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반도체 사업 진출한다…‘테스나’ 인수 결정
4600억 지분 전략 인수 계약 체결
에너지·산업기계 사업에 반도체 추가
지난해 말부터 매각을 추진했던 반도체 시험점검 기업 ‘테스나(TESNA)’를 두산그룹이 인수하기로 했다.
9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은 8일 이사회를 열고 테스나 인수를 결정,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에이아이트리(테스나 최대 주주)의 지분 전량을 46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두산은 8일 공시에서 테스나(반도체 제조 관련 시험과 엔지니어링 서비스 업체)의 주식 522만9964주를 약 3218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산의 테스나 지분율은 30.6%가 된다. 주식은 다음달 29일에 취득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이 테스나 인수에 나선 배경은 채무 감축에 속도를 내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채권단 체제에서 독립, 성장동력 확보 필요
이 때문에 앞으로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고 빈 주머니를 채워줄 현금 창출 기업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반도체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도 두산그룹이 테스나를 선택한 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내 두산전자의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파급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거란 전망도 테스나 인수에 나선 배경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앞으로 테스나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사업을 기존 사업영역의 한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에너지·산업기계에 반도체를 추가함으로써 사업 구성을 다각화한다는 구상이다.
두산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빅데이터·5세대이동통신(5G)·전기차·자율주행 등에 사업역량을 주력할 계획이다. 그러려면 반도체 수요의 한 축을 담당할 테스나가 필요하다는 계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테스나 몸값 3년새 2배로
특히 웨이퍼 시험점검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075억원(전년 대비 56.6% 증가), 영업이익 540억원(76.8% 증가)를 기록했다.
테스나 매각은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가 테스나의 경영권을 매각하려고 국내 주요 기업들과 사모펀드 운용사들을 접촉하면서 지난달 수면 위에 떠올랐다. 하지만 거래 체결까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두산그룹이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달부터 매매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테스나 몸값은 당시 업계 추정 약 4500억원 전후로 추산됐다.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가 2019년 테스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약 2000억원의 펀드를 마련했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세계 공급망이 차질을 빚자 특히 반도체 공급난과 수요 급증으로 테스나 몸값이 크게 뛰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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