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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평 콘테이너서 뿌린 씨앗, 글로벌이 인정한 스마트팜 성장

[김홍일의 혁신우혁신⑫] 김혜연 엔씽 대표
씨 뿌리기, 수확 뺀 전 과정 IoT, 소프트웨어로 자동화
사시사철 균일한 품질, 잎채소·허브 등 다양한 작물 생산
모듈형 수직농장, 풀 한 포기 안 나는 중동에 수출 성공
CES2020·2022 혁신상 수상, 농식품테크 시장 혁신 주도

 
 
 
 
김혜연 엔씽 대표(왼쪽)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농업과 기술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전민규 기자
“몇 년 만에 연매출 수백억 신화”, “고졸이 대박집 사장이 되기까지”, “유명 대기업에 수백억 투자받은 비결”, “스타트업, 나처럼 하면 성공한다”…. 창업 관련 기사를 수놓는 미디어의 헤드라인이다. 가시밭길을 밟아온 창업가의 역경 드라마를 소개하고,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는 식이다. 스타트업의 숱한 곡절을 생생하게 목격한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전 디캠프 센터장)는 창업 시장이 일률적으로만 묘사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창업가의 성공에 손뼉만 치고 끝낼 게 아니라, 그들의 혁신 비법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하자.” [이코노미스트]가 ‘김홍일의 혁신우혁신’을 연재하는 이유다. 창업 요람의 리더 역할을 하던 VC 대표가 스타트업 CEO를 만나 진중한 질문부터 가볍고 짓궂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릴 새 성장 동력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라서다. 열두 번째 주인공은 신사동 한복판에서 잎채소를 키우며 농업의 혁신을 꿈꾸는 엔씽의 창업가, 김혜연 대표다.[편집자]
 
여기, 백색의 콘테이너 박스 하나가 있다. 8평 남짓의 작은 공간 안에선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콘테이너 내부엔 초록빛 생명이 층층이 쌓여있다. 잎채소다. 수직으로 쌓아 올린 작은 농장이 벽을 맞대고 이열종대로 서 있다.
 
원하는 작물과 품종이 있다면 콘테이너 안에서 자유롭게 기를 수 있다. 인공조명과 원격 조종 가능한 온습도 모니터링 장치 등 다양한 IoT 인프라를 갖춰놨기 때문이다. 재배하는 채소에 적합한 물과 양분도 자동으로 공급된다. 수경재배라 농약도 필요 없다.  
 
변덕 잦은 날씨 걱정은 기우다. 정성을 들이지 않았다고 질이 떨어질 거란 우려는 선입견이다. 입력된 데이터 값에 따라 컨테이너 내 모든 환경을 소프트웨어가 제어한다. 이 콘테이너는 위로 쌓을 수 있고 옆으로 붙여도 된다. 그만큼 땅값 걱정을 덜 해도 된다는 얘기다.  
 
이는 한국 애그리테크(AgriTech·농업과 첨단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 엔씽이 개발한 모듈형 수직농장 ‘큐브’와 작물재배 솔루션인 ‘큐브OS’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말로 설명해도 신통방통한 기술을 직접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실제로 농산물을 길러내고 있으니 업계의 스타로 떠오른 건 당연한 일이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선 혁신상을 두 번이나 거머쥐었고,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이 드넓게 펼쳐진 중동에 큐브 제품을 수출하기도 했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 놓인 엔씽의 솔루션이 열심히 채소를 기르고 있다. 엔씽의 이천농장엔 38동의 콘테이너가 있는데, 연간 생산량 기준 112톤의 제품이 출하돼 식탁에 오른다. 엔씽을 창업해 말 그대로 성공의 씨앗을 뿌린 김혜연 대표를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만났다. 김홍일 대표는 엔씽 큐브에서 기른 바타비아 상추를 한입 베어 물면서 입을 뗐다.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김홍일 대표) : 이거 진짜 달고 맛있네요. 이런 걸 엔씽의 큐브 제품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기를 수 있는 겁니까.  
김혜연 엔씽 대표(김혜연 대표) : 네, 재배 가능한 작물 숫자도 점차 늘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50여종이 넘는 채소나 허브를 기를 수 있습니다. 품종만 고를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품질도 고를 수 있습니다. 가령 당도를 더 높게 할 수도 있고, 특정 영양소를 더 많이 품을 수 있게 하는 식이죠.
김홍일 대표 : 전자통신공학도입니다. 농업에 푹 빠진 이유가 뭡니까.
김혜연 엔씽 대표(김혜연 대표) : 농업보단 창업의 매력에 먼저 빠졌어요. 어릴 때부터 뭐든 발명하고 만드는 걸 좋아했습니다. 고등학생 땐 주변 골목상권에 있는 가게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고 용돈벌이를 하곤 했죠. 그 무렵에 우리나라에 벤처붐이 확산하고 있었습니다. 막연하게 대학도 안 가고 창업할 생각만 했죠. 그런데 막판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김홍일 대표 : 계기가 있었군요.
김혜연 대표 : 한 대기업에서 행사를 열었는데, 그때 비전이 뚜렷한 다양한 청년 창업가를 만났습니다. 대학을 가면 실력이 출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싶었죠.
김홍일 대표 : 진학해선 어땠습니까.  
김혜연 대표 : 20대의 모토를 미리 정했어요. 하고 싶은 건 다 해보자. 진짜 온갖 일을 했죠.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흥미가 있어서 연예인 로드매니저도 해봤어요. 그러다 SK텔레콤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 한 리포트를 보게 됐습니다. 지금이야 익숙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을 소개하는데 깜짝 놀랐죠. 와, 이런 게 나오면 세상이 뒤집어지겠구나. 2007년의 일이었거든요. 특히 수많은 사물을 연결할 거란 IoT는 정말 매력적인 개념이었습니다.
김홍일 대표 : 창업을 향한 열망이 더 강해졌을 것 같습니다.
김혜연 대표 : 그해 출시한 애플 아이폰이 진짜 세상을 뒤집는 걸 목격하곤 창업 욕심이 들끓었어요. 그런데 가족들 우려가 컸습니다. 그땐 벤처붐도 다 꺼졌고, 금융위기가 덮쳤을 때니까요. 일단 돈 버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마침 친척이 비닐하우스를 만드는 농자재 회사를 경영하고 있어서 그 밑에서 일하게 됐죠.  
김혜연 엔씽 대표는 “큐브에선 기후나 계절과 관계없이 연중 균일한 환경에서 무농약으로 고품질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민규 기자
 
