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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항공사①] 고환율‧고유가에 텅 빈 ‘곳간’

일본 노선 확대 기대감에도…국제선 정상화 ‘요원’

 
 
 인천국제공항에 세워진 항공기.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세워진 항공기.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던 국적 항공사들이 고환율‧고유가로 또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항공사 특성상 고유가는 유류비 증가로, 고환율은 외화환산손실로 이어지는 구조라, 심각한 수준의 재무 부담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위기 돌파구로 작용했던 항공 화물 사업도 물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국제선 정상화 속도 역시 더딘 분위기다. 실적 개선이 어려운 와중에 자금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는 얘기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은 올해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적 항공사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대한항공 5449억원, 아시아나항공 960억원, 제주항공 -211억원, 진에어(별도기준) -24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202억원,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403억원이다. 올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단 1000억원 이상 증가한 영업이익을, 2분기보단 약 2000억원 줄어든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항공 화물 사업 호조로 위기를 돌파한 대한항공과 달리,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으로 연명해온 다른 국적 항공사들은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이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395억원을 기록해, 수치상으론 대한항공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간 지속된 재무 구조의 건전성 악화를 고려하면 3분기 실적 감소로 인한 피해는 더 클 것이란 진단이다. 일부에선 2분기 연결기준으로 부채비율이 6500%를 넘어선 아시아나항공이 고환율 여파로 3분기에 마이너스 자본 총계를 기록,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국적 항공사들의 3분기 실적 부진은 국제선 정상화 속도가 더딘 가운데, 호황이던 항공 화물 사업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투자증권의 12일 보고서에 따르면 9월 국제선 항공여객은 8월보다 9% 줄어든 194만명을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국제선 항공여객 감소에 대해 “전통적인 여름 성수기 종료에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면서도 “예년과 달리 9월에 추석연휴가 있었음에도 전월보다 항공여객이 감소한 것은 경기 부진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12일 보고서에서 인천국제공항의 9월 항공 화물 수송 실적은 22만8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항공 화물 수요가 조금씩 둔화되고 있는데 인천공항의 화물 수송 실적이 전월보단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면서도 “항공 화물 운임은 가파르게 하락 중인데 지난 5월에 ㎏당 9.69달러를 기록했던 북미-홍콩 노선의 항공 화물 운임이 9월에는 ㎏당 7.94달러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컨테이너선 운임이 최근 4개월 연속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항공 화물 수요 감소와 운임 하락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구조적 한계 봉착한 항공 산업…“재편 불가피”

정부가 그간 국제선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폐지하고 일본 노선 운항 확대를 꾀하고 있어, 지지부진했던 국제선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10월 30일부터 김포~하네다 노선의 운항 횟수를 기존 주 28회에서 주 56회까지 증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측은 “이번 증편 운항은 6월 29일 김포~하네다 노선 재개(주 8회) 및 7월 25일 증편 운항(주 28회)에 대한 후속 조치로, 한일 정부 간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향후 항공여객 수요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 김포~하네다 노선 운항 횟수 추가 확대를 위해 일본 국토교통성과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최근 무비자 입국 허용 발표 등으로 항공여객 수요가 늘고 있는 기타 일본 노선 증편을 위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본 노선 운항 확대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일본 노선 운항 확대 정도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심각한 위기에 처한 항공사들의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일본 노선 운항 확대 규모가 미미하고 중국 노선 역시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라, 중단거리 노선 위주의 사업 구조인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연명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우리 항공 시장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항공사 난립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며 “우리 항공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시장 흐름에 따라 산업 재편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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