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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무상임대차 확인서 써준 임차인, 보증금 못 돌려받을까?

“임차인 권리 주장 않겠다”는 뜻, 대항력 무력화 돼

 
 
명동거리의 한 상가 출입문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모습. [중앙포토]

명동거리의 한 상가 출입문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모습. [중앙포토]

 
2014년 5월 상가주인 A씨와 보증금 4000만원, 월세 20만원 조건에 임대차계약을 갱신하기로 했습니다. 세무서에서 확정일자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확정일자를 받은 날 A씨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고, 임차한 상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저는 A씨가 상가를 담보로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은행에 무상임대차 확인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그러나 A는 빌린 돈을 갚지 못했고 은행은 상가에 대해 경매신청을 했습니다. 저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 법적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임에도 임차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상가에서 나가야 하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임대차에 있어 ‘대항력’을 갖추면 매매나 경매 등을 통해 부동산의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임대차기간을 보장받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새 소유자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상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있는 부동산은 그만큼 낮은 가격에 거래가 됩니다.
 
그러나 은행에 무상임대차확인서를 제출한 경우는 다릅니다. 대법원은 “근저당권자(은행)가 담보로 제공된 건물에 대한 담보가치를 조사할 당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그 임대차 사실을 부인하고 그 건물에 관하여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무상임대차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고, 그 후 개시된 경매절차에 그 무상임대차 확인서가 제출되어 매수인이 그 확인서의 내용을 신뢰하여 매수신청금액을 결정하는 경우와 같이, 임차인이 작성한 무상임대차 확인서에서 비롯된 매수인의 신뢰가 매각절차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비록 매각물건명세서 등에 위 건물에 대항력 있는 임대차 관계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제3자인 매수인의 건물인도청구에 대하여 대항력 있는 임대차를 주장하여 임차보증금반환과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것은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6다228215 판결).
 
근저당권자가 담보로 제공된 건물에 대한 담보가치를 조사할 당시 임차인이 무상임대차 확인서를 작성했다는 것은 “나는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을 보증금도 없고, 나중에 소유자가 변동되더라도 건물에 관하여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경매 과정에 무상임대차 확인서(주택의 경우 무상거주사실 확인서)가 제출되면 법원은 그 취지를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하게 됩니다. 따라서 입찰하려는 사람은 현 임차인의 대항력이 부정될 것이라고 믿어 대항력이 인정될 때보다 높게 입찰가격을 산정했겠지요.
 
즉, 법원에선 경매에서 낙찰 받은 사람의 신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무상임대차 확인서를 작성한 임차인의 대항력을 부정한다는 취지로 판결을 한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질문자께서는 낙찰자인 B에게 상가를 인도하셔야만 합니다.
 
※필자는 뱅가드 법률파트너스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건설 재경본부에서 건설·부동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부산고등법원(창원) 재판연구원,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로 일했다. 

임상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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