김혜연 대표는 이때 농업과 마주하게 됐다. 당시 친척의 회사는 우즈베키스탄 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현지에 비닐하우스 토마토농장을 만들 참이었다. 김 대표가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됐는데, 이 경험은 천운이었다. 농업엔 깜깜이였던 김 대표가 토마토농장을 만들면서 엔씽의 뼈대가 되는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의외로 현대농업은 기술적이에요. 경험과 직관으로 짓지 않죠. 센서나 자동화 설비 수준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관리하면 잘 자랄 줄 알았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해는 풍년이었고, 그다음 해는 흉작이었죠. 차이점이 있었어요. 풍년이었을 땐 토마토 전문가가 세심하게 관리를 해줬는데, 이듬해엔 전문가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기술이 발달한 현대농업도 아직은 사람이 운영체제(OS)구나.”
 
김혜연 대표는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고도화한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세상을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대기업 인턴 시절에 일찍이 접한 IoT, 빅데이터, AI 같은 첨단기술을 엮으면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이 아이디어가 엔씽의 창업으로 이어졌다.  
 
김홍일 대표 : 큐브도 따지고 보면 스마트팜의 일종입니다. 스마트팜을 만드는 기업은 많습니다.
김혜연 대표 : 글로벌 대기업도 호시탐탐 노리는 시장이죠. 그런데 이들이 만드는 건 ‘자동화한 온실’에 가깝습니다.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채산성을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죠.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규모가 웅장하고 필요한 자본도 상당합니다. 엔씽은 달라요.  
김홍일 대표 : 어떻게 다른가요.
김혜연 대표 : 농장 자체를 규격화하고 모듈화하는 게 목표였고, 그 결과가 8평짜리 콘테이너인 큐브였죠. 농장의 형태를 결정하고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는 모듈화의 장점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엔씽이 중동에 큐브를 수출했던 것도 이 장점 덕분이었죠. 농산물을 자체 생산할 수 없는 중동에서 큰돈을 만지고 싶은 스마트팜 사업자는 줄을 섰습니다. 그중에서 엔씽이 돋보였던 건 먼저 콘테이너 두 동을 현지에 먼저 보내 출하까지 완료했거든요.
 

엔씽, 중동에 스마트팜 기술력 증명

김홍일 대표 : 직접 보여주고 증명했군요.
김혜연 대표 : 큐브는 콘테이너를 세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농산물 최대 소비지인 도시와 인접한 곳도요. 콘테이너를 4~5층 쌓으면 단숨에 대규모 농장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병충해가 오면 쑥대밭이 되는 대형 스마트팜과 달리, 엔씽은 병충해가 옮은 콘테이너 하나만 떼어내면 됩니다. 저는 이런 구조를 ‘탈중앙화 농장 솔루션(Decentralised farm solution)’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김홍일 대표 : 흥미롭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지향점인 탈중앙화와 맞물리는군요.  
김혜연 대표 : 모든 농산물을 큐브에 담진 못하겠죠. 수경재배가 가능한 제품만 기술로 통제할 수 있으니까요. 블록체인의 비전처럼 기존 산업을 완전히 대체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다만 생산성으로 봐도 엔씽의 솔루션을 찾게 되는 이유는 분명해집니다.  
김홍일 대표 : 일반 농사와 비교하면 생산성의 격차가 어떻습니까.
김혜연 대표 : 노지(露地) 재배와 단위 면적당 연간 생산량 기준으로 비교하면 생산량이 적게는 40배에서 100배가량 납니다. 그냥 땅에선 2~3번 수확하고 말 걸 큐브에선 12~13번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죠.
김홍일 대표 : 수경재배니까 물 소비량이 엄청날 것 같은데요. 전기료는 어떻습니까.  
김혜연 대표 : 정반대입니다. 실제 농사와 비교하면 98.5%가량 물을 절약할 수 있죠. 땅에서 기르면 땅이 물을 다 먹습니다. 큐브는 완전 순환식 농법입니다. 제품에 꼭 필요한 물만 주죠. 전기료는 글쎄요. 기존 농업에선 등유를 비롯해 각종 화석연료를 씁니다. 100% 전기인 큐브는 친환경이죠. 소비지와 가깝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류거리도 줄일 수 있고요.
 
