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 없는 찐빵’ 만드는 물적분할에 뿔난 개미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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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꼬 없는 찐빵’ 만드는 물적분할에 뿔난 개미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앞두고 LG화학 주가 하락세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 주가 급락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기존 LG화학 주주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LG화학 주주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LG엔솔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분리·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전부 소유하는 기업분할 방식)해 설립된 2차전지 제조업체다. LG화학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알짜인 배터리 사업 부분이 나갔으니 주가는 더 떨어질 일만 남았다”는 걱정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LG엔솔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84%(1만3000원) 하락한 69만4000원에 마감했다. LG화학 주가는 4거래일째 하락 중이다. 지난해 1월 100만원 대로 올랐던 LG화학 주가는 물적분할 추진 영향 등으로 12월엔 61만원대까지 주저앉은 것으로 분석된다. 
 
물적분할은 기존회사(모회사)가 신설회사(자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모회사 주주에게는 신설 자회사 주식을 주지 않고,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의 지분은 낮아지게 된다. 문제는 분할한 자회사가 상장될 때다.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깎이며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분석리포트에서 “LG화학 주가는 LG엔솔 상장을 앞두고 최근 한 달간 14% 하락했다”며 “고성장 자회사의 상장에 따라 대체제(LG엔솔)가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고, 기업공개로 자금 흐름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 같은 물적분할 논란은 이전부터 계속돼 왔다. SK케미칼의 경우, 2018년 백신사업부를 물적분할한 SK바이오사이언스를 지난해 3월 상장시킨 후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해 2월 초 46만원 대(종가기준)였던 SK케미칼 주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후 하락했으며, 이날 기준 14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물적분할 후 재상장 이슈가 나올 때마다 소액주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달려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물적분할 후 재상장 이슈가 나올 때마다 소액주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달려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개인투자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물적분할 후 재상장 이슈가 나올 때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뿐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달려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청와대 국민청원 청원인은 “기업의 물적분할을 금지시켜 달라. 누구를 위해 물적분할 제도를 존치시키는 것이냐”면서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쪼개기 상장’ 주주 분노에 정치권·학계서도 관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과 학계에서도 물적분할 후 상장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6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과 소액주주 보호-자회사 물적분할 동시 상장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의 문제점과 주주 보호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물적분할 뒤 자회사 상장은 기업이 알짜 사업을 분리·독립 상품화해 분리 추출한 뒤 일반주주의 지배권·처분권을 몰취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때 지배주주는 주주권을 100% 독식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의 이해 상충, 주주가치 훼손 금지는 주식회사의 기본 원칙상 당연한 것”이라며 “기업의 주주가치 훼손·편취를 금지하는 주주 보호 의무(SIS) 선언 등이 직접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거대 양당 대선후보들도 이와 관련 해서 입장을 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회사가 물적분할 후 상장 시 신주를 모회사 주주들에게 우선 배정하는 등의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신사업 물적분할 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제시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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