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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상가에서 영업하던 임차인, 이주보상금 받을 수 있나?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재개발과 달리 공익성·공공성 부족한 재건축… 법적 보상금 안 나와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사당역 인근 2~4층 단독·연립주택 밀집 주택가 모습. [중앙포토]
 
저는 20년째 인천의 한 상가를 임차해 그곳에서 가게를 운영해왔습니다. 몇 해 전 이 상가건물이 재건축 구역에 포함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러던 차에 주위 재개발 구역의 상가를 임차하여 가게를 운영하던 지인들은 상가가 위치한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보상금을 수령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당연히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보상금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해당 재건축 조합이 상가를 자신들에게 인도하고 떠나라고 요구하면서 이주보상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보상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가게를 접은 채 떠나야 하는 건지요?
 
안타깝지만 질문자께서는 손실보상을 받으시기 어려워 보입니다. 현행법상 재개발보다 재건축 사업의 공익성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에 보상 측면에서도 재건축 상가 임차인이 불리하기 때문이죠.
  
재개발 구역의 상가를 임차해서 가게를 운영하시던 분들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약칭 토지보상법)’ 제77조 제1항에 따라 영업을 폐지하거나 휴업함에 따른 영업손실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재건축 구역 상가의 임차인은 별도의 손실보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약칭 도시정비법)’ 제63조는 정비사업 시행자에게 정비구역 안에서 토지보상법에 따른 토지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재건축 사업은 긴급하게 정비사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어 토지주택공사 등이 사업시행자가 되어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등으로 이런 권한을 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손실보상을 받지 못한 상가 임차인은 재건축 사업 구역의 상가에서 계속 영업을 해도 될까요?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에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고시가 있으면 토지 또는 건축물의 임차권자 등은 더 이상 그 토지 또는 건축물을 사용·수익할 수 없다고 하고 있는데요. 단 예외로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받았거나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계속 사용·수익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도 대법원은 이 같은 토지보상법이 적용되는 사업은 토지보상법상 정비구역 안의 토지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권한이 부여된 정비사업, 즉 재개발 사업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며 재건축 사업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합니다. 재건축 사업은 재개발 사업보다 그 공공성 및 공익성이 상대적으로 미약할 뿐 아니라, 도시정비법은 재건축 사업에 있어 사업시행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 해결방법으로 수용·사용 등의 공적 수단에 의하지 않고 매도청구권의 행사를 통한 사적 자치에 의해 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토지보상법에 규정된 세입자 보상에 관한 조항들이 재건축 사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다62561 판결).
 
이처럼 재개발과 형평성 측면에서 재건축 사업의 임차인의 영업손실을 보상하는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위헌 여부가 다투어지기도 했는데요. 헌법재판소는 “사적자치에 의해 해결하도록 한 것이 임차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20. 4. 23. 선고 2018헌가17 전원재판부 결정)”면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상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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