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전기차 보조금 우려 해소방안 모색”…‘막연한 기대’ 해석도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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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통령 “전기차 보조금 우려 해소방안 모색”…‘막연한 기대’ 해석도

한 총리-해리스 부통령 회담, 양국 발표서 미묘한 입장차
바이든, 2주전 “IRA 통과, 미국의 승리” 언급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조문사절단 단장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역시 국장 참석차 일본을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조문사절단 단장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역시 국장 참석차 일본을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전기차 세제 혜택과 관련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우려하는 전기차 보조금 차별 정책을 일부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과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 도쿄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양자회담을 했다. 30분간 대화를 진행한 가운데 주목받은 이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었다. 한 총리는 IRA 시행으로 인한 차별적 요소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백악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전기차 세제 혜택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며 “법이 시행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IRA는 미국이 북미지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현대차 등 우리 기업은 주로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데 이 법이 시행되면 미국에서 전기차를 팔 때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보조금 규모는 자동차 한 대당 최대 1000만원에 달한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보조금 지급에 따라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부통령이 이런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IRA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앞서 미 측 인사들은 우리 우려에 대해 “경청했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만 답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환담 당시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한국산 전기차 차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문제 제기를 바이든 행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이런 미묘한 기류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세계 각국의 새로운 무역 조치에서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하는 차별적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미국도 우리 측의 이런 우려를 확인했다는 언급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IRA와 관련해 “최근 만난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으로부터 이 문제에 관한 해결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도 상무부 장관이 다른 장관과 협의해 구체화하는 것인데, 이 문제도 사전에 한국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양국 미묘한 입장차 "결과 지켜봐야"

일각에서는 이런 해석이 섣부른 기대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측의 형식적인 대응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총리와 해리스 부통령 회담을 두고서도 양국에선 온도차가 감지됐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 전기차 생산이 미국 내에서 시작되기 전까지 과도기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한국 측과의 긴밀한 협의하에 지속해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IRA가 시행되는 때부터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까지 약 3년 가까운 시간을 ‘과도기’로 본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지속적 협의를 약속했다”는 내용만 담겼다. 또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부통령이 전기차를 협상하러 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조정 방안을 마련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감을 키우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IRA 통과 축하 행사에서 “미국 국민은 승리했고,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이들은 패배했다”며 “(이 법안은) 미국에서 만든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IRA로 우리는 미국 전역 고속도로에 50만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모든 것은 ‘미국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법은 벌이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에너지 안보를 증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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