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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밖 상황 심상찮다” 재계, 잇따른 사장단 회의

한화그룹, 지난 4일 주요 계열사 모여 대응책 논의
현대중공업그룹도 권오갑 회장 주재로 모여
한국앤컴퍼니, 전 계열사 임원 임금 20% 삭감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금리 인상에 소비 위축 우려

 
 
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올 2분기에 접어든 가운데 대외적 요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최근 잇따라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며 경영상황을 긴급히 재점검하고 기존 경영전략을 재검토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화·현대중공업 등 기업들 연이어 경영전략 수정 검토  

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한화그룹은 유화·에너지 사업부문 등이 사장단 회의를 열어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경영현안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사장단 회의에 참여한 부문은 한화솔루션케미칼과 첨단소재, 큐셀, 한화 에너지, 한화임팩트, 한화토탈에너지스 등이다. 각 계열사와 부문 CEO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상하이 봉쇄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매출 감소와 같은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 베이징 봉쇄 지역 내 아파트 단지 입구에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남이현 한화솔루션 대표는 ‘컨틴전시 플랜(위기 대응 방안)’ 수립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남 대표는 “유가를 포함한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검사)를 통한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자”면서 “위기 상황에서도 차질 없는 성과를 내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등 포트폴리오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유화·에너지 부문 외에도 기계·항공·방산 부문, 금융 부문, 건설·서비스 부문 등 한화그룹 내 타 사업부문도 지난달 말 사장단 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검토와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20일 조선해양·에너지 등 주요 10개 계열사 사장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권오갑 회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정기선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 원자재 가격 폭등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가 연초 수립한 목표 추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책을 강구했다.
 
권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앞으로의 위기는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위기와 차원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각 계열사는 워스트 시나리오까지 감안해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기업 85% “공급망 위기로 인해 문제 겪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는 이미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 지난달부터 전 계열사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기로 한 것이다. 계열사 임원을 합치면 100여 명 정도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핵심 원자재인 천연고무 가격 급등, 물류비 부담 증대 등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 데에 따른 선제대응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소속 네트워크사업부를 개편해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는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이 올 한해 경영전략을 재점검하고 비상계획 수립에 돌입한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상하이·베이징 등 주요 도시 봉쇄 후폭풍과 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3일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우리 기업의 대응 현황'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 1094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85.5%의 기업이 공급망 위기로 인해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물류 지연, 운송비 폭등 등 ‘물류난(35.6%)’이었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채산성 악화(27.8%)’, ‘특정 지역 봉쇄로 인한 피해(16.9%)’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전 세계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물가 상승과 함께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도 기업들을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다. 소비심리 위축은 곧 기업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급등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해 가격을 올리면 매출 신장에 타격이 오게 되고, 그마저도 팔리지 않게 되면 손해가 막심하다”며 “국내는 물론 미국도 올 한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년만큼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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