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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선임 논란 된 대우조선, 공기업일까 민간기업일까

민간 지분 40% 이상 표면상 민간기업
산은 지분 55%, 공적자금 7조 이상 투입
현대중공업그룹 인수 무산 당시 “정부 나서라”목소리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숙련공이 일하는 모습. [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숙련공이 일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은 공기업일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를 놓고 다시 충돌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지난달 31일 인수위가 ‘알박기’라고 비판한 데 대해 청와대는 “정부가 눈독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며 맞섰다. 대우조선해양을 어떤 형태의 기업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어느 쪽 주장에 힘이 실릴지 가려질 전망이다.  
 
대선 직후인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 공공기관 인사를 놓고 한 차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3월 15일 오전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현 정부 안에서 필수 불가결한 인사가 진행돼야 할 사안도 있을 것”이라며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 저희와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수위 측에서 공기업 인사 협의 요청이 있었는지 여부를 모른다”며 입장차를 드러냈다.
 
같은 달 23일 청와대가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창용 국장을 내정하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협의한 것도, 추천한 것도 없다”고 했다.
 
공공기관장 임명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것은 사실상 대통령의 힘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관 임원에 대한 임명 권한은 대통령에 있다. 임원추천위원회(추천위) 추천과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의결을 거쳐 주무기관의 장이 임원에 대한 임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추천위와 공운위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청와대 힘이 결정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1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온라인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합병 무산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산업은행]

지난 1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온라인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 합병 무산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산업은행]

이번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도 신‧구 권력의 충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한국은행처럼 명확한 공공기관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청와대의 주장은 민간기업 대표이사 선임에 정치권이 관여할 수 없는 만큼, ‘알박기’라는 인수위 측 해석이 무리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날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이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다. 신 부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가 KDB산업은행(지분율 55.7%)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공기업에 가깝다는 해석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실적 부진과 경영상 문제로 존폐 기로에 놓였던 2015년 이후 대우조선해양 들어간 세금이 4조원을 웃돈다. 2017년 2조9000억원의 신용한도 지원이 더해지며 직간접적으로 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했다.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하면서 완전 민영화를 앞뒀었지만, 지난 1월 유럽연합이 양사의 합병 승인을 불허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당시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매각 무산의) 가장 큰 책임은 독단과 독선으로 일관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이를 바로잡기는커녕 부추긴 정권이 함께 짊어지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도 “무리한 매각을 추진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책임을 요구한다”며 “더는 산업은행 체제에서 조선업이 발전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대우조선 정상회복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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