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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란일까 전세 폭락일까

계약갱신청구권 오는 8월에 만료
전세의 월세화, 반전세 전환 등도 늘 듯

 
 
전월세 대란 우려 커지는 주택 임대차 시장. [연합뉴스]

전월세 대란 우려 커지는 주택 임대차 시장. [연합뉴스]

 
#.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를 사는 김 모씨는 오는 8월 이후가 벌써 걱정이다. 임대차법에 적용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 전세 계약을 연장했지만, 기간 종료되는 시점을 앞두고 집주인이 전셋값 인상을 예고해서다. 김 씨는 전셋값이 만만치 않은 데다 이자 부담까지 늘어나 경기나 인천으로 이사를 고려 중이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만 2년이 된다. 많은 이들이 계약갱신청구권 첫 행사 이후 계약이 끝나면서 세입자들이 대폭 인상된 전세금을 부담해야 하거나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세입자가 전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우면 세입자를 찾기 힘든 집주인들이 매물을 싸게 내놓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높아진 전세 허들’, 탈서울 러시 시작되나

가장 우려되고 있는 전·월세 대란은 현재 사는 집에서 나오더라도 새로운 전세 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이 4년 치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리는 매물이 늘어나면 기존 주거지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곳으로 옮겨야 할 수 있다.  
 
이는 전세 매물이 귀한 탓도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조사결과 이달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6448건으로 3개월 전인 3만1585건보다 16.3% 감소했다. 월세물건도 1만9710건에서 1만5723건으로 20.3% 줄었다. 전셋값이 상승하는데 구할 수 있는 매물마저 줄어들면서 전세대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월세 대란보다 '전세 난민'을 더 걱정하는 분위기다. 최근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압박으로 추가 전세 자금 마련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세입자들도 기존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거나 저렴한 지역으로 연쇄 이동도 예상된다.
 
실제 최근 전세의 월세화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계약 34만9073건 중 월세 거래는 20만1621건으로 전체 임대차계약의 57.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비중 추이도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1월 전체 임대차거래 20만4216건 중 월세가 9만3851건으로 46%를 차지했으나 2월에는 48.8%, 3월엔 49.5%를 차지했다. 이어 4월에는 50.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이는 전세자금 대출이 필요한 임차인들이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이자가 월세보다 커지면서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임대인들도 보유세 부담 등으로 월세로 전환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순차적으로 나오는 매물…'다중 가격 시장 형성'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오는 8월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전셋값 폭등보다는 집주인들이 매물이 싸게 내놓는 현상도 벌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가장 많은 가격대 매물은 안 나가고 5000만원정도 빠진 전세는 금방 나가더라”, “지방은 신축 입주 많은 곳 주변으로 전세가 하락하고 있다”, “갱신권 못 쓰시는 분들 중 현금가지고 있는 분들이야 전세 재계약을 하겠지만, 차액만큼 대출받아야 하는 다수들은 고민하게 된다. 월세나 한 단계 아래로 이동도 고려 될 것”이라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서울의 고가 단지 아파트 주변의 공인중개사들도 임대인이 원하는 가격대보다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정도 낮춘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8월 전셋값이 폭등하는 등의 시장 불안 상황에 대해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다중 가격이 형성되고, 실제 높아지는 지역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병철 부동산 114수석연구원은 “갱신 청구권 2년 차에 접어들지만, 당장 8월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니다”며 “만약 일시에 매물이 몰릴 경우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매물은 순차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입지나 신축 등의 매물은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상대적으로 덜한 매물은 가격이 낮아지는 다중 가격의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임대차 3법의 폐지수준 개편을 공언했지만, 법 개정 사안인 만큼 시장 안정 대책을 먼저 발표할 전망이다. 정부는 전·월세 가격을 5% 이내로 조정하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임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의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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