지금은 성능이 월등한 큐브 덕에 엔씽에 투자하겠단 기업이 줄을 섰지만, 큐브를 선보이기 전까진 회사 매출이 변변치 않았다. 2014년에 회사를 창업하고 큐브를 만든 게 2018년의 일이었으니, 그사이에 걸어온 길은 장밋빛이 아닌 가시밭길이었던 셈이다.
 
엔씽은 창업 초기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분, 스마트 비닐하우스 등 다양한 농업 솔루션에 도전하면서 역량을 쌓긴 했지만 실적을 나타낼 숫자가 없었다. 농업을 다루는 회사인 만큼 농부의 마음으로 인내하려고 해도, 창업가는 초조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김 대표가 버틴 건 엔씽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기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농업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덤덤히 털어냈다.
 
김홍일 대표 : 농업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죠.  
김혜연 대표 : 농사 지을 사람이 없다는 말, 엄살 아니에요. 지금 농업 인구 평균연령이 71세, 농협 추산으론 75세입니다. 해가 바뀔수록 평균연령이 하나씩 더해져요. 이 얘긴 새롭게 유입되는 농업인구가 없다는 거죠. 국내 농가 과반의 연평균 매출이 1000만원 미만입니다. 5년 뒤면 지금과 같은 규모의 농산물 생산은 불가능할 거라고 봐요.  
김홍일 대표 : 귀농 인구나 기업형 농가도 있지 않습니까.  
김혜연 대표 : 기업형 농가가 형편이 좋은 건 맞아요. 어쨌든 자본과 시설을 투자했으니까요.그런데 품목이 정해져 있거든요. 토마토나 딸기, 파프리카 같은 거죠. 상추 같은 잎채소, 신선채소를 다루는 농가는 생계형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점점 줄어들면 우리도 상추를 수입해서 먹어야 해요.
김홍일 대표 : 엔씽 큐브가 곳곳에 세워지면 그런 미래도 바꿀 수 있겠네요.
김혜연 대표 : 저는 미래의 농업이 콘텐트업과 닮아졌으면 해요. 농산물에 브랜드와 스토리가 담기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일단 생산과 수확이 지금보다 덜 힘들어야 해요. 엔씽이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이죠. 먹거리는 자동차 산업보다 규모가 큰 산업이고, 수요도 계속 있을거 잖아요. 엔씽도 할 일이 많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김혜연 엔씽 대표(왼쪽)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엔씽의 솔루션으로 재배한 잎채소를 들고 있다.전민규 기자

기자가 본 김혜연 대표

김혜연 대표가 말하는 미래 농업 비전을 듣다가 한 지인 농부의 등이 떠올랐다. 그는 1년 내내 공들인 무밭을 병충해 때문에 직접 갈아엎었다. 불합리한 일 같아서 분노했는데, 그 농부는 “하늘이 짓는다”고만 말했다.
 
농사의 결과는 예측불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변수인 날씨뿐만 아니라 병해충 발생 가능성, 수급 문제도 골칫거리다. 지나친 흉년도 문제지만, 지나친 풍년도 뼈아프다. 값이 폭락해 땀의 대가를 받지 못한다. 이상기후가 찾아오는 일이 잦은 요즘엔 환경이 더 어둡다. 세계 곳곳에서 가뭄·홍수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여러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인플레이션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김혜연 대표와 엔씽은 이런 농업을 예측 가능한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 누구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고, 또 누구나 지갑을 크게 열지 않아도 좋은 품질의 채소를 맛볼 수 있다. 그러자 엔씽의 큐브가 콘테이너가 아닌 보물상자처럼 보였다.
 
엔씽의 신사동 사옥 1층에선 ‘식물성’이란 이름의 쇼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식물성에선 커피뿐만 아니라 엔씽의 첨단기술로 재배한 각종 잎채소와 허브도 판다. “식물성은 식물들의 별이란 뜻이에요. 인류가 언젠가 화성으로 이주할 때 엔씽의 솔루션이 함께 가길 원하거든요.” 김 대표가 혁신한 콘테이너는 8평짜리였지만 그의 꿈의 크기는 우주만큼 컸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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