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빨 세우더니 적자까지”…‘빅3’ 명품플랫폼, 누가 장사 잘했나
온라인 명품플랫폼 ‘빅3’ 업체들, 지난해 최대 거래액 달성
원조 머스트잇, 거래액 1위지만 성장률·매출 가장 낮아
발란, 매출·성장률 1위…광고선전비 증가로 손실 늘어
트렌비, 적자폭 가장 커…부채비율 4918% 높아져 위기

거래액 1위 ‘머스트잇’…매출은 3사 중 ‘꼴찌’
머스트잇은 2011년 명품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원조 명품 플랫폼으로 줄곧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온 업체다. 2020년에도 거래액 2500억원을 기록하며 트렌비 1080억원 발란 512억원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업계에선 더 이상 머스트잇을 “온라인 명품 플랫폼 1위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성장률이 저조한 데다 실적 부분에서도 경쟁사에 이미 밀렸다는 평가다.

거래액 1위인 머스트잇의 지난해 매출은 200억원으로 전년(120억원) 대비 66% 늘었지만 발란의 매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3배 이상 거래액 성장세를 보인 트렌비 역시 매출은 2020년 171억원에서 지난해 217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트렌비는 수수료 매출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선 오히려 역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혜수·김희애·주지훈…스타 마케팅에 손실도↑
적자폭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트렌비다. 트렌비는 지난해 영업손실 330억원으로 전년(101억원) 대비 224% 증가했다. 손실 대부분은 광고선전비용이 증가하면서다. 트렌비는 지난해 광고 선전비로 298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대비 228% 증가한 액수다. 하지만 가장 높은 광고선전비 지출에 비해 매출액 상승은 부진했다는 평가다.


머스트잇은 2011년 창립 이후 매년 꾸준히 흑자를 내던 곳으로 적자를 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다만 플랫폼 수수료 매출이 68% 상승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만큼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134억원을 제외하면 손익 개선이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실속 있는 장사는 누가…발란 웃고, 트렌비 울고
현재까지 3사 중 재무구조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곳은 발란이다. 지난해 19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현금성 자산 360억원을 보유하면서 3사 중 가장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도 38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 폭이 오히려 줄었다. 특히 객단가가 높은 명품 플랫폼 특성상 마케팅 비용 사용 대비 기대하는 고객 유입, 구매력이 높아 계획된 적자에 가깝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반면 트렌비는 현금성 자산이 66억원에 불과한 데 비해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3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200% 증가한 수치다. 자본 역시 지난해 7억원으로 전년 대비 80억원가량 감소하며 부채비율이 4918%까지 높아졌다. 발란과 머스트잇의 부채비율인 124%, 333%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 구조는 더 나빠지고 있다”며 "후발업체들도 많이 생기면서 경쟁에 가세하고 있지만 일부 명품 플랫폼은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와 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코로나 반사효과로 명품 플랫폼 3사 모두 전체 거래액이 급증했다”면서 “올해는 과거 소셜커머스 3사(쿠팡‧위메프‧티몬) 경쟁과 마찬가지로 결국 1등 독주하는 시장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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