인터넷이다. 이때 디지털 콘텐트에 대한 소유권을 정보제공자가 확실히 보장받아야 차익도 낼 수 있다. 업비트도 이 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발 빠르게 NFT마켓을 열었다. 2억4000만원에 낙찰된 ‘미라지 캣3’ 가격이 향후 10배, 100배 이상 뛸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업비트는 베타서비스 기간 40점의 NFT만으로 약 1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며 “앞으로 NFT는 고가 미술품 뿐만 아니라 게임아이템, 명품 인증서 등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히 침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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