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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3’ 수장 각축전…‘사내이사’ ‘신사업’ 변화 카드 꺼냈다

[개미들을 위한 주총 시즌 체크 포인트]
외부 인사 영입하며 파격 행보 나선 롯데
사내이사 신규 선임하고 온라인 사업 꾀한 신세계
ESG경영위원 추가해 친환경 이미지 더한 현대百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중앙포토]
 
3월말에 진행할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내 유통기업 ‘빅3’ 수장들이 내미는 주총 카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온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타격을 입고, 변화와 쇄신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큰 탈바꿈을 시도하는 곳은 롯데다. 롯데쇼핑은 3월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로 선임하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등으로 이사회를 재정비하고 새로운 사업 목적을 추가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 같은 ‘롯데의 변화’를 올해 초부터 강조해왔다. 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 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시장을 창출하는 데 투자를 이어 가야 한다”고 메시지를 낸 이후, 1월 20일에 열린 옛 사장단 회의인 VCM 자리에서는 “그동안 생각해 왔던 성과 개념을 바꾸겠다”며 “과거처럼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했다고 해서 만족하지 말아달라”라고 말하는 등 기업 변화의 중요성을 말해왔다.  
 
이는 매출 증진과 기존 사업 역량 강화를 주문해왔던 과거 보수적인 롯데 내부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는 롯데의 순혈주의를 깨고 이례적으로 영입한 외부인사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에 대한 주목도가 크다. 롯데의 신규선임 사내이사는 총 세 명인데, 이들 중 두 명이 외부인사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은 P&G 아세안 총괄사장과 홈플러스 대표이사 출신으로 유통기업 경영 전문가로 통한다.  
 
또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널 해외패션 본부장, 조선호텔 면세사업부 부사장 출신으로 해외 브랜드 유통에 능한 신세계 출신 인사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롯데 외부인사 파격 행보가 올해 본격적으로 변화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사선임 의안 건 외에도 롯데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주류 소매업과 일반음식점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다.  
  

온라인 사업 중점 둔 사업목적 다수 추가  

신세계가 인수한 패션 플랫폼 W컨셉. [사진 W컨셉]
 
3월 24일에 진행할 주총에서 신세계는 손영식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 지원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 의안 건을 내놓고, 신규 사업 내용을 공개한다. 이중 신세계가 이번 주총을 통해 사업 목적을 추가한 사안으로는 ▶부가통신사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광고업, 광고대행업, 기타광고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 제공업 ▶인터넷 콘텐트 개발 및 공급업 등이다.  
 
모두 온라인사업에 중점을 둔 사업으로 신세계 측은 이번 사업목적 추가 이유에 대해 “신규사업 계획에 따른 추가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신년부터 강조해온 디지털 생태계 모습인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의지와도 이어진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2년은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피보팅하는 원년”이라며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신세계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인수해, 디지털 플랫폼 운영과 동시에 해당 브랜드 매장을 신세계백화점에 오픈하고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과 신세계백화점 연계성을 확대하는 등 신세계만의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를 마련했다.
 
또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 확대뿐 아니라, 지난해 8월에 오픈한 대전신세계Art&Science점을 필두로 올해도 백화점 신규점을 오픈하며 국내 오프라인 백화점 시장점유율도 높일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9년 23%에서 2020년 25%, 지난해에는 26%로 오르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EGS 경영 강화로, ‘친환경’ 중시하는 세대까지 잡아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 진두지휘 아래 쇼핑백을 친환경 소재로 바꿨다.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3월 28일에 열릴 주총에서 롯데와 신세계와 달리 신임 임원선임 의안은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재선임으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이 이름을 올린다. 국내 빅3 유통기업 수장 중 유일하게 정지선 회장이 사내이사에 포함한 것이다.  
 
눈길을 끄는 점으로는 이사회 내 위원회에 ESG경영위원이 추가되는 점이다. 이는 최근 정 회장이 중요시하는 ESG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 외에도 계열사인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도 주총에서 ESG위원회를 두는 정관 변경을 할 계획으로 현대백화점 친화경 경영 행보는 더욱 활발할 전망이다.  
 
최근엔 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1985년 현대백화점 첫 개점 이후 줄곧 사용해온 흰색 바탕의 쇼핑백 디자인을 황색의 100% 재생용지로 전체 전환했다. 기존 현대백화점만의 CI(기업 이미지 통합)인 고급스러운 이미지에서 실용적인 친환경 이미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에 정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진 만큼 현대백화점이 미래 세대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친환경 쇼핑백 전환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백화점은 2020년 6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을 신규 오픈하고, 2020년 11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스페이스원, 지난해 2월 더현대서울을 문을 연 것에 이어 또 다른 신규 개점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에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가칭)을 출점할 예정이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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