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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서초동 대장 삼풍아파트, 재건축 시동 걸며 ‘용트림’ [강남 재건축⑥]

트리플역세권, 강남 8학군 등 알짜부지 2400세대
전용 79㎡ 지난해 12월 28억원 신고가…상반기 중 예비안전진단 신청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2390세대의 삼풍아파트 [중앙포토]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2390세대의 삼풍아파트 [중앙포토]

 
서울시 서초구 노른자 땅에 위치한 삼풍아파트가 재건축을 향해 첫 걸음마를 뗐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발족한 삼풍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재건축 안전진단 신청을 준비 중이다. 1988년 준공된 삼풍아파트는 지난 2018년 재건축 허용 연한인 30년을 넘겼다.  
 
삼풍아파트는 강남 노른자 땅에 위치한 24개 동(2390세대)으로 구성된 대단지다.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단숨에 강남 도시정비시장 핵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000년대까지 강남 고급 아파트의 상징으로 서초동을 부촌 반열에 올렸던 삼풍아파트가 과연 반포에 밀렸던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강남 3대 아파트, 법조타운 앞 알짜 입지   

삼풍아파트는 대표적인 강남의 고급아파트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분양된 민영아파트로 전용면적 79~165㎡ 중대형 타입으로만 구성됐다. 준공 당시부터 압구정 ‘현대아파트’,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와 함께 '강남 3대 고급 아파트'로 명성을 날렸다. 신문지상에서 강남 집값을 설명할 때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는 삼풍아파트 [국토지리정보원]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는 삼풍아파트 [국토지리정보원]

 
삼풍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중앙지방법원, 고등법원 등 ‘서초 법조타운’이 인접하고 강남업무지구(GBD)가 가까워 입주 초기부터 법조인과 기업 임원이 다수 거주했다. 사회 고위층이 선호하는 입지를 갖춘 덕에 단지 상가부지에 삼풍백화점이 들어서기도 했다. 삼풍백화점은 1995년 붕괴사고로 사라지기 전까지 세계 각종 명품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최고급 백화점으로 명성을 날렸다. 현재 해당 백화점 부지는 고급 주상복합인 아크로비스타로 개발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주자(전 검찰총장) 등 법조인과 정관계 인사가 다수 입주해 있다.    
 
삼풍아파트는 거주민 소득 수준이 높다 보니 주변 학군도 좋다. 요즘 주목 받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 원명초등학교가 있고, ‘강남 8학군’에 속한 반포고등학교와 8학군 진학이 가능한 서일중학교가 도보 거리에 위치한다. 교통 여건도 우수하다. 단지에서 도보 3분 거리에 2·3호선 교대역이 있고, 도보 5분 거리에 9호선 사평역도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성공하면 ‘대박’이지만…용적률·안전진단이 걸림돌

뛰어난 입지를 반영이라도 하듯 삼풍아파트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79㎡ 타입이 28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11월 같은 타입이 26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불과 한 달 만에 1억5000만원이 오른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서초동에 대단지 신축아파트가 귀한 가운데 삼풍아파트 재건축 추진 소식이 시세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풍아파트 주위에도 고가의 아파트들이 즐비해 있다. 특히 삼풍아파트와 인접한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전용면적 84㎡ 타입이 33억~35억원, 즉 3.3㎡(공급면적 기준)당 약 1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삼호가든3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됐다. 삼풍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면 시세가 최소 이와 비슷한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에서 내려다본 삼풍아파트 전경 [네이버 항공뷰]

위에서 내려다본 삼풍아파트 전경 [네이버 항공뷰]

 
그러나 높은 용적률과 여전히 갈 길이 먼 재건축 과정은 걸림돌이다. 현재 삼풍아파트 용적률은 221%로 최고 높이가 15층에 달하는 만큼 서울에서 30년이 넘은 구축아파트치고는 높은 편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아파트 용적률(건물 층별 면적 합계/대지면적)이 180%를 넘으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기존 조합원 몫 대비 추가로 지을 수 있는 건물 및 세대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삼풍아파트 부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서울시 조례상 용적률이 250%로 정해져 있다.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현 정부 들어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을 한층 강화하면서 양천구 목동11단지, 강동구 고덕주공9단지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 단계에서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1988년 삼풍아파트와 같은 해에 사용승인이 완료된 목동11단지 아파트도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삼풍아파트도 이른 시일 내에 안전진단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황이 바뀔 여지는 있다.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더불어민주당)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국민의힘) 모두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신속통합기획을 중심으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열린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삼풍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위해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동의서 접수를 받고 있으며 현재 목표 수량의 60% 정도가 모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비안전 진단 동의율인 10%를 채우는 대로 서초구청에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할 것”이라며 “시기는 2월 말이나 3월 중순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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