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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기준금리 방향, 시나리오별로 제시하는 것 고려”

美 잭슨홀 회의 패널 참석해 발표
"선진국과 같은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는 신흥국에 리스크 커"
"시나리오 기반 등 정교한 정책체계 갖춰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한국과 같은 신흥국에서는 중앙은행이 향후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가이던스(안내)를 시나리오별로 제시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25~27일(현지시간) 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회의’에 패널로 참석했다.
 
1978년부터 매년 8월 개최된 잭슨홀 회의에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재무장관, 경제학자,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참여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총재 27일(현지시간) 세션에서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신흥국 및 소규모개방경제에 대한 교훈’에 대해 발표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보건 위기에 대응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광범위하게 사용해 온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다시 동원하였으며, 신흥국 및 소규모개방경제 국가들 역시 유사한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란 양적완화(QE) 및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사전안내)를 말한다. 예를 들어 과거 연준의 ‘적어도 2015년 중반까지’ 또는 ‘적어도 실업률이 6.5% 이상으로 유지되는 한’ 등의 조건 하에서 ‘저금리 장기화(lower-for-longer)’를 시사한 표현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선진국의 이러한 비전통적인 정책은 대체로 장기금리를 낮추고 경기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이 총재는 평가했다.
 
또한 폴란드, 헝가리,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여러 신흥국도 선진국보다 규모는 훨씬 작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중 대규모 재정 부양과 함께 양적완화를 도입했고, 선진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는 전세계가 코로나19 위기라는 공통의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 하에 나타난 결과”라며 “신흥국이나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주는 영향이 더욱 큰 만큼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기에,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가 이상적인 정책수단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불충분하고, 재정우위, 부채 지속가능성 및 통화가치 하락에 미치는 영향도 더 크기 때문에 신흥국이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를 쓰기는 선진국에 비해 리스크가 훨씬 크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 총재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한국 등 신흥국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양적완화와 포워드가이던스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흥국들은 시나리오 기반의 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와 같은 보다 정교한 정책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그 대안으로 복수의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장기화되는 첫번째 시나리오에서는 보다 강력한 금리 정상화 정책을 제안하고, 이와 반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고 공급측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두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중앙은행이 코로나 위기로부터 회복중이던 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게 완화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정책을 제안하는 방법 등이 사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신흥국 및 소규모개방경제가 각자의 여건과 필요에 최적화된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분석 역량, 경험의 축적,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지금과 같은 때야말로 이를 위해 투자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다운 기자 dow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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