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포기, 집콕할게요”…항공료·숙박비 고공행진에 ‘휴포족’ 나왔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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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포기, 집콕할게요”…항공료·숙박비 고공행진에 ‘휴포족’ 나왔다

7월부터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 22단계 적용
편도기준 거리 비례별로 최대 33만원까지 부과
숙박비·외식물가도 폭등, ‘베케플레이션’ 신조어까지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에는 22단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에는 22단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 50대 주부 신모씨는 최근 미국 뉴욕 왕복 항공권을 검색해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150만원대였던 비행기 표 값이 300만원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신모씨는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3년 넘게 못 갔다 와서 이번에 미국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표 값 때문에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신씨는 “항공비에 숙박비까지 하면 4명에 1000만원을 훌쩍 넘길 것 같아 너무 부담된다”며 “올해는 가족끼리 제주도나 다녀오거나 집콕 휴가를 즐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휴포족’들이 늘고 있다. 항공기 운임에 포함되는 유류할증료가 오르면서 항공권 가격이 크게 뛰었고, 숙박비와 외식물가도 치솟고 있어 휴가를 포기하고 집에 있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에는 22단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지난 3월 10단계였던 유류할증료 부과기준이 지난 6월엔 19단계까지 오르고, 이달부터는 20단계를 넘어선 것이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에 2~5단계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상승폭이다.
 
대한항공의 유류할증료 기준으로 보면 편도기준 거리 비례별로 4만2900~33만9300원이 부과된다. 대한항공의 뉴욕 왕복항공권을 구매할 경우에는 유류할증료 67만원 가량이 추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4만6900~26만7300원을 부과하고, 아시아나항공의 방콕과 괌 노선 왕복항공권 유류할증료는 27만원 수준이다.  
 
유류할증료가 오르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텔 등 숙박업계도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 최근엔 ‘베케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베케플레이션은 베케이션(vacatio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진 신조어로, 항공권 가격 상승과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이 더해지며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업계에 따르면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의 경우 7월 말 휴가 성수기의 항공권 가격은 25만~39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의 경우 7월 말 휴가 성수기의 항공권 가격은 25만~39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국제항공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증가했다. 또 국내항공료 10.2%, 호텔 숙박료 7.7%, 국내단체여행비 10.4%, 해외단체여행비 2.8%로 각각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환율이 1300원까지 올라서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여행지를 찾아 나서는 관광객들이 많지만, 엔데믹 전환을 맞아 여행객 수가 폭등하면서 국내도 비싼 값에 표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의 경우 7월 말 휴가 성수기의 항공권 가격은 25만~39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최근 제주도에 다녀온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제주도 가는데 항공료만 왕복 30만원이 들었다”며 “숙박비와 외식비까지 더하니 둘이서 100만원을 훌쩍 넘겨 예전에 동남아 여행에 썼던 비용만큼 나와 허탈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뿐 아니라 현재 부산 해운대와 기장 등 바닷가 인근의 5성급 호텔들은 성수기에 하루 숙박비가 100만원에 달한다.  
 
6월 30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6월 30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국내외 여행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올해 여름 휴가를 갈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은 재작년과 비교해 3배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HR(인사관리)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5월에 현대인의 여름 휴가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8.4%가 여름휴가를 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올해 여름휴가와 관련해 ‘확실한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5.5%였고, ‘일정 및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은 62.9%였다. ‘전혀 계획 없다’고 답한 비율은 21.6%였다. 2020년에 진행한 동일 조사에서 여름휴가 계획을 밝힌 응답자는 26.8%로, 재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3배가량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집콕 휴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올해 가족끼리 여름 휴가 때 동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패키지 가격만 1인당 300만원이 넘어 겨울에 가거나 내년에 가는걸로 휴가를 미뤘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도 가격이 만만치 않고 사람이 워낙 많다고 들어서 올해는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휴가를 즐겨야 할거 같다”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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