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서 엔화로’ 엔저 기조 타고 외화예금 갈아타는 중
엔화 약세 장기화로 엔화 예금에 몰려
2015년 4월 100엔 897.97원 최저 기록 후
5월 16일 994.39원, 1000원 밑으로 또 하락
일본 엔화의 저가 현상이 장기화되자 엔화 예금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엔화 가치가 역대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지자 저점이라고 여긴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4월말 기준 엔화 예금 잔액은 6046억엔(약 6조14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약 4820억엔)과 비교하면 20% 이상 급증한 금액이다.
올해 들어 특히 엔저 현상이 지속되자 유학생·무역업체·관광업계 등 일본과 교류하거나 외환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의 저가 매수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엔화 예금은 특히 3월부터 급증해 3월에만 약 580억엔이 늘어났을 정도다.
엔화 가치는 2011년 10월 100엔당 1575.99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엔화 가치는 100엔당 2012년 12월 1514.86원→2013년 1월 1174.84원→2014년 1월 1011.15원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 9년 동안 일본 정부의 아베노믹스로 인해 엔화 약세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2년부터 시행한 경제정책으로 엔저 정책을 이용한 금융 완화와 재정 확대로 일본경제 성장을 이끌려 했던 전략이다. 인위적인 엔저를 통해 수출 증가, 기업 이익 확대, 투자·임금 상승 등을 유도함으로써 소비 증가와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정책이다.
이로 인해 엔화는 2015년 4월엔 897.97원까지 추락해 최근 10년 중 최저를 기록했다. 엔화는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 초창기인 2020년 3월 20일 1191.34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9월 17일 1080.54원에서 올해 5월16일 994.39원으로 1000원 밑으로 다시 추락했다.
엔화는 최근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등의 여파로 올해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환율 강세 추가 상승 어렵다 판단, 달러 예금 감소
달러 가치가 상승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수요가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달러 환율이 외환업계에서 잡고 있는 변동 범위(1050~1200원 사이)를 넘어서 앞으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투자 수요가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는 최근 1년 동안 1달러 당 180원 정도 올랐다. 지난해 5월말 기준 1108.50원에서 올해 5월 12일 기준 1290.50원까지 올랐다. 이후 약간의 등락을 나타내며 5월 16일 기준 1285.00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물가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재정 긴축, 세계 공급망 차질,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경제 변화 요인들이 증가하면서 달러 예금에서 엔화 예금으로 갈아타는 등 안전 자산을 찾으려는 수요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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