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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상승의 악순환…은행권 저원가성예금 줄어든다

은행 ‘원가 절감’ 핵심, 저원가성 예금 4월 급감
코픽스 상승 이어져 대출 금리도 높아져
“변동금리 중심 채무불이행 우려돼”

 
 
서울시내 한 건물 내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건물 내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최근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하며 대출 금리 상승을 더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최근 증시 불안감이 높아지자 은행으로 시중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저원가성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이자가 높고 장기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정기예금에 자금이 몰려 은행의 조달 비용을 높이는 상황이다. 결국 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을 부추겨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수시입출금식 예금…4월에만 4.6조원↓

19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요구불예금을 포함한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이 전달보다 4조6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4월엔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정기예금이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 유출 등 영향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 4월의 수시입출금식 예금 감소 규모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감소액인 2조2000억원을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특히 지난달 은행의 정기예금에는 3조8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엔 정기예금이 10조3000억원 감소한 바 있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은행의 저원가성 핵심 예금이다. 금리는 연 0.1% 내외 수준으로 사실상 조달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저원가성 예금이 많을수록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 등으로 투자 심리가 나빠지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에 유입되는 상황에서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시중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저원가성 예금 빠르게 이탈할 수 있어”

기준금리 상승과 더불어 저원가성 예금 감소 영향에 대출금리 상승세도 강해진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3월보다 0.12% 포인트 높은 1.84%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1.8%를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5월(1.85%) 이후 3년여 만이다.
 
특히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증가 폭은 지난 2월 0.06%포인트, 3월 0.02%포인트 상승과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코픽스는 은행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수신상품 자금의 평균 비용으로 산출된다. 코픽스가 빠르게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이 더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코픽스 상승에 따라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17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12%포인트 오른 연 3.54~5.04%, 3.80~5.01%로 각각 적용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0.5%를 기록했고 잔액 기준 변동금리 비중은 77.0%를 나타냈다.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이 고(高)물가와 경기 하락과 맞물려 가계의 이자 부담을 가중하고 있어, 저축은행, 보험사 등 비은행권에서 먼저 대출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2008년 때와 같이 기준금리가 4~5%까지 상승할 경우 은행 저원가성 예금이 빠르게 이탈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의 자금 중개 능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한다면 (저축은행 등) 비은행의 조달을 어렵게 해 단기 변동금리 중심 채무의 불이행 위험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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