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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만 2조 순매수한 외국인…코스피 2300선 탈환할까

삼성전자 순매수액만 1조원…중국‧대만 대체시장 역할
저평가 구간 맞지만 수출기업 약해진 펀더멘털은 부담

 
 
[게티이미지뱅크]
10월들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2조원이 넘는 물량을 순매수하면서 증시의 하방 압력도 낮아지고 있다. 고환율 여파로 짐 싸기 바빴던 외국인들을 가격 부담이 해소되자 다시 돌아온 모양새다. 특히 악재에 휘말린 중국 증시와 바닥 탈출을 노리는 반도체 업황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월 3일부터 24일까지 총 2조86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총 14거래일 동안 20일(-754억원) 하루를 제외하고 모든 거래일에 매수 포지션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 14일엔 6000억원 이상의 개인 매물을 받아내며 309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코스피 지수의 하락세도 주춤해졌다. 이달 2209.38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한때 2200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25일엔 2245.51에 마감했다. 이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은 1.21%로, 외국인이 2200선 방어에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다. 총 1조680억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SK하이닉스도 7630억원 어치를 쓸어담았다. 이어 2차전지주인 삼성SDI(2890억원)와 LG에너지솔루션(2760억원)이 3위와 4위를 기록했고, 5위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KT&G(1040억원)였다.  
 
외국인들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이유는 최근 대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반도체기업 1위인 대만의 TSMC의 주가는 7월 1일 이후 현재까지 20.4% 급락했다.
 

신용리스크 확산 안되면 순매수 이어질 듯  

 
이에 대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악화된 양안(대만-중국) 관계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이유로 대만 반도체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가격 부담이 낮아진 것도 외국인의 투심이 살아난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피 지수와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 간 괴리 폭이 확대돼 외국인 입장에선 더욱 싸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박상현 연구원은 “단기간에 달러 환산 기준 코스피가 급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사례를 제외하면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유럽 및 중국 리스크 등이 잠재돼 있지만, 신용리스크가 퍼지지 않는다면 외국인은 순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증시가 ‘그림자금융’ 악재로 부진했던 2015~2016년에도 외국인들은 국내 기업의 지분율을 늘렸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기에 접어들었던 2016~2017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액이 늘었다. 과거와 현재 상황이 유사한 만큼 당분간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 대회 및 미국 중간선거 등으로 불거진 중국 악재의 영향으로 한국은 대체재 역할이 가능하다”며 “국내 반도체 업종의 외국인 보유율은 역사적 저점을 찍었고, 바닥 탈출 가능성이 높아진 IT 경기도 외국인 순매수의 지속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안팎에서 우려가 커진 한미 금리 역전도 외국인 수급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가장 결정적인 재료는 이익이며. 금리 차가 줄어들 때 외국인 수급이 관찰됐던 시기는 이익의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익 전망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 추세에 진입한다면 한미 금리 역전에도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 매수세에 걸림돌도 있다. 글로벌 경기불안에 따른 수출 경기 악화로 국내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여름 2300선의 코스피는 저평가 매력이 높았지만, 현재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지수대로 바뀌었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기업들이 펀더멘털이 나빠지고 있어 외국인의 리스크 관리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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