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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수법 교묘해지자 차단 앱도 수요 증가 기술 진화

발신자 번호 속이려고 변작 중계기 이용해
070·1544·해외발신→일반번호로 조작하자
차단 앱, 스팸공유·AI통화 등 대응기술 강화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된 스마트폰들. [사진 서울은평경찰서]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는 법. 정보기술(IT) 업계에 컴퓨터·디지털 범죄가 늘면서 통신 상에서 이를 차단하려는 애플리케이션(앱) 수요도 늘고 있다. 사전 차단, 피해 예방, 피해 정보 공유 등을 통해 범죄에 휘말릴 수 있는 요인들을 줄일 수 있어서다.  
 
컴퓨터·디지털 등을 활용한 범죄 양상은 다양해지고 있다. 피싱(phising 전자우편·메신저를 이용한 정보 부정사용), 파밍(pharming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금융정보 탈취), 스미싱(SMS+phising 문자메시지를 악용한 피싱), 메모리해킹(memory hacking) 등 사이버 금융범죄 행태는 기본이다. 개인·위치·신체 정보 악용, 사이버 저작권, 서비스 거부 공격(DDos), 악성 프로그램 유포, 정보통신망 침해, 계정 도용 등 수단과 방법이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진화하고 있다.  
 
IT 악용 범죄는 단시간에 여러 피해자를 양산하는데다 범행 흔적조차 잘 남지 않는데다 용의자를 추적하기도 쉽지 않아 경찰도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2006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으나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개를 치고 있을 정도다.  
  
 
경찰청이 발표한 2022년 월별 전화금융 사기 발생·검거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전화금융 사기 발생건수는 2,067건이며, 피해액은 499억 원에 이른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 2월과 비교해 약 18~24% 상승했다.  
 
보이싱피싱 범죄 유형이 널리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경계가 강화됐다. 그러자 보이싱피싱 범죄 수법은 한층 더 진화했다. ‘070’으로 시작하거나 해외에서 발신한 전화번호를 수신하지 않는 경향이 늘어나자 변작 중계기를 이용해 접근하는 범행이 등장했다. 변작 중계기는 070, 1544, 해외 발신 등의 전화번호를 010이나 일반 전화번호로 무단 변경해주는 기기다.  
 
경찰 측도 “일반 번호로 무단 변경된 전화를 무심코 받았다가 범죄자들의 통화에 말려들어가게 된다”며 “관련 피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개인의 대응력을 강화할 것”을 당부한다. 피해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스팸 전화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관련 앱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다른 이용자들이 겪은 피해 정보를 공유해 이를 토대로 설문 조사, 대출 광고, 보이스피싱 등을 확인 선별해 전화를 골라 받을 수 있다.  
 
해외발신 번호를 국내 전화번호로 바꿔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사진 기장경찰서]

실시간 스팸 정보 업데이트 등 대응 기능 진화

대표적인 앱으로는 ‘T전화’, ‘후후’, ‘후스콜’ 등이 있다. 빅데이터 전문 기업 TDI의 분석 플랫폼(데이터드래곤)으로 이 3개 앱의 설치와 이용 현황을 살펴봤다.  
 
지난 4월 기준 설치 기기 수는 T전화 1899만대, 후후 986만대, 후스콜 86만대 순으로 집계됐다. 1년 전(2021년 4월)과 비교하면 T전화 앱과 후스콜 앱의 설치는 각각 0.3%, 1.9% 늘었다. 후후 앱은 -2.8%로 하락했다. 증감율은 다르지만 3개 앱 모두 설치자 수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설치 기기 수 대비 월간활성사용자 MAU(Monthly Active Users)는 4월 기준 T전화(60.6%), 후후(54.8%), 후스콜(35.8%) 순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5~6명이 해당 앱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3개 앱의 실행 횟수도 주말보다 평일에 높다. 대부분 평일에 걸려오는 스팸 전화의 특성때문이다.  
 
실행 횟수 대비 3가지 앱의 요일별 평균 증감률(분석기간 1월 2일~4월 30일)을 보면 월요일 13.3%, 화요일 9.8%, 수요일 9.3%, 목요일 15.2%, 금요일 14.5%, 토요일 -20.7%, 일요일 -41.4%로 나타났다. 월~금요일은 평균보다 높고, 토·일요일은 평일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들 앱들도 범죄 수법 진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능을 다양화하고 있다. 단순한 스팸 전화 차단을 비롯해 114, 인공지능 통화 녹음, 통화 내용 텍스트 변환, 전화번호 검색, 실시간 등록된 스팸 전화 정보 등 기능이 진화하고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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