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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부담에 '영끌족' 울고 '무주택자'도 한숨

고공행진 집값에 금리 인상 부담 가중
하우스 푸어 양산 우려도

 
 
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및 경기도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및 경기도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선배, 올해 꼭 서울에 집 사려고 했는데, 요즘 이자 부담 너무 커서 안 될 것 같아요”
착실하게 돈 모으기로 소문난 막내 후배가 올해도 집 사는 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 선배들이 “숨만 쉬고 돈 모았냐며” 농담을 던질 정도로 착실하게 월급을 저축한 후배다.
 
#2. “요즘 잠도 안 오고 살도 너무 빠진다” 2년 전 영끌해서 서울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직장인 박 씨는 치솟는 이자 부담에 좌불안석이다. 월급 상당 부분이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다 보니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치솟은 집값에 이자 폭탄까지 서울에서 일자리를 마련한 청년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미 집을 마련한 이들도 월급의 대부분을 매달 원리금 상환에 쏟고 있다.
 

주담대 금리 7% 전망도…월급 절반 이자 빚으로  

 
15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3.9%로, 지난해 4월 대비 1년 만에 1.17%포인트(p)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대출 상환액은 지난 4월 기준 194만원으로 전용 59㎡는 178만원, 84㎡는 209만원인 것으로 산출됐다. 이는 작년 4월과 비교해 전체 평균은 33만원, 전용 59㎡는 35만원, 전용 84㎡는 40만원 각각 오른 것이다.
 
문제는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데 있다. 미국이 한국시간으로 오는 16일 예정된 연방준비이사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탭’(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것)을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주담대 금리가 7% 돌파를 넘어 연내 8%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직방이 주담대 금리가 연 7%로 인상된다는 가정하에 서울 아파트의 월 대출 상환액을 분석한 결과 평균 261만원으로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59㎡는 246만원, 전용 84㎡는 291만원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가 연 7%로 오르면 서울 지역은 ‘국민 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의 경우 대출 이자 부담이 금리 연 4%였을 때보다 월 82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착실하게 돈을 모아서는 서울에 집을 마련하기도 힘든데다 대출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해도 소득의 대부분을 이자 갚는데 쏟아야 하는 설움에 짓눌리게 돼버렸다.
 
직방은 2021년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418만9000원인데, 이 경우 가처분소득 대비 서울 아파트 매입 시의 월 주담대 상환액의 비율은 전체 면적 아파트에서 금리 4%일 때 45%이나, 금리가 7%까지 상승할 경우 62%로 평균소득의 절반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금리도 계속 뛰고 있다.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 범위는 연 4.33~6.88%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88~5.63%였지만 6개월여 만에 최고금리가 1.17%포인트 급등했다.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도 6%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의 해당 금리는 3.55~5.429%로 집계됐다.  
 

금리 인상기 아파트값 떨어진다면…‘하우스푸어’ 우려도  

 
문제는 올해 말까지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주택 구매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것이다. 실제 차주(대출받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를 선택했다. 변동금리가 초기 부담이 적어서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의 비율은 19.2%에 불과하다.  
 
이는 금리 상승기에 빚을 떠안고 불안에 떠는 이들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제로금리 시대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산 대출자들이 상당하다. 이들은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서기도 했는데 계속해서 오르는 집값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7818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5월 6억708만원이던 가격이 5년 만에 2.1배로 뛰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지고 영끌족의 비명이 시작되고 있다. 현재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른 상황이지만 향후 집값 하락 시 ‘하우스푸어’ 공포까지 엄습할 수 있다. 하우스 푸어는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내놓아도 거래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면 집을 팔 수도 없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달마다 막대한 이자 비용을 감수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최근 금리 인상에 대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주택 거래절벽과 미분양이 늘며 집값 하락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교수)는 “미국이 이제 금리 인상의 빅스텝을 밟게 되면 우리나라도 사실 그렇게 안 갈 수가 없다”며 “영끌 세대라든지 주담보 대출을 받아서 내 집 마련을 한 사람들이 주거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도 있고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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